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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 - 소유의 문법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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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 - 소유의 문법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최윤, 김금희, 박민정, 박상영, 신주희, 최진영, 장은진 (지은이) 
  • 출판사생각정거장 
  • 출판일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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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2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출간
대상 수상작에 최윤의 <소유의 문법> 선정


“문학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시간,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읽으며 지금, 여기의 삶을 되돌아본다”
2020년 한국문학을 빛낸 최고의 단편소설을 엄선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이 출간되었다. 올해로 21회째를 맞는 이효석문학상은 오정희 심사위원장을 필두로 강영숙, 방민호, 윤대녕, 정여울 등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다. 심사위원단은 18편의 작품 중 여섯 작품을 최종심에 올렸다. 김금희의 <기괴의 탄생>, 박민정의 <신세이다이 가옥>, 박상영의 <동경 너머 하와이>, 신주희의 <햄의 기원>, 최윤의 <소유의 문법>, 최진영의 <유진>이다. 이 중 대상 수상작으로 최윤의 <소유의 문법>을 선정했다.
최윤의 <소유의 문법>은 결코 소유할 수 없는 것들을 소유의 대상으로 삼는 인간의 탐욕을 묵묵히 응시하는 작품이다. 소유와 탐욕의 시스템에 길들어 ‘이 세상에 올바른 모습으로 거하는 법’을 잊어가는 현대인에게 ‘소유의 문법’을 뛰어넘는 뜨거운 생의 진실을 깨우치는 수작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0》에는 대상 수상작 및 우수작품상 외에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 <손수건>, 2019년 대상 수상작가 장은진의 자선작 <가벼운 점심>이 수록됐다.

◆ 제2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소개

김금희 <기괴의 탄생>

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것처럼 보이다가 스승의 불륜과 이혼을 계기로 점점 멀어져가는 과정에서 그들이 잃고 얻는 것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학생과 불륜을 저지른 스승에 대한 원망을 견딜 수 없었던 ‘나’는 스승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만다. “선생님, 걔하고 잤어요?” 돈독했던 두 사람의 관계를 단번에 냉각시킨 이 문장은 스승에 대한 기대와 원망과 미련이 모두 섞인 가슴 시린 문장이기도 하다. 여전히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계속되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공감의 기운은 사라져버린 그 틈새로 세련되고 지적인 리애라는 존재가 끼어든다. 김금희는 관계의 파국과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최첨단 현미경처럼 극대화시켜 ‘나’의 상처가 벌어진 틈새로 ‘기괴한 세상’의 진실이 쏟아져 들어가는 순간의 고통을 명징하게 그려냈다.

박민정 <신세이다이 가옥>
후암동 적산가옥을 배경으로 불우한 유년의 기억을 복원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오래된 옛집의 쇠그릇에서 나던 비릿한 냄새는 모든 슬픔을 여성들이 도맡아 견뎌야 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을 소환한다. 프랑스 입양아 ‘야엘 나임(강장희)’은 ‘나’의 사촌이지만 어린 시절 여동생과 함께 입양되었기에 함께 자랄 수 없었다. 큰아버지의 딸 야엘이 남동생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봉인되었던 트라우마의 자물쇠는 뜻하지 않게 풀려 버린다. 장희, 장선, 장훈 삼남매 중 장희와 장선이 프랑스로 입양된 반면 장훈은 남자라는 이유로 입양되지 않았다. 할머니가 직접 지시하여 손녀들이 해외로 입양된 비극적인 가족사의 중심에는 항상 여성들이 모든 고통을 떠맡아야 하는 불합리한 사회분위기가 깔려 있었다. 광복 전에 지어진 일본인 소유의 신세이다이 가옥은 지긋지긋한 가족 내의 학대와 차별의 기억으로 얼룩진 트라우마의 장소다. 남성들이 무능하거나 부재한 상태에서 할머니가 가부장제의 대리 주체가 되어 딸들을 구타하고 멸시한 장소로서 이 부암동의 적산가옥은 트라우마의 ‘흔적’을 품은 장소로서 재소환된 것이다. 그러나 조부모-부모-나에 이르는 3세대의 이야기는 ‘나’와 입양아 장희를 통해 열린 결말로 갈무리됨으로써 윗세대보다는 훨씬 주체적인 삶을 살아내는 오늘날의 여성들에 향한 연대와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

박상영 <동경 너머 하와이>
안정된 생의 터전을 마련하지 못하고 끝없이 떠돌거나 도망치는 남성들의 이야기다. 엄청난 규모의 탈루와 횡령을 저지르고 빚에 내몰린 처지이면서도 벤츠 S클래스를 당당히 신차로 뽑는 아버지는 ‘나’에게 돈을 구하러 와서도 결코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며 ‘가오’를 중시한다. 약물에 중독된 ‘애인 원모’는 월세 이백짜리 방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였으면서도 걸핏하면 종적을 감추어 ‘나’를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나’는 간신히 ‘직장’과 ‘글쓰기’라는 생의 소중한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뿌리 뽑힌 삶의 주인공인 ‘아버지’와 ‘애인’의 존재가 그에게는 항상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뿌리칠 수 없고, 원모를 여전히 좋아하는 ‘나’는 “결국에는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수챗구멍”같은 인생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 퀴어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오토픽션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심사위원들의 지적도 있었다. 박상영 소설에서 나타나는 남성-연인은 겉으로는 관계를 망치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나’의 삶을 정화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나에게 결코 이롭지 않은 존재이지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존재에 대한 불가피한 사랑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박상영 소설은 ‘사랑’의 본질을 묻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신주희 <햄의 기원>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고통마저 스스로 선택하는 예술가들의 고군분투를 형상화한다. ‘햄’은 자신의 죽음마저 예술의 일부이자 작품의 형식으로 승화시키는 예술가이지만 가족과 친구들은 그의 그런 태도를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나’의 대학 동기 ‘햄’은 자신의 삶마저 가볍게 예술로 승화시켜버렸지만, ‘나’는 불안정한 예술가의 길을 포기하고 보험회사에 다니면서 생활인의 길을 걸어간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인 선택을 한 ‘나’야말로 햄의 예술가형 삶과 죽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스신화의 반인반수 케이론처럼, 햄은 정말 반은 인간이고 반은 말(馬)인 존재가 되려 했고 그런 그의 목숨을 건 기행(奇行)은 그 자체로 예술로 승화해버린 것이다. ‘나’는 햄의 예술가로서의 열정이 그를 지상의 가치와 공존할 수 없는 그 무엇을 향해 자신을 던지도록 했음을 깨닫는다. 예술가로 순교한 ‘햄’과 생활인으로서 정착한 ‘나’ 사이, 그 두 극단 사이에서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화 씨’가 등장하여 질문을 던진다. 피카소의 큐비즘처럼 보이는 것 외에 또 다른 것이 동시에 보인다고 호소하는 ‘화 씨’의 고통을 끌어안으며, ‘나’는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여전히 자신의 삶에서 끝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최윤 <소유의 문법>
결코 소유할 수 없는 것들을 소유의 대상으로 삼는 인간의 탐욕을 묵묵히 응시하는 작품이다. 장애가 있는 딸을 키우며 목수의 꿈을 키워가는 ‘나’는 은사 P의 권유로 시골마을의 저택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외국에 거주하는 P는 시골마을의 저택을 관리해줄 사람을 필요로 했고, 마침 ‘나’는 걸핏하면 절규하듯 비명을 지르는 딸의 증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요양의 공간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나’는 은사 P의 저택에서 아이와 평화롭게 지내던 중, 마을 주민들이 P의 다른 제자 장에게 집의 소유권을 이전하라는 탄원서에 서명하라는 황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과 상관없는 자리에서 홀로 우주와 소통하듯 즐겁게 지내는 딸은 가끔 ‘비명’을 통해 이 견딜 수 없는 불합리를 저 먼 곳을 향해 고발하는 듯하다. ‘나’는 딸의 비명을 이해할 수 없지만, 산골마을에서의 조용한 삶이 딸의 아픔을 치유하고 있음을 독자는 느낄 수 있다. “동아가 숲속이나 산책길에서 그날 주운 물건에 집중하는 시간 나는 나무들을 유심히 살핀다.”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저 자연의 사물들에 조용히 집중하는 딸의 행동이야말로 그 무엇도 소유하지 않은 채로 행복을 느끼는 낙원 같은 삶이 아니었을까. 집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주인을 몰아내기 위한 기이한 협잡을 벌이는 동네주민들에게 물난리와 산사태가 덮침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되지만, 그 여름 ‘소유란 무엇인가’를 둘러싸고 갑론을박하며 서로 싸우던 어른들의 떠들썩함이 사라진 자리에서 ‘나’는 예술가로 성장하고, 딸은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된다. 모두가 ‘소유권’에 집착하며 집주인을 내쫓는 공작을 벌이는 동안, ‘자연’이라는 그 누구의 소유권도 주장할 수 없는 대상을 향해 조용히 경외감을 느끼며 살아가던 ‘나’와 딸은 그 여름 훌쩍 성장하고 치유되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최진영 <유진>
생일날 들은 동명 언니의 부음으로 인해 오랫동안 잊어온 과거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해주는 ‘유진’의 이야기다. ‘나’와 같은 유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언니는 ‘나’의 20대 시절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던 레스토랑의 매니저였다. 유진은 지하방에 살면서도 일요일마다 레스토랑의 아르바이트생들을 집에 초대하여 정성스럽게 대접했다. ‘나’의 가난이 환경 때문이었다면 ‘유진 언니’의 가난은 선택이었다. 사람들은 부잣집을 박차고 나와 홀로 독립하여 가난을 선택한 유진 언니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나’는 편안함보다 자유를 택한 언니의 진심을 이해한다. 작가를 꿈꾸었지만 자신의 재능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나’를 향해 유진은 따스한 연대감을 표현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두 유진의 이야기는 소설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 여기’에서 여전히 멈추지 않은 우울과 젊음과 희망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난다. 유진 언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살아남은 유진은 죽은 유진의 기억을 놀랍도록 섬세하게 복원함으로써 더 나은 존재로 변신하고 있다.

◆ 이효석문학상

한 해 최고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 한국 단편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밀도 높은 이야기를 선보이며, 탁월한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우리가 지금 가장 뜨겁게 주목해야 할 작가와 작품의 보고(寶庫)다.

제20회 수상작 장은진_외진 곳
제19회 수상작 권여선_모르는 영역
제18회 수상작 강영숙_어른의 맛
제17회 수상작 조해진_산책자의 행복
제16회 수상작 전성태_두 번의 자화상
제15회 수상작 황정은_누가
제14회 수상작 윤성희_이틀
제13회 수상작 김중혁_요요
제12회 수상작 윤고은_해마, 날다
제11회 수상작 이기호_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제10회 수상작 편혜영_토끼의 묘
제9회 수상작 김애란_칼자국
제8회 수상작 박민규_누런 강 배 한 척
제7회 수상작 정지아_풍경
제6회 수상작 구효서_소금가마니
제5회 수상작 정이현_타인의 고독
제4회 수상작 윤대녕_찔레꽃 기념관
제3회 수상작 이혜경_꽃그늘 아래
제2회 수상작 성석제_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제1회 수상작 이순원_아비의 잠

저자소개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8년 중편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를 《문학과 사회》에 발표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소설집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회색눈사람》, 《속삭임, 속삭임》 《열세 가지 이름의 꽃향기》 《첫만남》 《숲속의 빈터》를 출간했다. 장편 《너는 더 이상 너가 아니다》 《겨울 아틀란티스》 《마네킹》 《오릭맨스티》, 중편 《파랑대문》, 수필집 《수줍은 아웃사이더의 고백》을 출간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대상 수상작 소유의 문법 |최윤
대상 수상작가 자선작 손수건
대상 수상작가 수상 소감
작품론 무서운 의식의 드라마가 숨기고 있는 것 | 정홍수
대상 수상작가 인터뷰 나의 삶이 나의 소유가 아님을 깨달았을 때 | 김유태

우수작품상 수상작
기괴의 탄생 | 김금희
신세이다이 가옥 | 박민정
동경 너머 하와이 | 박상영
햄의 기원 | 신주희
유진 | 최진영
기수상작가 자선작
가벼운 점심 | 장은진

심사평 문학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시간
이효석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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