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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기적(奇蹟)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윤백남
- 출판사다온길
- 출판일2022-04-19
- 등록일2022-07-04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14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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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김진사(金進士)는 그 동안 몇해를 두고 아들의 혼담이 거의 결말이 나다가도 종당은 이상스런 소문에 파혼이 되고 말고 되고 말고 해서 인제는 아마도 내 대에 와서 절손이 되고 마는가 보다하고 절망을 한 것이 이번에 뜻밖에 혼담이 어렵지 않게 성립되고 택일날자까지 받아 놓았은즉 의당 기뻐서 날뛸 일이고 혼수만단에 안팎으로 드나들며 수선깨나 늘어 놓을 것인데 실상은 택일 첩지를 받은 날부터 안방에 꽉 들어 백혀 앉아서 무슨 의논인지 부인 곽씨와 수군거리기를 이틀이나 하였다.
이틀이나 하였건만 시원스럽지 못하였던지 눈살을 꽉 찌푸리고는 얼마전부터 병으로 누어 있는 아들의 방에를 하루도 몇 차례 씩 들락 날락 하였다.
아들 경환(景煥)이는 김진사에게는 여벌이 없는 독자이라 그야말로 쥐면 깨여질가 불면 날가 애지중지 기른 것이 년전부터 얼굴에 이상스런 종기가 나기 시작하여 한군대가 합창이 된 듯하면 또 다른 데에 이들이들하고도 시뻘건 종기가 툭 불거지기 시작하여 걷잡을 수가 없었다.
김진사는 대대 벼 백이나 착실히 하는 재산가이라 의원이라 약이라 하고 써 볼대로는 써 보았지만 일향 효험이 있기는 고사하고 얼굴 빛이라던지 눈섭이 문정 문정 빠져가는 것이라던지 갈데 없는 천형병(天刑病)의 증세이었다.
--- “우연의 기적(奇蹟)”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