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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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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동경소녀 
  • 출판사위즈덤커넥트 
  • 출판일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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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리 보기>
한 달 동안 계속된 장마로 온 방 안이 눅눅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건지 비는 어찌나 세차게 쏟아지는지 창문을 열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덥지도 않은데 에어컨만 줄기차게 틀어댔다. 아무리 제습을 틀어도 습도는 없어지지 않았다. 발을 디딜 때마다 장판이 쩍하고 달라붙었다. 떨어졌다. 남자가 이동한 자국이 그대로 남을 정도였다. 그칠 생각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던 비가 언제 그랬냐 싶게 그쳤다. 남자는 눅눅한 집에 햇볕이 들어 올 수 있도록 집의 문이란 문은 다 열어젖혔다.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 온 뒤라 공기가 깨끗할 것이라 여겼는데, 음식물 쓰레기 냄새인지 알 수 없는 역한 냄새에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남자는 간만에 청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온 집안을 헤집었다. 방마다 청소기를 돌리고 베란다에 쌓여 있는 담배꽁초와 재활용 쓰레기를 버렸다. 싱크대 안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와 냉장고에 처박혀 있는 버리지 않은 음식들까지 모조리 버렸다. 스팀 청소기가 있었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남자의 집에는 스팀 청소기가 없었기에 낡아 빠진 수건을 하나 물에 담그고 그것으로 방을 닦았다. 얼마나 오랜만에 바닥을 밀었는지 수건이 새까맣게 변했다. 몇 번의 움직임 끝에 큰 수건의 모든 면이 새까맣게 변했다. 남자는 수건을 빨고, 방바닥 닦기를 반복했다. 세 번 정도 닦아주니 방바닥은 제 모습을 찾았다. 방바닥이 들러붙은 것이 습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비릿한 냄새와 썩는 냄새는 가시지 않았다. 남자는 마트로 달려가 방향제와 향초를 사 왔다. 온 집안에 방향제를 뿌렸다. 곳곳에 향초를 피운 뒤 쌓여있던 빨랫감과 이불을 가지고 코인 빨래방을 향했다.
몇 시간 뒤 뽀송뽀송해진 옷들과 이불을 들고 집에 도착했다. 향초가 열심히 빛과 향을 발산하고 있었지만 역한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남자는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켤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남자 자신의 집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었다.
남자는 알지도 못하는 이웃을 원망하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다음 날, 해가 강해질수록 냄새는 더욱 남자의 코를 찔렀다. 한계에 달한 남자는 옆집으로 향했다.
똑, 똑, 똑.
현관문을 아무리 두드려도 주인은 말이 없었다.
화가 난 남자는 현관을 두드리다 못해 고성과 발길질까지 해댔다. 하지만 안에서는 어떤 반응도 나오지 않았다.
남자는 빌라의 주인에게 연락했다. 빌라의 주인은 세입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남자는 더는 참지 못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금 뒤 빨간색과 파란색 경광등이 요란하게 돌아가며 등장할 줄 알았던 경찰차는 아무 소리도 없이 남자의 집 앞에 도착했다. 창밖을 주시하던 남자는 경찰차가 도착하자 구세주라도 만난 것처럼 후다닥 뛰쳐나갔다.
남자는 경찰에게 2층으로 올라와 달라고 소리쳤다. 두 명의 경찰은 심드렁하게 남자를 쳐다본 뒤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겼다.
타박타박.
남자는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 와중에도 경찰의 모습이 빨리 보이지 않아 마음이 조급했다.
이윽고 경찰의 모습이 보이자 남자는 제발 빨리 좀 올라오라며 소리쳤다. 경찰들은 남자의 성화에 마지못해 발걸음을 빨리했다.
"아이고, 경찰관님, 이 냄새 어떻게 생각하세요."
"네? 무슨..."
"자 이쪽으로 오세요. 여기 이 집."
경찰관은 남자가 가리키는 집의 유리창과 현관에 코를 갔다 댔다. 그러자 조금 전에는 나지 않던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경찰의 인상을 본 남자는 안심하며 말했다.
"진짜 이상한 냄새 나는 거 맞죠! 거짓말 아니라니까요."
<추천평>
"살인을 통해 쾌감을 얻는 사이코패스 주인공. 그리고 외딴 섬에서 벌어지는 광기 어린 살인의 현장들. 스릴러의 기본에 충실한 단편 소설."
- 위즈덤커넥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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