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최문희 (지은이)
- 출판사다산책방
- 출판일2013-11-05
- 등록일2020-03-24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29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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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리고 또 그렸다…
사랑해서 그렸고, 그리워서 그렸다”
『난설헌』의 작가 최문희가 뜨겁게 되살려낸 이중섭의 깊은 숨결
“내 생을 관통한 주제는 성(誠)이라는 딱 하나의 가치입니다. 세상의 모든 생명들, 하잘것없는 작은 동물이나 식물들 그 각각의 생명에 맥이 있고 혼이 있다는 자연 부동성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본문에서
일상의 누추한 웅덩이에서 사금을 거르듯
환희와 낙천을 뽑아올리는 혼의 작가, 이중섭!
천재화가 이중섭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낸 최고의 장편소설!
황소, 까마귀, 아이들, 게, 서귀포…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이제는 국민화가로 불릴 만큼 익숙한 이름 이중섭. 일제강점기인 1916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나 전쟁의 상흔이 짙은 1956년, 서울 서대문 적십자병원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천재화가 이중섭. 어디서나 흔히 그의 그림과 낙관을 접할 수 있고, 불운으로 점철된 그의 가정사를 이야기하는 이들이 넘쳐나지만 익숙한 만큼 무성한 왜곡과 편견 뒤에 가려져 있던 인간 이중섭.
2011년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난설헌』을 통해 조선의 천재시인 허난설헌의 일생을 재조명했던 소설가 최문희는 소설 『이중섭』에서 다시 한 번 예술혼에 사로잡힌 한 사람의 생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바보로 불릴 만큼 순수했던 어린 시절, 그림과 소에 사로잡혔던 소년시절과 일본 유학시절, 일본인 아내 남덕과의 사랑과 이별, 사랑하는 두 아들과의 짧은 행복과 긴 기다림, 1.4후퇴 때 북한에 두고 온 어머니에 대한 죄의식과 그리움, 화가로서의 바탕이 되어준 스승 임용련과 마지막까지 병상을 지키며 예술혼을 함께 나누었던 지기 구상 시인까지, 천재화가 이중섭의 40년 생애가 밀도 있게 그려진 소설 『이중섭』은 가난하고 불운한 시대에 한 여인의 남편으로, 두 아이의 아버지로, 불꽃같은 예술혼을 불태운 화가로 살아야 했던 인간 이중섭의 내밀한 이야기를 60년 시간을 거슬러 지금 우리들 앞에 뜨겁게 다시 불러오고 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예술이란 것이 타고난 것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진다. 그는 참 용한 것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그런 구상을 해내고 또 그렇게 용한 표현을 하는지. 그런 것이 개성이요 민족예술인 것 같다. 대향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미술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 거의 전부가 소를 취재했는데 침착한 색채의 계조와 소박한 환희를 표출, 참으로 좋은 소양을 지닌 화가다. 솟구쳐오르는 소, 외치는 소, 세기의 운향을 듣는 것 같다. 응시하는 소의 눈동자, 아름다운 애련이다.
_김환기(화가)
“때로는 행복하고 행복한 만큼 아팠고 아픈 만큼 외로웠다.”
2012년 11월 1일, 90세가 넘은 야마모토 마사코가 이중섭 화백의 유품인 팔레트 한 장을 들고 서귀포 이중섭 기념관을 찾는다. 남편 중섭이 쓸쓸하게 홀로 죽어가는 동안 단 한 번도 그를 찾지 않았던 일본인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 자신에게 날아와 꽂히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묵묵히 기념식 자리를 지키던 그녀는 “이중섭의 아내, 이남덕입니다. 지금도 나는 이남덕으로 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깊숙이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사랑의 징표였던 유품을 그의 나라에 넘겨주고 자리를 뜬다. 중섭이 살았던 40년 시간의 두 배를 살고도 12년을 더 살아야 했던 여자 이남덕. 짧은 사랑과 지독했던 가난과 그보다 더 지독했던 그리움으로 삶이 곧 형벌과도 같았던 중섭의 여자 남덕의 깊은 회한으로 시작된 소설은 60년 시간을 거슬러오르며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길고도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한 남자와 두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했던 남덕과 가족들을 떠나보내고 처절한 고독 속에 스스로를 유폐시킨 채 예술혼을 불태우다 쓸쓸히 죽어가야 했던 중섭. 작가 최문희는 두 사람 각각의 시점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면서 일제식민지시대에서 전후 50년 중반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야 했던 우리의 생활상과 예술인들의 창작현장까지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가난하고 핍진한 현실에서도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완성되고, 노래가 만들어지고,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림 한 점, 노래 한 곡에 위로받았던 역사 속의 한 장면들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름으로만 들어왔던 유치환, 박인환, 김환기, 구상, 김동리 등이 인사동이나 명동의 다방에서 어울려 한잔 술로 서로를 위무하고 예술을 논하는 장면들은 소설을 읽는 또하나의 재미로 다가온다. 이중섭의 대표작인 <황소> <길떠나는 가족> <돌아오지 않는 강> <달과 까마귀>를 비롯해서, 은지화와 군동화가 태어나는 순간에 대한 세세한 묘사도 빼놓을 수 없는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80세의 노작가가 이루어낸 ‘인물소설’의 빛나는 성취
1934년에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올해 우리 나이로 80을 맞은 노작가 최문희는 2011년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난설헌』에 이어 소설 『이중섭』에서 다시 한 번 ‘인물소설’의 한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 『이중섭』은 1988년 등단한 이후 소설가로의 삶은 한동안 유보하면서도 결코 놓을 수 없었던 노작가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오랜 삶에서 우러나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응시, 천재적 예술인이자 고독한 인간이었던 이중섭에 대한 무한한 연민과 사랑이 이루어낸 빛나는 성취라 할 만하다.
그는 응시했다. 식물이나 동물, 이웃한 모든 생명들을 자신과 같은 눈높이로 끌어당겨 그는 어루더듬고 아끼며 숨길을 나누었다. 그는 스스로 화공이라며 자신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비록 객석에 앉아 동료화가들에게 마음 빚을 지고 살았지만 늘 웃는 얼굴에 온기를 지펴냈고 술이 넘쳐도 주사를 몰랐으며 여자의 옷을 벗겼어도 기품을 잃지 않았다. 그의 그런 모든 제스처 가운데서 가장 순정한 모습은 수줍게 움츠리는 나직한 미소일 것이다.
_‘작가의 말’에서
저자소개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리교육과를 졸업했다.1995년 장편소설 『서로가 침묵할 때』로 국민일보문학상, 같은 해 『율리시즈의 초상』으로 작가세계문학상을 받으며 작가의 꿈을 펼쳐냈다. 소설집 『크리스털 속의 도요새』(1995), 『백년보다 긴 하루』(2000), 『나비눈물』(2008)이 있고, 2011년 『난설헌』으로 제1회 혼불문학상을 받았다. 그 외 장편소설은 『이중섭』(2013), 『정약용의 여인들』(2017)이 있다.
현역 작가로 매일같이 글을 읽고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