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허지애
- 출판사젤리빈
- 출판일2023-02-21
- 등록일2023-07-31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303 K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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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리 보기>
나는 우왕좌왕하는 듯 커지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앞이 어두컴컴한 중에 빛의 광선이 눈앞에 파고들었다. 정신을 어둠 속에서 바짝 차리고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는 다소곳이 책상 위에 모아놓은 두 팔에서 이마를 떼었다. 눈앞에 쏟아지는 햇살에 나는 잠시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들고서 좌우를 살펴보았다. 똑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 색깔 마커들이 줄지어 놓인 넓은 하얀 칠판, 교탁 등등 익숙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계를 확인해 보니 아직 점심시간 직후 쉬는 시간이었다.
'나 원 참, 나 춘곤증이라도 있나 봐. 아까 점심식사 후 이렇게 세상 모르게 곯아떨어졌네. 정신도 못 차릴 정도로 잤었던 거구나...'
나는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불편하게 잤던 터라 욱신거리는 어깨 통증을 느꼈다. 나는 기지개를 쭉 펴며 늘어지도록 하품을 했다. 왜 그렇게 자냐고 신경 써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왠지 모를 고립감이 느꼈다. 나만 자다 일어났을 뿐, 학생들은 대부분 서로 재미있게 이야기 나누고 몸 장난치느라 정신들이 없었다. 나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멍하니 인상을 잠시 쓰고 있었다.
나는 어깨 아래까지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흑단 같은 머리칼로 뒤덮인 어깨 위로 닿는 손길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나의 흑연처럼 어두운 눈동자가 간 데는 다름 아닌 똑같은 교복을 입은 단발머리 같은 반 소녀였다. 그 소녀의 명찰에는 이다빈이라고 적혀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다빈은 잠시 싱긋 웃어 보였다.
"제나야, 너 그 이야기 들었어? 우리 학교에서 엄청 유명한 이야기인데..."
"무슨 이야기길래? 난 아직 몰라."
나는 입을 모은 채 두 눈을 한쪽으로 굴렸다.
"혹시, 나한테도 알려 줄 수 있어? 갑자기 엄청 궁금해. 나 빼고 전교생이 알고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있잖아, 우리 윗학년 이매지 선배 이야기야. 매지 선배 엄청 유명하잖아. 물론 나 그 선배 좋아하는데 당연히 모를 수가 없잖아."
다빈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너스레를 떨다가 갑자기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아이 참, 매지 선배 갑자기 엄청 잘생겨졌대."
"그건 다 아는 거 같아. 그 선배 외모로 유명한 건 나도 이미 알고 있는데..."
나는 매지 선배의 외모 유명한 것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충 맞장구쳐주고 다시 다빈을 향해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다빈의 눈빛은 몹시 흐리멍텅하여 넋마저 나가 있었다. 발그스레하게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져 있는 다빈은 영락없이 사랑에 빠져있었다. 다빈이 매지 선배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으로 이해는 되었다. 그러나 나는 다빈의 눈이 초점을 잃은 채 홀린 듯 흐리멍텅한 것이 여전히 신경 쓰였다. 나는 다빈에게 조심스러운 태도로 넌지시 말했다.
"다빈아, 너 혹시 괜찮은 거야? 내가 보기에 너 눈빛이 너무 멍해 보여. 물론 매지 선배 좋아하는 마음은 이해해. 전교 여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우리 학교 선배잖아..."
"......"
다빈은 픽 웃으며 몸을 배배 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빈의 두 눈은 흐리멍텅하다 못해 홀려 있는 듯 초점이 없었다. 그리고 다빈은 어딘가 모르게 공허해 보일 정도로 멍해 보였다. 나는 말을 흐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다빈이 매지 선배를 몹시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입안으로 입술을 말아 넣은 채 다빈을 다시 조심스레 쳐다보았다.
<한뼘 로맨스 컬렉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로맨스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로맨스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로맨스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로맨스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살인의 이유_금스푼
찌질이 너드에게 귀여움을 한 스품_초쿠
불순한 옆집 부부_김뭉니
세희 이야기 - 선생님 말고 오빠_여우꼬리
마왕 잡는 용사님_하얀슬리퍼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