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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출판사문학사상
- 출판일2024-11-17
- 등록일2025-03-04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19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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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는 지진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폐허를 안고 있었다
심연의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여섯 개의 묵시록
하루키 작품 세계의 대전환을 알린 기념비적 작품
“하루키가 2000년대의 출발점을 그은 책인 동시에
20세기 말의 최후를 그은 책.”
1995년 일본의 고베 지역을 강타한 고베 대지진을 모티프로 쓰인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는 문예지에 ‘지진 이후에’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다섯 편의 단편을 다시 손보고, 새롭게 한 편을 추가해 엮은 하루키 최초의 연작소설집으로, 그의 새로운 문학적 시도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일본의 한 지역에서 일어난 특정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국 BBC 라디오 3에서 드라마로 제작, 방송하고 영화와 연극(미국), 애니메이션(프랑스)으로도 만들어질 만큼 세계적 보편성에 기반한 메시지의 감응력이 뛰어나다. 하루키 애독자들 사이에서는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를 하루키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는 이들이 많다.
이 연작소설집이 내용이나 문체 면에서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삶과 죽음, 사랑이라는 인간사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지진이라는 대재앙을 매개물로 하여 탁월한 스토리로 엮어냈다는 점이다. 특히 ‘나’라는 1인칭의 시각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3인칭의 시야에서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소설적 관점에서 한층 폭넓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과, 종래의 개인적인 ‘사소설’ 영역을 탈피해 사회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는 현실 개입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집의 문학적 의미와 가치가 한층 돋보인다.
‘우리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하루키 철학의 본격화
이 연작소설집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들은 모두 지진 현장과 크게 관계없는 지역과 사람들을 등장시키며, 지진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도 거의 없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지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지진이 구심점을 이루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떤 상실감을 경험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인간의 의지나 정황과는 상관없이 어느 날 갑자기 엄습하는 재앙으로 불행을 겪게 된 사람들, 그들이 받은 충격과 아픔과 상실감을 어떻게 내면화하고 극복하는가에 대한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그 비참한 재앙 속에서 인간이 찾을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의 공통 테마로 등장하는 고베 대지진은 주인공들이 아닌 타인들에게 일어난 재해다. 그러나 그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 같은 멀리 떨어져 있는 주인공들에게도 그 재해에 따른 고통은 일정한 영향을 끼치며 영혼을 잠식해 들어간다.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는 것, 혹은 그것에 민감해지는 것은 곧 고립과 단절을 의미하는 ‘부재의 현존’으로부터 벗어나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현실 저 너머,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그 무엇이 현실을 조종하고 현실의 틀을 바꾸는 힘으로 작용한다. 하루키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은 비록 서로 고립되어 있지만 사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따라서 타인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심연의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여섯 개의 묵시록
UFO가 구시로에 내리다
닷새 동안 텔레비전 앞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고베 지진 뉴스만을 정신없이 보던 아내는 돌연 행방을 감춘다. 남편과 텅 빈 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고 친정으로 영영 돌아가버린 아내를 찾을 생각도 없이 주인공 고무라는 아내의 이혼 신청을 받아들이고 만다. 회사 동료의 부탁으로 그의 여동생에게 ‘텅 빈 상자’를 구시로에 가서 전달하는 고무라. 그 여동생과 함께 온 친구 시마오 양과 러브호텔에서 성관계를 맺으려고 하나, 발기 불능으로 실패하고 만다. 고무라의 머릿속에는 참혹한 지진의 광경이 파노라마처럼 전개되어 떨쳐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고요.”라는 시마오 양의 불가사의한 주문과 같은 격려의 말과 함께 소설은 끝나고, 다음 작품으로 인계된다.
다리미가 있는 풍경
미야케라는 중년 화가와, 여고 때 학교가 싫어 가출해 게이스케라는 청년과 동거하고 있는 준코가 모닥불 앞에서 주고받는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미야케는 아내와 아들이 지진이 일어난 고베에 살고 있다는 말을 살짝 비치지만,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는다. 미야케는 자신이 최근에 그린 그림 「다리미가 있는 풍경」의 다리미는 다리미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주인공 요시야는 나이차가 열여덟 살밖에 안 나는 미혼모인 어머니와 살고 있다. 어머니는 자살 직전에 한 신흥종교 간부인 다바다가 구원의 길로 이끌어 광적인 신도가 된다. 요시야는 어머니가 여고 시절 세 번째 피임이 실패해 태어난 아들이었다. 완벽한 피임을 했는데도 임신을 했다는 사실은 요시야가 ‘신’의 아들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어느 날 모친은 요시야의 출생의 비밀을 말해주면서, 산부인과 의사인 그 부친의 오른쪽 귓불이 개에게 물어뜯겨져 나갔다고 말해준다. 요시야는 지하철 안에서 우연히 오른쪽 귓불이 없는 사람을 만나 그를 미행하게 되는데…….
타일랜드
여의사 사쓰키는 그 남자가 지진으로 파괴된 집더미에 묻혀 죽었으면 하고 소원한다. 그 이유는 자신을 버리고 뱃속의 아이를 지우게 한 데 대한 죗값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세미나 겸 휴가차 온 태국에서 안내인인 니밋의 소개로 점쟁이 노파를 찾아간다. 노파는 사쓰키의 마음속에 도사린 돌을 삭이지 않으면 곧 죽게 된다고 말한다. 사쓰키는 자신의 비밀을 니밋에게 말하려 하나, 니밋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 남자 역시 수수께끼로 남겨진 채 모든 건 불명의 어둠 속에 묻히고 만다.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길이 2미터나 되는 거대한 개구리가 신용금고 회사에서 빚 추심 일을 맡고 있는 40대 독신남자 가타기리에게 찾아와, 도쿄 지하에 사는 지렁이 군이 도쿄에도 괴멸적인 대지진을 일으키려 한다고 한다. 개구리 군은 지하의 지렁이 군과 맞서 싸워야 하는데, 가타기리에게 뒤에서 응원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가타기리가 사양하는데도 개구리 군은 한사코 그를 설득하고, 마침내 개구리 군의 싸움에 동참하기로 하는데…….
벌꿀파이
인기 작가 준페이는 대학 시절 친구로 지내던 다카쓰키와 결혼한 여자 친구 사요코를 잊지 못하고 늘 그리워한다. 결혼 후 사요코는 바람을 피우는 남편과 헤어지고 준페이와 가족처럼 지내며 자주 접촉한다. 사요코의 딸 사라는 고베 지진 보도에 영향을 받아, 밤마다 지진 아저씨가 나타나는 악몽에 시달린다. 다카쓰키는 준페이에게 자기 아내와 결혼할 것을 권하나 준페이는 이를 거절한다. 어느 날 준페이와 사요코는 깊은 관계를 맺게 되는데 사라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저자소개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장편소설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1987년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발표, 유례없는 베스트셀러 선풍과 함께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그 밖에도 『스푸트니크의 연인』 『댄스 댄스 댄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먼 북소리』 『이윽고 슬픈 외국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는 프란츠 카프카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2011년에는 스페인 카탈루냐 국제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2년 고바야시 히데오상, 2014년 독일 벨트문학상, 2016년 덴마크 안데르센문학상을 수상했다.
photo ⓒ K. Kurigami
목차
UFO가 구시로에 내리다
다리미가 있는 풍경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타일랜드
개구리 군, 도쿄를 구하다
벌꿀파이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