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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에 따른 수난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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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에 따른 수난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은이), 배수아 (옮긴이) 
  • 출판사봄날의책 
  • 출판일2020-07-20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이 책의 모든 문장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 하고 닿을 수 없는 것에 가닿으려는 투쟁이다. 말들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비밀의 풍경을 보고 있다. 이름이 없는 G.H.는 모든 존재의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기도 하며 그의 삶은 예술과 언어, 신비의 경험을 넘나든다. 그리고 그 언어는 곧 여성이다. 패러독스이며 열광이자 초월이고 신탁이며 기도와 주문인 언어, 그러나 동시에 몸이 꺾여 죽어가는 바퀴벌레의 내부에서 비져나오는 흰색 물질처럼, 육체와 존재의 본질인 내장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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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 하나의 목소리로 이루어진다.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오직 단 하나의 목소리뿐이다! 세계는 단 하나의 목소리로 이루어졌다. 그 목소리는 G.H.라는 이니셜을 가지며 그것은 여행가방에 새겨져 있다. 우리는 책의 마지막까지 목소리의 격정적인 독백을 듣지만, 심지어 그 목소리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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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내게 물을지도 모른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글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느냐고. 예측할 수 없는 부조리와 돌연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글은 구조나 플롯으로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내가 받은 느낌은,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한꺼번에 다가온다는 것이다. 마치 꿈이, 특히 악몽이 그렇듯이. 『G.H.에 따른 수난』이 내게 어둡고 둔중한 충격이었다면, 전작 『달걀과 닭』은 희게 번득이는 빛의 칼날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런 칼날에 베이는 것을 사랑한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종이의 촉감을 가진 광선이 피부 속으로 곧장 들어와 나라고 불리는 한순간을 직선으로 투과하고 빠져나간다. 나는 희고 투명하게 피폭되었다.
― 배수아(옮긴이,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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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낯선 소설집 『달걀과 닭』 출간 전후로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출간 전에는 양재동 ‘책방오늘’에서 배수아 작가의 음성으로 단편 「달걀과 닭」 낭독이 있었고, 출간 후에는 한남동 [스틸북스]에서 배수아 작가와 독자들이 함께한 낭독회가, 혜화동 [위트 앤 시니컬]에서 김소형 시인의 사회로, 배수아 작가의 낭독공연이, 또 제주 ‘무명서점’에서 자발적 독자들의 두 달에 걸친 단편집 완독모임이, 그리고 그 인연으로 ‘제주돌문화공원’에서 배수아 작가의 낭독극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곳곳에서 『달걀과 닭』을 만난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을 바탕으로, 난해함의 극치이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대표작인 『G.H.에 따른 수난』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G.H.에 따른 수난』 역시 『달걀과 닭』처럼, 독자들 스스로가, 또 옮긴이 배수아와 독자들이 함께 만나, 같이 읽고 같이 듣고, 같이 느끼는 자리를 마련해 보려 합니다. 이후, 봄날의책, 그리고 행사를 함께 준비하는 동네책방 인스타 등을 통해, 배수아 작가와 독자들의 만남 적극적으로 알리려 합니다.

저자소개

1920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생후 두 달 만에 가족과 함께 브라질로 이민을 가 대부분의 유년 시절을 북동부에서 보냈고, 이후 리우데자네이루로 이주했다. 이탈리아에서 머물던 1944년 데뷔작 『야생의 심장 가까이』로 그라사 아랑냐상을 수상했고, 뒤이어 『어둠 속의 사과』 『단편들』 『G.H.에 따른 수난』 등을 발표했다. 또 『배움 그리고 기쁨의 책들』로 황금돌고래상을 수상했다.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소설인 『별의 시간』은 1977년에, 『삶의 숨결』은 사후에 발표됐다. 생활고와 1967년 화재로 입은 화상의 후유증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다가 1977년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목차

G.H.에 따른 수난



옮긴이의 말



에니그마 클라리시― 여자가 무엇을 보는지 나는 모른다.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