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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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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김동인 
  • 출판사수아르 
  • 출판일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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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그림 좀 봐 주십쇼."

그는 나를 이끌고 그림 앞에 가 섰다. 그러나 나는 그림을 보는 순간 마치 무엇으로 얻어맞은 것같이 멈칫 섰다.
그의 그림은 예수가 사십 일 동안을 광야에서 단식을 할 때에 마귀가 떡을 가지고 와서 꾀는, 그 신 이었다. 사람으로서의 극도의 주림과 괴로움과, 및 그것을 쳐 물리려는 경건한 넋을 ○는 그려보려 하였다. 극도의 추(醜)이면서도, 또한 극도의 미(美)인, 그 순간의 예수의 표정을 그려보려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그림 속에 나타난 예수의 표정은 어떠하였나. 고민은 확실히 나타나 있었다. 괴로움도 확실히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경건하고 참되고 굳세어야 할 예수의 표정에 의심과 증오와 악독함을 볼 때에, 나는 오히려 놀랐다. 나는 얼빠진 것같이 잠깐 그것을 바라보다가 두말 없이 나아가서 붓을 들고, 거기 흰 기름을 발라서 그 예수의 얼굴을 지워 버렸다. 그리하여 그 그림에는 악독함과 간사함의 권위인 마귀와(머리 없는) 예수와 뒤로 멀리 보이는 요단강 및 거기 점철되어 있는 양의 무리만 남아 있게 되었다.
--- “유서” 중에서

저자소개

호는 금동琴童, 춘사春士. 평양 진석동에서 출생했다. 기독교 학교인 평양숭덕소학교와 숭실중학교를 거쳐 일본의 도쿄 학원, 메이지 학원, 가와바타 미술학교 등에서 공부하였다. 1917년 일본 유학 중 이광수(李光洙), 안재홍(安在鴻) 등과 교제하였다. 1919년 전영택, 주요한 등과 우리나라 최초의 문예지 [창조]를 발간하였다. 처녀작 「약한 자의 슬픔」을 시작으로 「목숨」, 「배따라기」, 「감자」, 「광염 소나타」, 「발가락이 닮았다」, 「광화사」 등의 단편소설을 통하여 간결하고 현대적인 문체로 문장 혁신에 공헌하였다.

1923년 첫 창작집 『목숨』을 출판하였고, 1924년 폐간된 [창조]의 후신 격인 동인지 [영대]를 창간했다. 1930년 장편소설 『젊은 그들』을 [동아일보]에 연재, [삼천리]에 「광염 소나타」를 발표했다. 1932년 [동광]에 「발가락이 닮았다」, [삼천리]에 「붉은 산」을 발표하였다 .1933년에는 [조선일보]에 『운현궁의 봄』을 연재하는 한편 조선일보에 학예부장으로 입사하였으나 얼마 후 사임하고 1935년 월간지 [야담]을 발간하였다.

극심한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소설 쓰기에 전념하다 마약 중독에 걸려 병마에 시달리던 중 1939년 ‘성전 종군 작가’로 황국 위문을 떠났으나 1942년 불경죄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43년 조선문인보국회 간사로 활동하였으며, 1944년 친일소설「성암의 길」을 발표하였다. 1948년 장편 역사소설『을지문덕』과 단편「망국인기」를 집필하던 중 생활고와 뇌막염, 동맥경화로 병석에 누우며 중단하고 1951년 6·25 전쟁 중에 숙환으로 서울 하왕십리동 자택에서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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