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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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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묵돌 지음 
  • 출판사해피북스투유 
  • 출판일2024-07-07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 편집자의 말

작가는 질문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과학기술로 가득한 미래에 왜 인간은 없을까?
현재에서도 쉽사리 외면당하는 인간성이, 왜 모든 면에서 진일보한 미래에서 더욱 도외시되는 것일까?

바야흐로 우리는 지금 SF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SF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까지 SF 장르는 자연과학을 기반으로 둔 거대한 세계관과 초현실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어왔다면, 지금의 소프트SF는 인류학을 기반으로 하여 과학적 상상의 미래에 속한 인간에 집중한다. 그렇기에 단순 재미를 넘어 우리에게 사유하고 고민할 거리를 선사한다.
그렇다면 누구보다 부조리한 현실을 명확하게 짚어내는 작가가 과학 세계관으로 배경을 옮겨서 쓰는 SF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이묵돌만큼 적격인 작가가 있을까. 그렇게 여기, 지리멸렬한 현실을 직조하는 작가 이묵돌이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를 통해 그의 목소리를 담아 창조해 낸 잔혹하고도 눈부신 8개의 SF 세계관이 있다.
작가는 AI나 신인류에게 자리를 내어준 ‘인간’이 아직까지 그저 존재하고 있다는 ‘현상’만을 유지한 미래 세계관을 창조하여 ‘인간성’ 그 자체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그로 하여금 벅찬 현실을 딛고 서있는 ‘우리’를 조명한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그의 글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으리라.

- 편집자 조연수

“인간이 불완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불완전함이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이지.”
우리가 우려했던 미래에 서서 직시하는 인간성의 현주소.


작가는 우리가 흔히 ‘인간’이라고 칭하는 존재가 사실은 비인간과의 경계가 모호함을 드러내며 인간이란 무엇인지, 그 너머에 인간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첫 단편인 <본헤드>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선수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며 시작된다. 대중은 탓할 길 없는 원인을 의료과학계로 돌리고, 과학계는 보란 듯이 영속적인 모습으로 선수를 재탄생시키며 그 순간부로 ‘인간’의 조건 자체가 영원히 바뀌어버린다. ‘인간의 조건’에 대한 질문은 <사망유희>에서도 이어진다. 우연히 술집에서 만난 최애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 여자는, 알고 보니 그가 AI로 대체되어 세상에 부유할 뿐 어떤 존재로서의 자격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과 비인간의 기준을 지우며, 인간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인간성’이 과연 모든 인간에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인간’으로부터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그럴 수도 있는 거다, 라는 표현은 궁극적인 대전환을 맞이했다.”
인간, 그 하찮고도 열등한 생명체의 가치에 대해.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는 주로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현상’만을 유지 중인 세계들을 담고 있다. <피터팬의 결론>에서는 수명을 다한 인간이 뇌스캔을 통해 나이든 육신을 새 몸으로 교체하는 세계의 이야기다. 132세의 나이로 본인의 육신을 이끌고 보존하며 살아온 노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뇌스캔 작업을 하지만, 그의 뇌 용량은 판사직을 이어갈 수 없이 어린 나이로만 교체가 가능한, 고작 7기가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6시그마의 복음>에서 주인공은 배송기사로 일하고 있다. 모든 것이 기계로 대체된 세상에서의 배송기사란 물량으로 승부할 수 없기 때문에, 기계가 만드는 가끔의 오류와 실수를 완벽히 제거해야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단풍과 낙엽>에서의 ‘그’는 벅찬 현실과 그리운 과거의 간극에서 헤매다 우연히 얻게 된 ‘라플라스 버전’으로 게임 속 과거로 돌아가 행복을 찾으려 하지만, 현실의 나는 속절없이 스스로를 잃어가게 된다.
용량으로 지난 인생을 판단당하는 인간, 실수를 해서는 안 되는 인간, 게임 속 캐릭터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인간. 그들은 기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겨우 존재감만 영유해 가고 있다. 작가는 그들이 그저 하찮고 열등한 존재 같지만 결국 현재에 서있는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을 잔혹스럽게 짚어낸다. 그 속에서 우리가 잃지 않고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세계에는 그 세계에 마땅히 존재해야 하는 사람들이 없어.”
‘인간’으로서 영유해야 할 것을 빼앗긴, 멸망의 끝에서 다시 꿈꾸는 미래.


우리는 미래를 상상할 때 눈부시고 풍부한 문명을 꿈꾸지만 과연 그것만이 변치 않는 진실일까? 달 여행, 생각만 해도 황홀한 미래의 대명사 같지만 <문 리버>에서 그린 달나라는 꿈나라 같지 않다. 달에서 N번째 세대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자매는 달에서 태어난 ‘루나리안’과 공존하고 있다. 달에서의 노동에 최적화되어 노동자로서의 삶뿐인 루나리안들이 ‘행복’을 찾기 시작하며 지구인들의 삶이 가라앉기 시작한다. 한 장면의 긴 호흡으로 소설을 끌고 가는 <어느 노령화 사회의 일자리 대책>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의 손으로 일군 것이 없어 의아한 한 남자의 시선을 따라간다. 남자는 자신의 존재 근거를 찾기 위해 쫓아가며 모든 것을 놓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점을 찾는다. 지구의 몰락 이후의 인간 군상을 그려낸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는 세계관 자체가 굉장히 인상 깊다. 끝없이 새로운 세계를 탐닉하던 인류로부터 자연은 모든 것을 앗아가고, 태초로 돌아간 인간들의 삶을 그리며 우리들의 과거 지향점이 지양점으로 바뀌는 장면들을 선보인다.
발전과 편의를 갈망하는 인간 앞에는 끊임없이 갈림길이 놓인다. 하지만 우리는 미처 그 갈림길을 인지하지 못하여 주의해야 할 것들을 끝내 놓치고 만다. 날카롭게 이 지점을 짚어내는 저자는 우리를 쉽게 탓하지 않는다. 그가 창조해 낸, 현실을 투영한 세계는 차갑고도 잔혹하여 도저히 희망을 찾을 수 없을 듯하지만, 그 속에서의 인물들은 멸망 너머의 빛을 찾아 기어코 우리에게 따스한 구원의 손길을 건네고야 만다.

저자소개

1994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나 부산과 대구에서 자랐다. 현재는 서울 관악구에서 십 년째 살고 있다. 《역마》, 《시간과 장의사》, 《적색편이》와 《모두가 회전목마를 탄다》 같은 책들을 냈다. 자기소개를 더 길게 쓰던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관뒀다. 글은 그냥 먹고살려고 쓰는 편이다.

목차

프롤로그



본헤드 Bonehead

문 리버 Moon River

사망유희 Game of Death

어느 노령화 사회의 일자리 대책 Employment Measure in an Aging Society



인터미션



피터팬의 결론 Peter Pan’s Conclusion

6시그마의 복음 Gospel of 6ix Sigma

단풍과 낙엽 Foliage and Leaves

카누를 타고 파라다이스에 갈 때 When Paddling to Paradise by Canoe



에필로그



작가의 말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