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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전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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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문덕전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신채호 지음 
  • 출판사다온길 
  • 출판일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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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론

슬프다! 우리 한국의 수백 년 이래에 외국을 대한 역사를 볼진대 동방에서 한 작은 무리의 도적만 들어와도 전국이 창황(蒼黃)히 망조(罔措)하며, 서편에서 한마디 꾸지람만 와도 온 조정이 당황 질색하다가 그럭저럭 구차로 이 지내어 부끄러움과 욕이 날로 더하여도 조금도 괴이히 여길 줄을 알지 못하니, 우리 민족은 천생이 용렬하고 약하여 능히 변화치 못할까?
무애생이 가로되, 아니다 그렇지 않다. 내 일찍이 고구려 대신 을지문덕의 사적을 읽다가, 기운이 스스로 나고 담(膽)이 스스로 커짐을 깨닫지 못하여, 이에 하늘을 우러러 한 번 불러 가로되, 그러한가 참 그러한가? 우리 민족의 성질에 이 같은 자가 있었는가? 이 같은 웅위한 인물의 위대한 공업(功業)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할 데가 없으니, 우리 민족의 성질이 강하고 용맹함이 과연 이러하던가 하였노라. 전에는 이 같이 강하더니 이제는 이같이 약하며, 전에는 어찌 그리 용맹스럽더니, 이제는 어찌 그리 둔한고? 슬프다! 용의 씨가 미꾸라지 되고, 범의 종자가 개로 변하여 신성한 인종이 지옥으로 떨어지니, 이것이 과연 어떤 마귀의 희롱한 바이며, 무슨 겁운(劫運)으로 지어낸 바인가?
슬프다! 아깝도다, 자세히 궁구하면 그 근인을 가히 알기 어렵지 아니하니, 몇백 년 이래로 오활한 선비의 손으로는 붓을 들면 망령되어 써 가로되,

"무공(武功)이 문치(文治)만 같지 못하다"

하며, 몇십 대의 용렬한 대신의 입으로는 말을 내면 어리석게 지껄여 가로되,

"어진 자는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긴다"
--- “을지문덕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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