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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중문화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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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중문화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장범성 (지은이) 
  • 출판사살림 
  • 출판일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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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 사람의 ‘우리’, 중국 사람의 ‘우리’
한국인은 어떤 종교를 믿건 간에 혹은 어떤 종교의 성직자건 간에 종교의 종류를 떠나서 한 꺼풀만 벗기면 속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온통 유가적 가치관이나 의식으로 채워져 있다고 모 학자는 말한다. 한국은 바로 그 유가사상에서 비롯된 가족 중시 집단주의의 대표적인 나라임에 틀림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우리 언어생활에서도 자연스레 우리 가족 구성원을 부를 때 우리 형, 우리 언니, 우리 오빠, 우리 엄마 아빠, 우리 아내, 우리 남편이라고 하듯이 사회적으로도 확장하여 우리 학교, 우리 동네, 우리 친구, 우리 모임, 우리 팀 등 온갖 소모임까지도 금세 ‘우리’라는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인단다. 금방 처음 알게 된 사람끼리도 공동으로 뭔가를 하게 되거나 일시적인 의견을 제시할 때에도 “우리는 이렇게 합시다”라든가, “우리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등 ‘우리’라는 단어를 매우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한국의 이런 ‘우리’라는 잠재된 집단주의적 가치 의식은 그 동력이 한번 작동되면 못 해낼 게 없다. IMF 위기도 ‘우리’라는 동력으로 극복했고, 2002 월드컵 4강 신화도 실력 대비 ‘우리’라는 동력이 만들어낸 힘이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낄 수 없는 대상이 나타나면 가차 없이 울타리 밖으로 몰아버리려는 한국인의 배타성을 저자는 반성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한다.
한편 중국인은 한국처럼 집단주의적 사고를 지녔지만, ‘우리’와 ‘나’를 분별해서 쓰는 점은 한국과 다르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우리 형, 우리 오빠, 우리 엄마 아빠’ 등 가족 공동체 안에서는 한국처럼 쓰지만, 대외적으로 자기 가족을 지칭할 때는 ‘나의 형, 나의 오빠,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등으로 구별해서 쓴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과는 다르게 ‘나의 아내, 나의 남편, 나의 집, 나의 동네’ 등은 ‘나’의 권역으로 구별해서 쓰듯이 그들은 공동체 소유의 권역에 드는 것에 한해서만 ‘우리’라는 단어를 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중국은 한국과 달리 무조건적인 집단주의가 아니라 ‘나’라는 개별의식과 ‘우리’라는 집단의식이 확실한 구분으로 상존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도 자기 지역, 즉 자기 고향에 속하는 사람들에게서는 한국에서처럼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친밀도 높게 집단주의적 사고를 발휘한다고 말한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56개의 다민족 국가로 이루어진 데다 땅덩이가 넓어 ‘우리’라는 울타리로 치기에는 언어・문화・생활・풍습 등 이질적인 요소들이 많으므로 국가적인 차원의 범주에서는 하나로 묶이지만 따로따로 의식 또한 강하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의 체면, 중국 사람의 체면

한국이나 중국은 정(情)이라는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물론 먹고살기 힘든 시대에 서로 밥은 안 굶고 사는지 염려하는 마음으로 생긴 말이지만, 지인들끼리 길거리에서 만나면 “안녕하십니까?” 대신 “식사하셨습니까?”로 안부를 묻는 것은 정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친근한 사람들끼리 “언제 밥 한번 살게” “언제 술 한잔 살게” 이런 식의 정겨운 말들도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정경이다. 그 반면에 전통적 유교사상의 맥을 같이하는 한국이나 중국 모두 체면을 중시하는 겉치레 문화가 오랜 세월 이어오는 바람에 사치, 낭비, 허영이라는 부정적인 요소를 양산해와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지금은 한국이나 중국 모두 경각심을 느끼고 점차 그 체면치레를 줄여가는 추세로 방향전환을 꾀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한국은 특히 결혼 준비 과정에서 양가의 체면치레성 혼수 요구 부담이 극에 달아 결혼이 파탄 나거나,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벌어져 그 문제가 심각했다. 이제는 스스로 ‘작은 결혼식’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회에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결혼식 간소화에 앞장섬으로써 바람직한 방향으로 길을 내고 있다. 중국에서도 격에 맞지 않는 과시용 결혼식 문화가 판을 치고, 호화 과대 포장 문제도 심각하여 세계적으로 포장 쓰레기가 가장 많은 나라 대열에 들어섰다. 또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음식 대국이니만큼 요리의 가짓수도 많고 음식 양도 넘쳐나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이 많다고 한다. 통계에 의하면 중국에서 1년간 회식으로 쓸데없이 버려지는 음식이 인민폐 2,000억 위안 (한국 돈 약 30여조 원)에 달하며 이는 2억 명의 사람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에 달한다. 이에 크게 문제의식을 느끼고 겉치레와 체면 문화의 반성으로 ‘음식물 남기지 않기 운동’과 ‘남은 음식 싸서 가져가기 운동’이 최근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체면치레 행위가 넉넉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빚을 내서 일을 벌인 후 감당을 못 해 곤란에 처하는 게 더 큰 병폐라며 한국이나 중국은 체면 문화를 하루 빨리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숫자 호불호에 인생을 거는 중국인들

숫자는 본시 물건을 셈하는 데 사용하는 부호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의식 중에 어떤 수를 특별히 좋아하거나 혹은 일부러 피하기도 하는 특정한 숫자 관념이 있다. 한국은 보편적으로 민족 정서상 숫자 3을 선호하고, 죽을 사(死)자 이미지가 느껴지는 숫자 4를 다소 꺼리는 것 외에는 특별히 숫자에 민감하지 않다.
그렇지만 중국은 1~10까지 그 숫자의 발음이 어떤 뜻을 가진 단어와 해음이 되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리고 그 숫자를 일상생활에 활용한다. 그리고 그 숫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숫자 1~10 중에서 현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8이라 할 수 있다. 8의 중국어 발음은 ‘바(八, ba)’이다. 이 발음은 ‘돈을 벌다’라는 뜻의 ‘파차이(發財, fa cai)’의 ‘파(發, fa)’와 유사해음(類似諧音: 비슷한 발음)이 된다. 이런 의미 때문에 8에 대한 사랑은 오늘날까지 중국인에게 더욱더 강렬해지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물질이 가져다주는 생활의 여유와 사회적 지위 상승의 맛을 알게 된 현대 중국인에게 돈을 번다는 ‘파차이’는 많은 사람이 추구하는 목표이다. 연속적인 8의 배열 이외에도 58888도 사랑을 받는 번호다. 숫자 5인 ‘우(五, wu)’는 ‘나’라는 뜻의 ‘워(我, wo)’와 유사 해음이 되기 때문에 58888은 ‘나는 돈을 번다’라는 뜻의 ‘워 파차이 (我發財)’가 된다. 6 또한 매우 좋은 숫자로 인식한다. 특히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한테는 아주 좋은 숫자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어에는 ‘66이면 아주 순조롭다’라는 뜻의 ‘육육대순(六六大順, liuliu da shun)’라는 말이 있다. 이외에도 10은 ‘완벽하다’는 뜻이기에 선호하고, 모든 짝수는 일반적으로 좋아한다. 장례와 같은 슬픈 일에 대해서는 홀수의 예로 하기 때문에 홀수는 선호하지 않는다. 3,4,7을 일반적으로 꺼리는데 숫자 3은 ‘싼(三, san)’은 ‘헤어지다’라는 뜻의 ‘싼(散, san)’과 해음이 되어 이별이 연상되기 때문에 꺼리고, 4는 한국과 똑같이 죽음(死)이 연상되는 숫자라 싫어한다. 7은 고인이 떠난 지 매 7일째마다 제사를 지내며 종이돈을 태우는 소칠(燒七), 49일째 지내는 제사인 칠칠제 (七七祭) 등 장례와 연관되는 숫자라 꺼리는 숫자다. 이외에도 다양한 숫자들을 나열하여 부정적인 뜻의 해음이 나오면 이를 기피하는데, 예를 들면 호텔방 번호가 714(qi yao si)호실이라면 치야오쓰 (妻要死, qi yao si)’와 해음이 되어 ‘부인이 죽으려 한다’라는 뜻이므로 당연히 그 방을 배정받지 않으려 한다.

저자소개

대만 국립정치대학 중문연구소 석사 및 박사
현 한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현대중국의 생활문화』 『중국인의 금기』 『현대중국 사회의 이해』 『신조어와 유행어로 이해하는 중국사회』 『중국학개론』(공저) 『중국의 의식주 문화산책』(공저) 『중국전통상호탐구』(공저) 등의 저서가 있다.

목차

들어가며 3

한국 사람의 ‘우리’, 중국 사람의 ‘우리’ 7

한.중 식사 문화의 차이 22

숫자에 매우 민감한 중국 사람들 45

한.중의 사회문제 ‘체면 차리기’ 56

한국 사람 ‘나이’, 중국 사람 ‘나이’ 77

12간지를 대하는 중국인의 자세 88

같은 한자(漢字) 다른 뜻 96

주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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