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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표제작인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완벽한 분석」을 비롯해, 책에 실린 8편의 소설은 모두 인간의 외로움과 그리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못생긴 남자의 첫사랑」은 7년 전에 이별보험에 가입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평생을 짝사랑하던 여자와 헤어진 후, 이별 보험사를 만난다. 이별 보험사는 주인공이 아픔을 달랠 수 있게 맞춤형 여자를 제공하지만, 주인공은 아무 도움도 얻지 못한다. 결국, 주인공은 전문 보험사에게 특별 상담을 받으러 가는데 그곳은 '기억의 박물관'이다.

'이별보험'에 가입한 것은 7년 전쯤이었다. 이별에 대해 보험처리 해주는 회사가 있다니 나도 처음엔 믿지 못했었다……"보험에 가입하신 지 7년째가 되셨군요. 최대 5명의 연기자를 쓸 수 있는 특약도 가입돼 있네요. 물론 배우에게 요구하는 연기의 강도에 따라 돈을 더 내셔야 할 수도 있지만……일단 이 표를 보시죠."
「못생긴 남자의 첫사랑」 中

「나는 조선의 붉은 군대 사령관, 이위청이다」는 100년 전, 고종이 파견한 헤이그 특사 중 한 명이었던 이위종과 러시아 천재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손녀, 엘리자베스의 사랑 이야기이다. 조선의 왕자인 이위종은 러시아 공사관이었던 아버지 이범진이 죽자 생활의 궁핍함과 일본의 감시에 시달린다. 결국, 그는 독립운동을 위해 혁명군에 가담하고, 엘리자베스는 남편을 찾아 수천 킬로미터를 걸어 도스토예프스키 『죽음의 집의 기록』을 집필하기도 했던, 세미팔라틴스크까지 간다.

「마닐라 병원」은 적도기니의 맹그로브 숲 근처 마닐라 병원에서 벌어지는 신화적인 이야기이다. 아내가 물고기로 변했다고 믿는 남자와 자신이 물고기로 변했다고 믿는 여자가, 마닐라 병원에서 만나고 그들은 병원을 탈출한다.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또는, 누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새틴 바우어」에는 100m 이상 높이의 타워에 사는 남자가 등장한다. 처음에 투쟁을 위해 타워에 올라왔지만 지상의 동지들이 그를 점점 높은 타워로 보낼수록, 그의 마음은 점점 가난해진다. 어느 날, 스웨던의 릴리란 소녀가 패러글라이딩을 타고서 타워 안으로 날아오는데……

좁은 난간 위에 가는 두 다리로 서 있던 새틴 바우어란 이름의 그 새는 잠시 우리 쪽을 쳐다봤다. 그리고 전혀 허둥댐 없이 다시 어디론가 날아갔다. 소녀는 신이 난 표정으로 한참 동안 날 보며 떠들었다. 하지만 난 소녀의 말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소녀의 입을 가리킨 다음 내 귀를 가리켰고,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새틴 바우어」 中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완벽한 분석」에는 쌍둥이인 미희와 솔희가 등장한다. 그녀들은 싯다르타의 후예라는 소문도 있는 인도 북부의 카슈미르 출신의 그노시스 박사가 정립한 <인간 외로움의 십단논법>의 산출물인데......그녀들은 과연 주인공의 외로움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까?

「손과 얼굴이 만날 때」은 바람이 없는 세상의, 사람이 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세상의 이야기이다. 그런 곳에서 사랑과 그리움은 어떻게 비롯되어 어디로 흘러갈까? 주인공 석준은 손을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율을 어기고 한 여자의 얼굴에 손을 대려 하는데……

「배우 클럽」은 서울 대학로에 이사 온 여자에게 인기 없는 노총각의 이야기이다. 그는 대학로 낙산에서 우연히 '배우 클럽'을 발견하고, '이창동 지점장'에게 연기론을 듣게 된다. 결국, 그는 감자 요리에 집착하는 거유증 여자와 연기를 시작한다. 그는 그녀와 젊은 신혼부부를 연기하고, 그녀는 날씬한 20대 여자를 연기하는데……그들의 연기는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끝까지 진행될까?

「완전한 생물」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한문학자인 다카구미가 등장한다. 세상일에 무심한 그는 비밀리에 포르노그래피에 관한 논문들을 써왔다. 그 논문들에는 인간에 대한 그의 시선이 잘 드러나있다. 아버지는 다카구미에게 잔인한 기억을 심어주었는데, 그의 불우한 어린 시절은 그의 젊은 부인이자 예술가인 메이와 아픈 기억을 지닌 제자인 미로를 통해 마침내 드러난다.

[출판서서평]

소설집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완벽한 분석』은 한국문학에서 볼 수 없던 소재와 스토리로 채워져 있어, 독자들에게 먼 나라의 소설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동시에, 8편의 소설 모두 인간의 외로움에 천착하고 있어 군데군데에서 이야기의 바닥에 있는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이 이야기들은 바깥에 있는 사람에 대해 바깥의 언어로 이야기했기에, 자신이 사람들 안에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생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 그래서, 이 명제를 부정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이 소설집을 꼭 일독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저자소개

오컴 대표. 지은 책으로 경제경영서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 실천과 상상력》, 《가상현실》, 《스타트업 코리아》, 《왜 지금 드론인가》, 《4차 산업혁명 IT트렌드 따라잡기》 등과 인문교양서 《구글이 달로 가는 길》, 소설 《10년 후의 일상》,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완벽한 분석》, 동화 《여섯 손가락과 토끼 손잡이》, 《이제 내가 대장이야》가 있다.

목차

못생긴 남자의 첫사랑 9
나는 조선의 붉은 군대 사령관, 이위청이다 33
마닐라 병원 63
새틴 바우어 91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완벽한 분석 117
손과 얼굴이 만날 때 139
배우 클럽 153
완전한 생물 219
작가의 말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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