-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찰스 디킨스
- 출판사작가와
- 출판일2025-07-09
- 등록일2025-11-10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373 K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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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평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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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아편굴에서 시작된 마지막 질문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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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그의 이름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혹시 「크리스마스 캐럴」의 마음 따뜻한 교훈, 혹은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한 그릇 더 주세요!”를 외치던 굶주린 소년의 얼굴인가. 그의 작품들이 19세기 영국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인간애를 노래한 위대한 고전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디킨스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소설이 한 편의 현대 심리 스릴러처럼 시작된다면 어떨까. 안개 자욱한 런던이 아니라, 의식의 심연을 파고드는 어둡고 매혹적인 미스터리로 우리를 초대한다면 말이다. 여기, 우리가 알던 디킨스의 세계를 전복시키는 그의 마지막 걸작, 『애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가 새로운 번역으로 우리 앞에 놓였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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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문장은 독자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친다. 디킨스 특유의 만연체나 사회상에 대한 장광설은 온데간데없다. 대신, 아편에 취한 한 남자의 혼란스러운 의식의 파편이 날것 그대로 펼쳐진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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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영국 대성당의 탑이라고? 도대체 어떻게 그 오래된 대성당 탑이 여기 있을 수 있단 말인가! … 잠깐, 저 뾰족한 게 뭔가? 누가 저걸 세워놓은 거지? 아마도 술탄의 명령으로 터키 도적들을 하나씩 찔러 죽이기 위해 세운 것일 게다. … 잠깐! 저 뾰족한 게 혹시 완전히 무너져내린 낡은 침대 기둥 꼭대기의 녹슨 못 같은 하찮은 것은 아닐까?”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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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충격적이고 현대적인 도입인가. 독자는 이름 모를 주인공의 환각을 따라 대성당과 술탄의 행렬, 허름한 아편굴을 어지럽게 오간다. 이 감각적인 묘사는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즉 겉으로 보이는 경건함과 그 이면에 숨겨진 추악한 욕망의 ‘이중성’을 강렬하게 암시한다. 이 혼란스러운 독백의 주인공은 곧 대성당의 존경받는 성가대 지휘자, 존 재스퍼로 밝혀진다. 그는 낮에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성가를 부르지만, 밤에는 어두운 비밀에 잠식되어 아편굴을 헤매는 이중적 인물이다. 이 책의 미스터리는 바로 이 인물의 뒤틀린 영혼에서부터 시작된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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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무대는 클로이스터햄이라는 가상의 대성당 도시다. 겉보기에는 고요하고 평화로우며, 경건한 종교적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다. 하지만 그 평온한 수면 아래에서는 인간의 사랑과 질투, 증오와 복수심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재스퍼의 조카이자 밝고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 에드윈 드루드, 그리고 그의 약혼녀이자 인형처럼 아름답지만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소녀 로사 버드. 이 둘은 부모 세대가 정해준 운명에 묶여 있지만, 정작 서로에게는 뜨거운 열정보다 권태와 책임감만을 느낀다. 바로 이 지점에, 실론에서 온 이국적이고 야성적인 쌍둥이 남매, 네빌과 헬레나 랜들리스가 등장하며 갈등의 불씨를 당긴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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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킨스는 이 네 젊은이의 미묘한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서스펜스를 쌓아 올린다. 특히 재스퍼가 로사를 향해 품고 있는 비정상적인 집착과 소유욕은 소설 전체에 불길한 기운을 드리운다. 로사가 헬레나에게 자신의 두려움을 고백하는 장면은 디킨스의 심리 묘사가 얼마나 탁월한 경지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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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선으로 저를 노예로 만들었어요. … 그가 저를 바로잡으며 음이나 화음을 치거나 악절을 연주할 때, 그는 그 소리 속에 직접 들어가서 연인처럼 저를 추적한다고 속삭이며 그의 비밀을 지키라고 명령해요. … 심지어 그의 눈에 흐릿한 기색이 드리워지고?때로는 그런 때가 있어요?그가 가장 위협적인 끔찍한 꿈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을 때조차도, 그는 제가 그것을 알도록 강요하고, 그가 제 곁에 가까이 앉아 있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더 끔찍하게, 알도록 강요해요.”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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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백은 단순한 두려움을 넘어,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정신을 어떻게 잠식하고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소름 끼치는 통찰을 담고 있다. 독자는 로사의 떨림을 통해 재스퍼라는 인물이 가진 악의 깊이를 체감하게 된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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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갈등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크리스마스이브에 폭발한다. 에드윈과 네빌은 재스퍼의 방에서 격렬하게 다투고, 함께 강가로 나간 뒤 에드윈은 영원히 자취를 감춘다.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 질문이 바로 『애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의 핵심이다. 디킨스는 이 작품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기에, 이 미스터리는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미완의 수수께끼로 남았다. 그리고 바로 이 ‘미완성’이 이 작품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작가가 정해놓은 결말이 없기에, 독자는 스스로 탐정이 되어 흩어진 단서들을 조합하고 인물들의 심리를 분석하며 자신만의 결론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디킨스가 우리에게 던진 마지막 지적 유희이자 도전인 셈이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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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단순한 추리 소설을 넘어 걸작의 반열에 오르는 이유는, 디킨스가 파고드는 문제가 ‘누가 에드윈을 죽였는가?’라는 사실 관계를 넘어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악은 어떻게 발현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재스퍼는 정말 조카를 질투하여 살해한 것일까? 아니면 그의 헌신적인 모습 그대로, 광기에 찬 네빌의 폭력으로부터 조카를 지키지 못한 슬픈 삼촌일 뿐일까? 재스퍼가 교묘하게 두 젊은이의 갈등을 부추기는 장면을 보자.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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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친구를 좀 보세요.” 재스퍼가 감탄하며 애정 어리게…외쳤다. “…온 세상이 그의 앞에 펼쳐져 그가 선택하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 하지만 네빌 씨, 그 대조를 생각해보세요. 당신과 저에게는 활기찬 일과 흥미의 전망도, 변화와 흥분의 전망도, 가정의 안락함과 사랑의 전망도 없어요.”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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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교활하고 이중적인 언어인가. 겉으로는 조카를 칭찬하고 자신과 네빌을 동정하는 듯하지만, 그 속에는 네빌의 질투심을 자극하고 에드윈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려는 악의가 숨어 있다. 이처럼 디킨스는 인물들의 대화와 행동 속에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와 심리적 함정을 절묘하게 심어놓았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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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간된 번역본은 이러한 디킨스의 마지막 문체가 가진 매력을 온전히 살려냈다. 디킨스 특유의 풍성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문장의 호흡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대 독자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세련된 우리말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인물들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사의 맛과, 장면의 분위기를 단숨에 장악하는 생생한 묘사는 압권이다. 덕분에 우리는 15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마치 오늘날의 스릴러 소설을 읽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 속에서 디킨스가 설계한 미로를 헤쳐 나갈 수 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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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는 디킨스의 문학 세계가 도달한 궁극의 지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회 비판과 휴머니즘이라는 거대한 뼈대 위에, 인간 심리의 가장 어둡고 깊은 곳을 탐사하는 치밀한 서스펜스를 더했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경건한 얼굴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가? 사랑과 증오, 헌신과 집착의 경계는 어디인가? 과연 우리는 한 인간의 내면을 온전히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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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가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질문, 그 거대한 미완의 걸작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가 보시라. 그 새벽의 아편굴에서 시작된 미스터리의 끝에서, 우리는 어쩌면 디킨스 자신, 그리고 우리 내면의 가장 깊은 심연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지적이고도 매혹적인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독자에게, 이 책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저자소개
1812년 영국 포츠머스의 해군 경리국에서 근무하는 하급 관리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가 열두 살 때, 호인이었으나 생활력이 없었던 아버지가 빚을 지고 투옥하는 바람에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구두약 공장에서 열 시간씩 일하게 되었다. 이때의 경험이 훗날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다.열다섯 살에 변호사 사무소의 사환, 법원 속기사를 거친 끝에 신문기자가 되어 의회에 관한 기사를 쓰게 되었다. 또한, 청소년기부터 고전을 탐독하면서 일찍이 문학에 눈을 떴고 이에 기자 생활을 하며 쌓은 경험이 더해져 풍부한 관찰력과 식견을 갖추었다. 1833년 잡지에 단편을 투고해 당선된 데 힘입어 계속해서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1836년 발표한 단편을 모아 《보즈의 스케치》를 출간했다.
그는 스물네 살에 신진작가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했다. 다음 해에 완성한 장편소설 《피크위크 클럽의 기록》(1837)에는 그의 뛰어난 유머 감각이 발현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다음 작품인 《올리버 트위스트》(1838)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확립했다. 그 후 영국과 미국의 각계각층 독자의 호응에 보답해 《니콜라스 니클비》 (1839)《골동품 상점》(1842) 〈크리스마스 캐럴〉(1843) 등 중.장편소설을 연이어 발표해 명성을 떨쳤다. 몸소 체험한 사회 밑바닥 생활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세상의 부정과 모순을 용감하게 비판했던 그는 1850년부터 이전 작품과 성격이 조금 다른《데이비드 코퍼필드》(1850) 《황폐한 집》(1852) 《위대한 유산》(1861) 등을 집필했다. 이외에도 다수의 소설과 수필을 남겼다. 작품을 쓰는 일뿐만 아니라 잡지사 경영, 자선 사업, 연극 상연, 자작품 공개 낭독회, 각 지방의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1870년 6월 9일 세상을 떠났다. 소박한 평민이나 교양 있는 사람들, 빈민층을 막론하고 누구나 동감하는 작품을 써서 생전에 폭넓은 인기를 누렸던 그는 현재 영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