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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과 사정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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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과 사정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상 지음 
  • 출판사문학일독 
  • 출판일202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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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는 쓸데없이 자기가 애정의 거자(遽者)인 것을 자랑하려 들었고 또 그러지 않고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삼 년전 이 보산과 SS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앉아있었다. 보산에게 다른 갈 길 이쪽을 가르쳐주었으며 SS에게 다른 갈 길 저쪽을 가르쳐주었다. 이제 담 하나를 막아놓고 이편과 저편에서 인사도 없이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보산과 SS 두 사람의 삶이 어떻게 하다가는 가까워졌다 어떻게 하다가는 멀어졌다 이러는 것이 퍽 재미있었다. 보산의 마당을 둘러싼 담 어떤 점에서부터 수직선을 끌어놓으면 그 선 위에 SS의 방의 들창이 있고 그 들창은 그 담의 매앤 꼭대기보다도 오히려 한 자와 가웃을 더 높이 나있으니까 SS가 들창에서 내어다보면 보산의 마당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것을 보산은 적지아니 화를 내며 보아지내왔던 것이다. SS는 때때로 저의 들창에 매어달려서는 보산의 마당의 임의의 한 점에 춤을 배앝는 버릇을 한두 번 아니내애는 것을 보산은 SS가 들키는 것을 본 적도 있고 못본 적도 있지만 본 적만 쳐서 헤어도 꽤 많다.

어째서 남의 집 기지에다 대이고 함부로 춤을 배앝느냐 대체 생각이 어떻게 들어가야 남의 집 마당에다 대이고 춤을 배앝고 싶은 생각이 먹힐까를 보산은 알아내기가 퍽 어려워서 어떤 때에는 그럼 내가 어디 한 번 저 방 저 들창에다가 매어달려볼까 그러면 끝끝내는 나도 이 마당에다 대이고 춤을 배앝고 싶은 생각이 떠오르고야 말 것인가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하고는 하였지만 보산은 아직 한 번도 실제로 그 들창에가 매어달려본 적은 없다고는 하여도 보산의 SS의 그런 추잡스러운 행동에 대한 악감이나 분노는 조금도 덜어지지는 않은 채로 이전이나 마찬가지다. 아침 오후 두 시 보산의 아침 기상시간은 대개 오후에 들어가서야 있는데 그러면 아침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날로서는 제일 첫 번 일어나는 것이니까 아침이라고 하는 것이 좋다에 일어나서 투스부러쉬를 입에 물고 뒤이지를 손아귀에 꽉 쥐이고 마당에 내려서면 보산은 위선 SS의 얼굴을 찾아보면 의례히 그 들창에서 눈에 띄는 법이었다. SS는 보산을 보자마자 기다렸는 듯이 춤을 큼직하게 한 입 뿌듯이 글어모아서 이쪽 보산의 졸음 든 얼깨인 얼굴로 머뭇거리는 근처를 겨냥대어서 한 번에 배앝는다.
--- “휴업과 사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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