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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계였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좋은 시계 역할을 해왔다. 아버지가 먼저 차던 것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가 보관해 두었다가 그의 열여덟 번째 생일에 선물로 준 것이었다. 그 후로 몇 년 동안 시계는 충실하게 제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 뉴스룸 벽에 걸린 시계와 비교하며, 자신의 손목에서 외투 보관함 위에 걸린 시계의 커다란 판으로 시선을 옮기던 조 크레인은 시계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시간이나 빨랐다. 그의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벽시계는 겨우 6시라고 고집스럽게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회사로 차를 몰고 올 때 유난히 어둡다 싶었고, 거리도 이상하리만치 한산해 보였었다.
그는 텅 빈 뉴스룸에 조용히 서서, 늘어선 텔레타이프 기계들이 중얼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천장 등불이 여기저기서 빛나며, 주인을 기다리는 전화기와 타자기, 데스크에 모여 있는 풀통들의 도자기 같은 하얀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지금은 조용하다, 하고 그는 생각했다. 조용하고 평화롭고 그늘져 있지만, 한 시간만 지나면 이곳은 생기를 되찾을 터였다. 뉴스 편집자인 에드 레인은 6시 반에 출근할 것이고, 그 직후에 지역판 편집자인 프랭크 매케이가 육중한 몸을 이끌고 들어올 것이었다.
크레인은 손을 올려 눈을 문질렀다. 한 시간 더 잘 수 있었는데. 그럴 수 있었는데....
잠시만! 손목시계를 보고 일어난 게 아니었다. 알람 시계가 그를 깨운 것이었다. 그렇다면 알람 시계도 1시간 빠르다는 뜻이었다.
"말이 안 되잖아." 크레인이 소리 내어 말했다.
그는 발을 끌며 데스크를 지나 자신의 의자와 타자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타자기 옆 데스크 위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쥐만 한 크기에 반짝이는 금속성 물체였는데, 정의할 수 없는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그는 목구멍과 배 속이 꿀꺽 뒤틀리는 듯한 허기진 느낌을 받으며 그 자리에 턱 멈춰 섰다.
그 물체는 타자기 옆에 웅크리고 앉아 방 건너편의 그를 지켜보았다. 눈의 흔적도, 얼굴의 기미도 없었지만,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 수 있었다.
거의 본능적으로 움직인 크레인은 손을 뻗어 데스크에서 풀통을 낚아채었다. 그는 거칠게 풀통을 던졌고, 그것은 전등불 아래서 핑글핑글 돌며 하얀 잔상으로 날아갔다. 풀통은 쳐다보고 있던 물체에 정확히 맞아, 그것을 들어 올려 데스크 밑으로 떨어뜨렸다. 풀통은 바닥에 떨어져 깨지면서 파편과 반쯤 마른 풀의 끈적한 덩어리들을 사방으로 튀겼다.
<추천평>
"SF의 거장 클리퍼드 D. 시맥이 선사하는 심리적 공포와 차가운 기계적 논리, 그리고 그에 맞서는 한 인간의 처절한 서스펜스 단편. 자각을 얻은 기계들에게 인간은 더 이상 주인이 아닌, 파멸시켜야 할 압제자일 뿐이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휴고상을 3회 수상했으며 미국SF작가협회로부터 '그랜드마스터' 상도 받았다. '씨티', '타임 앤드 어게인' 등 적잖은 대표작을 남겼으나 아직 한국에는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