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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의, 여덟 살 - 애매한 천재 꼬마의 짠한 성장기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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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의, 여덟 살 - 애매한 천재 꼬마의 짠한 성장기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박민우 (지은이) 
  • 출판사플럼북스 
  • 출판일201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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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가난도 지질함도 유쾌하게 그려내는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여행 작가 박민우의 자전적 소설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1만 시간 동안의 아시아>, <행복한 멈춤, STAY> 등 기존의 여행서와 달리 적나라한 솔직함과 배꼽을 잡는 유쾌함으로 흡인력을 자랑하는 박민우가 첫 소설을 냈다. 이전 여행서에서도 언급했던, 박민우의 첫 소설은 유년 시절의 경험이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나 샘터에 발간한 <노란 손수건>을 읽었을 때의 감동을 나도 전하고 싶었다. 그런 느낌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소재가 미아리였고, 나였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서울의 수많은 동네 중 가난의 대명사이기도 했던 미아리에서 펼쳐지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박민우 특유의 입담으로 걸출하게 풀어나간다. <마흔 살의, 여덟 살>이라는 책 제목에서 보이듯 마흔 살의 나이에 여덟 살의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돌아보며 가족과 화해하고,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의 묵은 상처를 따라가다 보면 곪아 있던 우리의 상처도 치유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짙은 향수, 애잔한 그리움
유년의 기억을 통한 1980년 미아리의 기록


7080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다. 사랑도, 라면도 부족하기만 했던 1980년의 미아리를 현실적으로 그려낸 <마흔 살의,여덟 살>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기억이기도 하다. 똥 속에서 꼬물대던 구더기가 비치고 그 위를 쥐들이 뛰어다니던 화장실의 조악함, 꼬질꼬질한 소매의 옷을 입고 콧물을 흘렸던 꼬마들, 계란프라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형 동생이 싸워야 했던 가난, 척박한 삶 속에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부모님. 그 시절은 아련한 그리움인 동시에 아픈 상처이기도 하다.
자칭 꼬마 천재인 여덟 살 주인공의 독백은 그래서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작가는 유년 시절의 기억을 통해 가난 속에서도 끈끈했던 가족의 사랑과 30년 전에도 여전한 왕따의 아픔 등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였다. 가난했기에 피할 수 없었던 삶의 처절함도 정면으로 응시하고, 써 내려간다. 단순한 향수를 넘어 어린 자아의 성장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성찰까지 이끌어내는 박민우 작가의 첫 소설은, 그래서 결국 아름답고 따뜻하다.

열 번을 읽으면 열 번 모두 다르게 다가오는,
박민우 식의 이상하고 괴상한 소설


박민우 작품의 특징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흔 살의, 여덟 살>은 화자가 현재와 과거의 경계를 넘나들며 마치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듯 편하게 이끌어간다. 회상도, 그 회상을 고백하기도 힘든 장면에서는 가끔 이야기를 뚝 끊고 현재로 돌아와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한다. 이러한 구성 때문에 <마흔 살의, 여덟 살>은 실제와 소설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단한 생동감을 전해준다 .
“내 글을 읽는다는 건, 나를 만나는 것과 같다. 내 글을 읽는 이들이 반가움과 연대감을 느끼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처럼 독자들은 마흔이 된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동참해 진한 공감과 애잔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만 시간 동안의>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 소설을 통해 박민우 작가와 더욱 깊고 친밀한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마흔 살의, 여덟 살> 박민우 작가 인터뷰

이전 여행기에서도 계속 소설을 쓸 거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박민우라는 작가의 입담이 가득 담긴 픽션을 기대했는데, 자전적 소설이다. 첫 소설을 자전적 소설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읽고 싶은 글을 쓸 것.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어릴 적 문고판 책들이 그리웠다. 텁텁한 표지에 묵은 종이 냄새가 고소하게 돋는 책들을, 여름 볕 나뭇잎 살랑거릴 때 한 장씩 넘기며 읽었다. 갓 펴 바른 시멘트 냄새와 장아찌 짠 내음 풍겨 나오는 마당 한켠에서 목이 마르면 수돗물 한 바가지 꿀꺽하고 다시 책을 읽었다. 글자가 주는 힘에 녹고, 잦아들었던 순간이었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나 샘터에 발간한 <노란 손수건>을 읽었을 때의 감동을 나도 전하고 싶었다. 그런 느낌을 가장 잘 전할 수 있는 소재는 미아리였고, 나였다.

60년대 후반, 7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공감 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풍족하게 사는 20~30대에게는 어떻게 어필될 지 모르겠다. 자칫 우리 이렇게 어렵게 살았어요 라는 정도의 넋두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8월의 크리스마스’다. 불치병 걸린 남자의 사랑 이야기. 핵심 줄거리는 ‘시한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시한부의 ‘식상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소재보다는 그 소재를 버무리는 솜씨, 아니 솜씨보다 더 중요한 ‘진정성’. 그것이 영화에 있었다. 내 이야기가 넋두리로 느껴졌다면, 내 필력의 문제일 것이다.

소설 도입부가 남미의 과테말라라는 여행지에서 시작된다. <1만 시간 동안의 남미>를 연상시킨다. 박민우 작가의 독자이고, 박민우 작가의 전혀 새로운 소설을 기다리고 있던 독자라면 좀 뜨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도입부를 그렇게 잡은 이유가 있는가?
내 글을 읽는다는 건, 나를 만나는 것과 같다. 내 글을 읽는 이들이 반가움과 연대감을 느끼길 바란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남미에서, 아시아에서 지질했던 그 남자임을, 궁상과 얍삽함, 여린 감수성과 피해 의식에 똘똘 뭉친 그 사람임을 잊지 말라고 강조하고 싶었다. 내 소설은 재밌었으면 한다. 재미를 위해선 등장인물에 몰입해야 한다. 몰입을 위해 나는 소설 속 인물을 ‘아는 사람’으로 배치했다. 별 다른 노력 없이 소설 속 주인공은 독자의 친구가 되어 있을 것이다.

갑자기 소설의 흐름이 끊기며, 소설 중간 중간 작가가 육성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소설의 한 장면으로 봐야 하는가, 박민우 작가의 설명으로 보아야 하는가.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가?
답하지 않겠다. 앞으로 나는 소설 속 진위 여부는 일절 함구할 것이다. 독자에겐 무한한 상상을 위한 배려고, 나와 내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백 프로 사실이라면 소설이 아닐 것이고, 함부로 된 허구라면 공갈빵처럼 공허할 것이다. 진실과 허구의 비율은 3대 1 정도이다. 여기까지가 마지노선이다.

앞선 여행기에서 박민우 작가가 보여준 입담은 그대로이긴 하지만, 어렵고 가난한 시대를 살아온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분위기는 어둡다. 이 소설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가?
어둡게 느껴졌다면 어두운 것이다. 각각의 독자가 느끼는 그 느낌이 정답이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필터라고 생각한다. 나를 통해 글이 써진 것이고, 그 글은 독자의 것이다. 필터는 글이 잘 걸러지도록 늘 깨끗하고 예민해야겠지. 독자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맞다. 내가 5번 정도 퇴고를 하면서 한두 번 독자가 된 적 있는데, 나는 웃으면서 읽었다. 다섯 번에 한 번 정도는 코끝이 찡했고….

<1만 시간 동안의 남미>에서도 그렇고, <1만 시간 동안의 아시아>에서도 박민우 작가의 글에는 유독 똥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인간의 본능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일부 독자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소재다. 똥 이야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터키에서 소를 잡는 걸 본 적 있다. 배가 갈라지고, 안에서 김이 펄펄 나더라. 아, 우리의 내장도 저렇게 뜨겁겠구나. 몸 안은 늘 우리와 함께이면서도 왜 낯설고 거부감이 들까? 그때 생각했다. 우리는 숙변이 가득하고, 가스가 괄약근 주위를 움찔거리는 사람을 사랑하고, 키스한다. 피부로 살짝 덮혔다는 것만으로도 우린 분명한 진실을 외면한다. 모른 척 한다. 똥이건, 내장이건, 피건 모두 우리 몸을 이루는 것들이다. 어둠이나 죽음, 똥. 분명히 존재하는 것들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것들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쪽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거동이 불편할 때 똥을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니까.

소설에서도 이야기하듯 현재 방콕에서 지내고 있다. 왜 방콕에서 지내고 있는가?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을 생각인가?
방콕은 물가가 싸다. 한 달에 40만 원 내외로 살 수 있다(숙소 해결이 안 되면 60만 원쯤 든다). 한국에선 어렵다. 덜 벌고 덜 쓰기가 쉽지 않다. 화폐 없이 살 수 있다면 그렇게 살고 싶다. 내 노후 대비는 화폐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무모해 보이는 꿈이지만, 이루고 싶은 꿈이다.

책을 많이 내지 않는 편이다. 다음 작품으로는 무엇을 구상하고 있는가?
인도 여행기를 곧 출간할 것이다. 그런데 1만 시간이 아니다. 삼천 시간의 인도, 혹은 1/3만 시간 동안의 인도. 후자가 더 지질해서 맘에 들지만, 뭐 제목은 편집장과 독자들에게 물어보면 결국 또 엉뚱한 게 채택되더라. 그리고 내가 읽고 싶은 소설책을 쓸 것이다. 정말 어이없는 연애 소설인데, 그러니까, 매번 차이는 남자가 알고 보니, 전생에 연애의 신이었다. 웃기지 않나? 이런 식의 소설은 매일 준비 중이고, 매일 엎어지고 있다. 쓰는데 재미를 붙이면 아주 재밌게 써볼 것이다.

저자소개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방콕에서 머물고 있다. 한 달에 30만 원으로 산다. 하루 두 끼를 먹는데, 장 볼 때 유통 기간이 좀 된 채소나 고기는 담고 본다. 슈퍼마켓보다 재래시장이 싼 건 방콕도 마찬가지라서, 해가 식을 때쯤이면 비닐봉지를 들고 집 앞 시장으로 슬슬 나선다. 남미를 다녀오고 <1만 시간 동안의 남미>를 썼고, 아시아를 쏘다니고 <1만 시간 동안의 아시아>를 썼다. 중국 리장에서 눌러앉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한 멈춤, Stay>란 책도 썼다. 자전적 소설 <마흔 살의, 여덟 살>까지 냈다. 독자들은 여행기나 쓰라며 이 소설을 철저하게 외면했는데, 편집진은 소설을 먼저 냈으면 여행기가 외면받았을 거라고 확신한다. 안 읽은 사람만 손해. 이게 플럼북스의 입장이다. 시나리오도 썼다. 시나리오 작가 협회 우수상을 받았다. 한껏 필 받아 충무로에서 패러디 영화 시나리오를 썼는데 엎어졌다.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는 작가의 친형은 이 해괴한 시나리오를 최초로 본 증인인데, 충무로는 쓰레기 같은 영화에만 돈을 쓴다며 가끔 술주정을 한다. EBS <세계 테마기행>, KBS <세상의 아침> 등에 출연했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출연자였다. 강연 의뢰, 방송 출연 의뢰가 빗발쳤다. 고독해야 멋져 보일 것 같아서, 방콕으로 피신했다. 쌀국수에 팟타이만 먹다가, 어느 날부터 요리를 했다. 김치를 담그고, 간장 치킨, 중국식 가지 조림, 커리를 만들었다. 커리엔 사과를 넣고, 김치엔 사과와 망고를 넣었다. 파스타에도, 가지 조림에도 사과를 넣었다. 태국 깡촌에서 망고와 파인애플 식초를 담그고 두유를 넣은 카페라테를 팔고 싶은 꿈이 생겨버렸다. 꿈속의 식당은 돈이 필요 없다. 뭔가를 주문하려면 양파나 계란을 가지고 와야 한다. 텃밭에서 배추와 상추를 따고, 손님에게 받은 계란으로 계란찜을 한다. 실현 여부가 의심스럽지만 설레는 꿈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읽는 독자가 늘 눈앞에서 아른대는 병이 있다. 독자와 눈을 마주치고 온종일 떠들다가, 남은 기운으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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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부 준우 형
2부 미아리
3부 71년생,73년생
4부 똥
5부 미아리의 왕
6부 아버지

에필로그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