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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의 집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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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의 집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무영 지음 
  • 출판사다온길 
  • 출판일2020-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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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S 형, 형의 글을 받고 역시 사람이란 물과 같은가보다 했소이다. 그릇에 담아서 형태가 변하는 점에서! 신문이나 잡지 편집자에게는 양심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느니라고 언젠가 형의 논문에 오자가 여남은 개나 났던 것을 예로 들어서 만나는 사람마다 분개를 하고, 현대 조선의 인쇄술이나 현재 우리네 언론기관의 기구로는 그것이 거의 절대일 정도로 불가능하다고 변명을 하니까, 그럴진대 맹세코 그런 기관에 직을 갖지 않으니만 같지 못하다, 그런 것을 알고서도 몇 푼의 월급을 위해서 즐기어 파렴치한 직업을 가짐은 경멸하기에 족하지 않느냐, 이렇게 분개하던 형이 그때보다 별로 나아지지도 못한 잡지사에 직을 구한 것은 아우에게는 한 경이였거니와, 그보다도 아우를 놀라킨 것은 같은 학자들 중에서도 융통성이 없기론 유명타던 형이 잡지 편집에 관계한 지 불과 석 달에 이런 안을 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친구가 맡긴 돈이라고 어린 것이 폐렴으로 그야말로 명재경각의 위기에 있는 것을 보고도 그 돈을 헐어 쓰지 못하고 드디어 어린 것을 희생시킨 형으로서 어찌 잡지 편집에 직을 구할 용기가 났을까. 형은 물론 환멸을 느끼고 그만두리라 이렇게만 보고 있던 아우는 거번 그믐께 보낸 편지를 받고는 더욱 놀랐던 것입니다.
사실 형이 준 제목은 벌써 삼 년 가까이 붓을 들지 않은 아우에게 비상한 흥미를 주었더이다. 동기야 무엇이었든 한번 붓을 놓고 삼 년간 여러 편집자에게 졸려가면서도 파계를 하지 않은 아우에게 다시 붓을 잡을 흥미를 일으켜주었다는 점만으로도 편집자로서의 형의 수완을 만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 알다시피 빈곤한 잡지사로서 원고가 되어 들어오기보다도 허실이 되기에 더 가능성이 있는 아우에게 선뜻 삼십원의 선금을 보낸 점이라든가 이 돈의 소비기록을 지목한 점이라든가 역시 형에게는 그런 소질이 다분히 있었던 것이 아닌가 했습니다.
--- “누이의 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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