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상세보기

운수 좋은 날 (커버이미지)
알라딘
운수 좋은 날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동경소녀 
  • 출판사위즈덤커넥트 
  • 출판일2021-07-25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미리 보기>
평상시라면 나는 지름길로 갔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오른쪽으로 가고 싶었다. 한 번씩 이런 골통 기질이 발동하곤 한다. 매일 가는 숲이지만 법칙을 하나 정하고 가면 심심한 법이 없다. 이렇게 한 번씩 생각하지 않고 법칙대로 움직이다 보면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요 며칠 머리 쓰는 일을 많이 했더니 몸을 움직일 일이 없었다. 이렇게 머리를 쓰고 난 뒤에는 생각 없이 법칙만으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다 보면 어느 순간 생각지도 않는 아이디어들이 별빛처럼 쏟아져 내린다.
나는 이런 기분을 느끼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하지만 매번 아이디어들이 솟아나는 것은 아니다. 열 번에 한 번 정도 느낄 뿐이다. 그래도 10%면 아주 양호한 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아이디어는 지하에 갇혀 빛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몇 년을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아이디어들이 겨우 새끼손톱만큼 빛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그것으로도 감사하다. 새끼손톱만큼이라도 보여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지금까지 쫄쫄 굶고 있을 것이다.
새끼손톱만큼의 영감으로 삼시 세끼는 먹고 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러니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지.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은 산 중턱의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는 곳이다. 은행나무에 기대어 숲속의 향기를 맡으면 낮잠도 잘 오고 머릿속도 맑아진다. 은행나무 향이 콧속으로 들어와 탁한 피를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것 같아 자주 찾게 되는 장소다. 과연 지름길을 가지 않고도, 오른쪽으로만 가고도 은행나무에 도착할 수 있을지 나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다. 왜 여태까지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 나도 참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잠시 걷던 걸음을 멈추고 첫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갔다.
항상 가는 길이라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흥얼거렸다. 잠시 걸었는데 또 다른 갈림길이 나왔다. 역시나 오른쪽으로 돌았다. 이렇게 가다가는 꼭 집으로 다시 돌아갈 것만 같았다. 너무 빨리 오른쪽 길을 택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법칙을 세웠으니 따를 수밖에...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면, 법칙을 세울 필요가 없지."
나는 혼잣말을 하며 오른쪽으로 계속 걸었다. 대신 동물길이라도 제대로 된 길만 가기로 마음먹었다. 너무 좁은, 길 같지도 않은 길은 패스하기로 했다. 혼자 하는 산책이라 이런 예외 조항을 끼워 넣었다. 그렇지 않고는 진짜 몇 걸음 걷지도 못하고 집으로 갈 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매일 걷던 길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좁은 야생 동물 길이 이렇게나 많았나?'
나는 발길을 재촉했다.
<추천평>
"특이한 규칙을 가지고 산책을 즐기던 사람이 운수대통할 일을 만난다는, 평범하면서도 신기한 이야기."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