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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이와 용이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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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이와 용이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조명희 
  • 출판사토씨 
  • 출판일2022-03-02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이쁜이는 용이가 산등성이를 넘어서 보이지 않을 때에 비로소 밭에서 나와 걷기를 시작하였다. 그의 바로 뒤를 따라갈 용기는 없었던 까닭이다. 그는 조그마한 산말랑이 오솔 그늘에 앉아 쉬며 그 밑 골로 내려가는 용이의 뒤를 우두커니 바라보고는,
“어쩌면…….”
하는 의미 있는 감탄을 한숨과 한가지 내기도 하였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처마 그늘이 반이나 점령한 마당 한 옆에 앉아 먼저 말린 고추꼭지를 다듬으며 이 생각 저 생각에 마음이 가을볕에 나는 잠자리 날개같이 가벼웁게 납신거린다.
‘내가 시집을 간다면…….’
‘박 서기(면서기 다니던) 같은 사람…… 건넛마을 정 부자 아들 같은 사람…… 용이…….’
그는 여기 이름에 더 생각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어떤 면이 더 났다고 작정할 수도 없었다. 생각을 중동무이에서 끊어 던지고 말았다. 그는 새삼스럽게 자기가 너무나 외로움을 깨닫게 되었다.
“어머니나 살았더라면…… 용이 같은 오빠나 하나 있었더라면…….”
그는 어떤 때 용이를 “오빠, 오빠” 하고 부르며 속의 말이라도 하였으면 여북 좋으리라는 생각이 났었다. 또 어떤 때는 다만 오빠라고 부르기만 하느니보다는 용이의 그 힘있는 두 팔로 자기를 힘껏 한번 껴안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났었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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