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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 했더니 엄마가 웃었다 - 20대 레즈비언의 보편적 연애 기록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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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 했더니 엄마가 웃었다 - 20대 레즈비언의 보편적 연애 기록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박새난슬 
  • 출판사아미가 
  • 출판일2021-07-2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우리는 이 시대의 레즈비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연인이 되었다. 연애를 시작하고 혼자였을 땐 상상도 못 했던 행복을 자주 느꼈다. 세상에는 이런 감정도 있다고 깨닫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언제부턴가 규칙이 생겼다. 잠시 몸이 떨어지게 되거나 누구 하나가 잠들 때는 직전에 하는 말이 꼭 ‘사랑해’일 것.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언니가 듣는 내 마지막 말이 ‘사랑해’였으면 좋겠다. 매일 하는 말이지만 가벼움 없이 그 말을 계속하고 싶다.

엄마는 엄마가 아는 나를 잠시 추억했고, 이제는 엄마가 모르는 나를 말해줄 시간이 되었다. 그러기 위해 언니와 함께 왔다. 세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상하게 입이 열리지 않았다.

최고의 순간이었다. 엄마는 언니의 손을 붙잡고 제 손으로 쓰다듬으며 고맙다는 말을 자꾸 했다. 언니도 엄마가 고맙다고 하는 만큼의 감사함을 되돌려주었다. 나는 여전히 앉아있었고 어정쩡하게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이 상황을 오래오래 기억하려고 애쓰면서 계속 보았다.

결혼이라는 말이 주는 미묘하고 설레고 달짝지근한 그 느낌을 언젠가 레즈비언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날이 올까. 서류에 각자의 이름이 박혀서 국가로부터 인정받고, 그러니까 모든 신혼부부가 받는 혜택을 우리도 모조리 다 받고, 무슨 일이 생기면 당연한 듯 서로의 보호자가 되고 싶다.

우리는 외로움을 털어놓는 일조차 눈치 보이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렇게 살 거라면 꼭 잘 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왜 꼭 잘 살아야만 하는가. 보통의 삶을 사는 것만으로는 안 되나. 비슷한 이들끼리 모인 공동체에서는 그런 말들이 아무 소용없어질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도 그들만의 기준으로 바꾸려는 말 같은 건 들리지 않을 것이다. 외로우면 외롭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말해도 안전할 수 있는 장소가 레즈비언에게 꼭 있었으면 좋겠다.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