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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巨木]이 넘어질 때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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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巨木]이 넘어질 때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김동인 
  • 출판사문학일독 
  • 출판일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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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기인[起因]

"안 됩니다. 몸을 숨기세요. 이곳을 피하세요. 복중(腹中)의 왕자를 탄생하고 기를 귀중한 임무를 생각하세요."

낙엽진 수풀 - 한 발을 내어짚을 때마다 무릎까지 낙엽에 축축 빠지는 험준한 산길을 숨어서 피해 도망하기 사흘. 인제는 근력도 다 빠지고 한 걸음을 더 옮길 수 없도록 피곤한 관주(貫珠)는 덜컥 하니 몸을 어떤 나무 그루 아래 내어 던지고 쓰러져 버렸다.
만년종사를 꿈꾸던 백제도 이제는 망하였다.
이것이 꿈이랴 생시랴.
온조(溫祚)대왕이 나라를 세운 지 근 칠백 년, 이 반도에 고구려와 신라와 함께 솥발같이 벌려 서서 서로 세력을 다투고 힘을 다투던 한 개 커다란 나라가 하루 아침에 소멸하여 버린다는 것은 너무도 놀라운 일이었다.
이웃 나라 신라가 자기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백제와 겨룰 수가 없으므로 비열하게도 당나라 군사까지 청하여 들여서 이 백제를 공격할 때에 - 처음 한동안은 용케 당하기는 하였지만 원체 군사의 수효가 대상부동이라 드디어 의자왕(義慈王)은 태자와 함께 서울을 피해서 북비(北鄙)로 도망하였다.

왕이 이미 몽진한 도성으로 밀물같이 밀려들어오는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들의 난폭한 행동에 왕궁의 궁녀들은 모두 욕을 면하고자 대왕포(大王浦)벼랑 위로 달려 올라가서 아래 흐르는 사자수(泗?水)에 몸을 던져서 욕을 면하였다.
관주도 궁녀의 한 사람으로서 동료 궁녀들과 같은 행동을 취하려 하였다. 함께 대왕포 바위 위에까지 달려올라갔다.
그러나 이 총망한 가운데서도 그의 동료 한 사람이 관주를 발견하고 달려와서 관주를 피신하게 한 것이었다.
--- “거목[巨木]이 넘어질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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