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황순원)의 깔끔하고 매끄러운 단문은 현실 속 인간들의 모든 사심이 자아내는 감정 · 이해에 대한 적극적 대응 방법이다. 또한 글에 있어서의 잡다한 설명의 배제는, 현실에 대한 혹은 현실 자체 내의 군더더기와 같은 감정들을 배제하려는 의도적 노력의 소산이면서, '아무런 개체를 지니지 못한', '거추장스럽기 마련인 한낱 군더더기'로서의 삶을 벗어나려는 의식적 지향의 문체적 표현이다. 동시에 그 문체는 현실 내용과의 긴장을 일으키면서, 독자로 하여금 현실의 타락성에 대한 깨달음, 올바른 삶에 대한 순간적 트임을 갖도록 이끌고 간다. 그런데 현실의 감정 · 이해의 의도적 제거는 곧 일상적 의미로부터의 벗어남일 뿐 아니라, 그 의미의 삭제이기 때문에 일단 작가의 순수 의식만이 남는다.
- 책 뒤표지에서 -
(1915~2000)
●인간접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