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기>
우주에서 돌아온 데커는 지구인들에게서 엄청난 신체적 변화를 발견했다. 5년 전이었다면 그를 경악하게 했을 변화였다. 하지만 지금 그는, 설령 한쪽 눈과 양쪽 귀를 잃어야 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처럼 되고 싶었다.
롤프 데커는 자기 짐을 풀어놓은 스페이서 타운의 쓰러져가는 오두막 계단으로 다가오는 날씬하고 잘생긴 젊은 지구인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쳐다보았다.
'귀가 없잖아.'
롤프는 불신 섞인 눈으로 주목했다. 우주에서 5년을 보낸 뒤 돌아온 고향은 이상하게 변해 있었고, 롤프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또 다른 지구인이 나타났다. 이 사람도 몸집은 비슷했고 연약해 보이는 인상도 같았다. 이쪽은 귀가 제대로 달려 있었지만, 이마에는 2인치 정도 되는 번뜩이는 뿔 한 쌍이 돋아나 있었다.
'맙소사.'
롤프는 생각했다.
'이제 볼 건 다 봤군.'
두 지구인 모두 금실을 박아 넣은 깔끔한 초록색 튜닉을 입고 있었는데, 스페이서 타운의 오물 속에 있기에는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었다. 그들의 머리카락도 옷에 맞춰 연한 초록색으로 염색되어 있었다.
그들이 롤프의 존재를 알아차리기 전까지 그는 몇 분 동안 그들을 유심히 살폈다. 두 사람 모두 동시에 롤프를 발견했고, 귀 없는 남자가 동료에게 몸을 돌려 무언가 속삭였다. 롤프는 몸을 앞으로 숙이며 들으려 애썼다.
"...아름답지 않아? 내가 본 것 중 제일 커!"
"이쪽으로 좀 와주시겠어요?" 뿔 달린 남자가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로 불렀다. 롤프가 우주에서 듣던 거친 고함과는 묘한 대조를 이루는 목소리였다.
"당신과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요."
<추천평>
"저자 특유의 날카로운 상상력과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이 담긴 이 단편소설은,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오늘날의 차별과 소외, 정체성의 문제를 깊이 있게 비추는 고전 SF이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그랜드 마스터'로 불리며 미국 SF 문학의 황금기를 연 대표적인 작가이다. 스물한 살 때 이미 휴고상의 '가장 유명한 신인 작가' 부문을 수상하였고, 그 뒤로 백 편이 넘는 SF를 발표햇다. 하지만 그의 필력은 장르문학에만 머물지 않고 범죄소설에서 논픽션까지 다종다양하다. 아이작 아시모프 등의 거장들과 공동 집필을 하기도 했으며, 자가로서뿐 아니라 편집자로서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나이트 윙>과 <변화의 시간>으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았고, 프랑스에서는 아폴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표작으로 1970년대를 수놓은 <두개골의 서>, <다잉 인사이드> 등이 있으며, 그외 작품으로 네뷸러상 수상작을 수록한 중편집 <비잔티움을 향한 항해>와 연작 판타지 매지푸어 시리즈, <나이트 폴>, <대빙하의 생존자>, <사이키> 등이 있다. <플레이보이 SF 걸작선 2>에 단편 '지아니'가 실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