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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부자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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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부자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백신애 
  • 출판사다온길 
  • 출판일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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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하나 남았던 그의 어머니마저 죽어버리자 그대로 먹고 살만하던 살림이 구멍 뚫린 독 속에 부은 물같이 솔솔솔 어느 구멍을 막아야 될지 분별할 틈도 없이 모조리 빠져 달아나기 시작한 때부터이다. 어찌된 심판인지 경춘(敬春)이라는 뚜렷한 본 이름이 있으면서도 ‘택부자’라는 별명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왕 별명을 가지는 판이면 같은 값에 ‘꼴조동이’, ‘생멸치’, ‘뺑보’라는 등 그리 아름답지 못하고 빈상(貧相)인 별명보다는 귀에도 거슬리지 않게 들리고 점잖스럽고 그 위에 복스러운 부자라는 두자까지 붙어 ‘택부자’라고 별명을 가지는 편이 그리 해롭지는 않을 것이건만 웬일인지 불리우는 그 자체인 경춘이는 몹시 듣기 싫어하였다.
동리에서 그래도 학교나 꽤 다니던 젊은 아이들도 ‘택부자’라면 성을 내는 경춘의 성미를 아는 터이라 저희끼리 암호를 가지고 불렀다.
돈 많은 사람은 가내모찌(金持) 온갖 것을 다 많이 가진 사람은 모노모지(物持)라고 하니까 경춘이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유별나게 턱만 아주 길죽하게 가진 고로 아고모찌(顎持)라고 하자고 의논이 된 뒤부터는 경춘이는 앞에거도 맘 놓고

"아고모찌 아고모찌."

하고 찌끗찌끗 웃었다. 어떤 때는 턱 모르는 경춘이도 남들 웃는 꼴이 우스워 같이 웃어내기도 하였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어 죽겠다고 구르며 우스워했다.
--- “악부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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