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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문학적 파악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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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문학적 파악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김남천 
  • 출판사문학일독 
  • 출판일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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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과학·문학과 모랄개념 -

1

유행에 따라 모랄론에 붓을 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유행보다 자기 자신의 문제를 지나치게 추구하는 데서 많은 조소를 받아왔고 또한 내깐으론 그것이 결코 소홀히 취급당하여야 할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은 까닭에 다른 행복된 문학자와 같이 주체에 신뢰하여 곧바로 문학 세계에 영웅과 같이 군림하는 찬란하게 눈부신 재주에 관여할 자격이 없었다.
최초의 지식인 소시민의 자기 박탈의 열정이 나를 붙들 때 그러나 결코 그때부터 문학이란 것은 주체의 객관에 대한 교섭에서 비로소 생기(生起)하는 고유의 인식 목적이라는 가라앉은 침착한 결론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확실히 나에게 있어서는 한, 두 줄의 결론보다도 그곳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집요하게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였다. 도달한 공식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의 구체적 설정과 객체에 대한 면밀한 성찰에서 비로소 공식과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가능한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실로 현실 그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적어도 이러한 방향 가운데서는 우리들이 일찍이 경험한 불행의 태반, 희비극의 대부분은 제거되리라고 생각된 때문이다. 세계관의 유행가적 되풀이 속에서 기실 하나도 제것으로 된 몸에 붙는 의복도 발견할 수 없고, 빌려온 퇴색한 예복뿐이었다는 희극, 신체검사를 해보면 미어진 공식의 파편이 불쌍하게 떨고 있으면서도 자기 자신을 최고의 세계관 파지자(把持者)로 생각하여 의심할 줄을 모르는 비극, 저열한 합리화와 교만한 자기 위안 - 이러한 가운데서 작가가 우선 감정적으로 반역할 방향으로 주체의 박탈을 선정(選定)한 것은 착란된 자의식이 아니었다.
--- “도덕의 문학적 파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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