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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과 문화건설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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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과 문화건설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김남천 
  • 출판사문학일독 
  • 출판일20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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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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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의 결과로서 드디어 조선 민족은 일본의 군국주의적 압제와 식민지적 가렴주구로부터 해방된 날을 맞이하였다. 동시에 유례없는 야만적 문화 억압 정책과 내선일체를 싸고도는 기만적인 문화정책으로부터도 조선의 문화와 예술가 문화종사자들은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중세적인 캄캄한 문화의 몽매(蒙昧)를 뒤이어서 참아온 36년간의 지긋지긋한 탄압의 밑에서 그러나 문화의 싹은 자라났고 이룩되었고 사회의 동정(同情)과 혹은 냉시(冷視) 가운데서 희생적인 노력은 남모르게 지속되어 왔다. 혹독한 검열, 집회금지, 검속(檢束), 투옥, 사살 - 세계 어떤 나라의 문화인들보다도 못지않게 우리들은 이 부단(不斷)한 위협과 말발굽과 총칼 속에서 때로는 용감히 때로는 끈기 있게 투쟁을 계속하여 온 것이다.
사내(寺內)에서 비롯하는 조선문화의 탄압정책, 소위 제등실(齊藤實)의 문화정치 운운으로부터 갱신(更新)된 문화의 위축정책, 무모한 군벌의 중국에 대한 파렴치한 약탈전쟁이 강화됨을 따라 차츰 뻔뻔스럽게 되어간 내선일체의 간판(看板)에 숨은 남차랑(南次郞)의 기만과 조선문화말살정책, 대미전쟁(對美戰爭)의 격렬화와 한껏 강화된 동근동조(同根同祖), 소기국소(小磯國昭)의 가일층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 그를 인계한 아부신행(阿部信行)의 암혹 그대로의 문화 기술의 누열(陋劣)한 악용정책 - 이러한 36 동안의 총독정치의 감방 속에서 하마 잃을 뻔하였던 우리 새로운 문화의 싹은 보지(保持)되어 기식엄엄(氣息奄奄) 오늘에 이른 것이다. 캄캄하고 숨막힐 듯한 태양을 잃은 긴 세월이었다.
--- “건국과 문화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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