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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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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2xxxxn 
  • 출판사젤리빈 
  • 출판일2023-01-31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미리 보기>
면적 296만 9,000㎢, 길이 약 4,000km, 최대 너비 약 1,600km, 평균수심 1,458m, 최대 수심 4,404m인 대서양의 부속해.
누군지도 모를 여자의 배에서 태어난 이래로 첫 기억은 그래. 어둠과 습기 가득한 지하창고 한가운데에 중년 남성이 벌벌 떤 채로 빌고 있는 장면, 그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서 온몸에 생채기가 흠씬 묻어난 모습.
남자는 이렇게 말했어.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해. 왜냐하면 허윤배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울음 가득한 목소리로 한참을 빌었거든. 물론 허윤배는 그런 처지에 조소 따위 뱉을 만한 인간이 아니라 철 트레이 위에 가지런하게 올려진 펜치로 손톱을 하나하나 뽑았어. 아주 정성스럽게도.
검지가 반쯤 들리자 남자는 혼절하기 직전이었는데, 트레이 바퀴 밑으로 흐르는 피를 보며 순전히 내 의식에서 나온 생각들을 입 밖으로 꺼냈어. 아마 그때가 아홉 살이었나.
"더러워."
정말 더러웠어. 남자는 며칠 못 씻은 사람마냥 군데군데 때가 묻어있고 손톱이 뽑히면서 입에 고인 침들이 목까지 흘러내렸거든. 그에 비해 허윤배는 멀끔한 정장 차림에다가 광이 나는 외제 구두를 신었으니 내가 그런 말을 뱉을 법도 해.
허윤배는 펜치를 내려놓고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어. 원래도 눈이 커서 조금 무섭다는 느낌을 받긴 했는데 저렇게 희번득뜨니까 겁에 질려 꼼짝도 할 수 없더라. 천천히 다가와서는 피가 잔뜩 묻은 손으로 내 소매를 붙잡고 말했어.
"너는, 이제 여진이야. 알겠니."
처음으로 이름이란 것이 생겼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름이 없거든. 물론 부르는 명칭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게 그 사람들의 진짜 이름은 아니니까. 죽으면 재로 남을 무연고자뿐이어서 우리는 그런 사사로운 것들에 얽매이지 않기로 약속했어. 하지만 제선이는 제선이고, 세영이는 세영이야.
제선이는 내가 14년쯤 살았을 무렵 스무 살이라고 했어. 그때 키가 몇이었더라. 150cm 조금 안 되던 나와 비등했으니 제 또래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 신체 조건이지. 게다가 남자여서 일을 하러 갈 때면 다들 제선이를 지체장애인으로 봤는데, 나는 그걸 트집 잡아 놀리는 새끼들이 있으면 주머니에 넣어 다니던 커터 칼로 허공을 저었어.
겁만 주었을 뿐인데 꽁무니 빠지게 도망치는 광경이란. 아무튼 제선이는 뭐든 잘했어. 키는 안 닿지만 사무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조리 도구나 자잘한 식재료로 아침밥을 해주고, 일 처리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허윤배가 굶기는 날엔 몰래몰래 빵 쪼가리를 갖다주기도 했어.
"야, 너는 요리도 잘하면서 왜 여기 있냐. 나가서 중국집이나 해 매일매일 짜장면 얻어먹게."
<한뼘 로맨스 컬렉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로맨스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로맨스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로맨스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로맨스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클럽_몰도비아
그대 품 안에 고양이가 되고 싶다_가시오이
그때 그 관계_글도비
첫눈에 반하기 좋은 봄_조문주
나에게만 귀여운 당신_모나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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