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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 씨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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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 씨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무영 지음 
  • 출판사다온길 
  • 출판일2020-02-09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버젓한 성명을 가졌건만 누가 어째서 지은지도 모르는 별명이 본명보다도 더 유명한 사람이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한둘씩은 으레껏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별명이란 대개 흉허물없는 사이거나 희영수를 할 때나 씌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굉장 씨는 특별한 관계나 필요가 없는 사람은 그의 본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정도다. 상·하동 삼백여 호에 굉장으로 통할 뿐만 아니라 삼십리나 떨어져 있는 신읍에서도 구읍(舊邑) 박굉장이라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군수고 서장이고 세무서며 조합, 우편국, 소위 관공서 직원 쳐놓고는 구읍 박굉장 댁에를 안 와본 사람이 없으니까 더 말할 나위도 없지마는 읍내의 웬만한 상점 치부책에도 그는 박굉장으로 적혀 있다. 개중에는 굉장을 본명으로나 아호로 알고 그렇게 부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만큼 그의 별명은 보편화해버렸다. 여기에는 그 자신이 굉장이란 별명을 시인한 때문도 있을 것이다. 그 자신은 차치하고 가족들까지도 "굉장 댁, 굉장 댁" 하고 자기 집을 부르는 일까지도 있는 터다.
굉장 씨의 본명이 무엇인가는 알 필요도 없다. 우리는 다만 그의 별명이 어떻게 해서 생겼던가만 알면 족할 것이다. 대개는 그가 말끝마다 ‘굉장’소리를 그야말로 굉장히 해서 굉장 댁이 된 모양으로 알지만(그것도 있지만) 그보다도 그의 집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말버릇도 말버릇이지만 그는 본래 굉장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가장 집물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몸에 지니는 단장이며 골통대, 심지어 주머니칼까지도 굉장히 부대한 것을 즐긴다. 쇠푼이나 있던 시절의 일이지만 해변으로 통하는 자동차 선로 허가를 맡아가지고 이 구읍으로 낙향을 하더니 멀쩡한 집을 헐어젖히고 가역을 시작했다. 들보는 강원도로, 주추는 서울로, 기와는 수원으로, 미장이는 전라도에서 이렇게 법석을 댔다. 노인 부모에 친정살이를 하는 딸 모자밖에 없는 단출한 가솔에 삼십여 칸의 그야말로 굉장한 집이다. 사랑채는 부연도 달고 유리분합을 들이고 등나무도 올리고 연못을 파고 석산을 모으고 했다.
--- “굉장 씨(宏壯氏)”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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