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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은이), 윤우섭 (옮긴이)
- 출판사현대지성
- 출판일2023-03-24
- 등록일2023-07-31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22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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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죽음과 삶의 의미를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톨스토이 명단편 3편
우리는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으며 ‘죽음’이라는 주제를 자주 접한다. 실제로 그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아홉 살에 아버지를 여읜다. 장성해서는 27세에 셋째 형이, 31세 때는 맏형이 세상을 떠났다. 어린 시절 부모의 죽음을 비롯하여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은 작가에게 깊은 심리적 상처를 남겼다. 그때부터 죽음은 톨스토이를 평생 따라다닌 숙제로 남았으며, 작가 자신도 한때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전쟁과 평화』(1863-1869), 『안나 카레니나』(1873-1878), 『부활』(1889-1899)을 포함해 많은 중단편도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그의 문학적 성취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실존적으로 올곧게 살아가려는 치열한 몸부림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볼 수 있으며, 이는 작품 면면에 사상적 배경으로 흐르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은 죽음을 끔찍할 정도로 명확하게,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죽음에 진정으로 반응하는 법, 죽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는다.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죽음을 앞둔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새로 깨어나고 성장하는 부분이다. 이반 일리치는 죽음의 순간에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주인과 일꾼」(1895)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한 기독교 세계관(이웃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은 평소 세속적으로 살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죽음 앞에서 자기를 포기하면서 전에 없던 기쁨의 실체를 만난다. 신과의 온전한 연합은 이러한 이웃 사랑을 통해 완성된다.
「세 죽음」(1859)은 톨스토이가 30세 무렵, 심각한 영적 고뇌를 겪기 전에 쓴 단편으로, 서로 다른 형태의 죽음에 대해 다루며 죽음에 대한 작가의 초기 견해를 엿볼 수 있다.
그에게 죽음이란 역설적으로 삶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주제였다.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채
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죽음이 완성한다는 진실을 드러낸다. 인생의 위기를 만났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여전히 막막해하는 독자들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담담히 사유하게 하는 역작이다.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있다면…
톨스토이가 던지는 인생문답 앞에 서라
“어떻게 이 죽음을 사랑할 것인가?”
톨스토이를 읽으면서 우리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자주 접한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을 포함해 많은 중단편이 이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극심했던 1828년 귀족 가정에서 태어났다. 실제로 그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아홉 살에 아버지를 여읜다. 장성해서는 27세에 셋째 형이, 31세 때는 맏형이 세상을 떠났다. 어린 시절 부모의 죽음을 비롯하여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은 작가에게 깊은 심리적 상처를 남겼다. 그때부터 죽음은 톨스토이를 평생 따라다닌 숙제로 남았으며, 작가 자신도 한때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자살에 대한 공포로 총과 올가미를 숨겨놓아야만 했다.
톨스토이가 생각한 방법은 죽음을 피하지 말고, 직시하고 껴안고, 심지어 사랑하는 일이었다. 죽음이 자신을 괴롭히게 두는 게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파트너로 환영하자는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기본적으로 죽음이 육체적인 사건일 뿐만 아니라 영적인 사건이며, 깨달음과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 톨스토이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해서는 도덕적, 영적 가치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다고 믿었고, 죽음을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사후 세계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다. 죽음 자체는 끔찍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유익이 있음을 알았다.
죽음과 삶의 의미를 가장 사실적으로,
여러 관점으로 보여주는 톨스토이 명단편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주인공의 죽음을 향한 여정을 자아 발견과 해방의 과정으로 묘사한다.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물질적 소유와 사회적 지위에 집중하며 피상적이고 남들이 살던 대로 별 고민없이 살아가던 인물이다. 하지만 병에 걸리고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그는 자신을 지탱해왔던 가치관과 존재 의미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동시대인들과 작가의 증언에 따르면, 작품에는 1881년 6월 2일에 심각한 질병으로 사망한 툴라 지방 법원의 검사이자 실제 인물인 ‘이반 일리치 메치니코프’의 죽음이 반영되어 있다. 그는 화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인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일리야 일리치 메치니코프의 형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차이콥스키는 1886년 7월 12일 일기에서, 톨스토이야말로 시공을 초월하여 가장 위대한 예술가이며, 덕분에 러시아인이 유럽인들의 성취 앞에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반 일리치는 죽음에 직면함으로써 전에는 몰랐던 삶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고, 인간관계와 연민을 소중히 여기며, 자존심과 자만을 버리는 법을 배운다. 그 과정에서 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내면의 자유와 진정성을 발견한다. 즉, 그에게 죽음은 단순한 물리적 사건이 아니라 초월과 변화의 순간이 되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죽음에 진정으로 반응하는 법, 죽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는다. 기실 그것이 필요한지 우리는 잘 모른다. 그저 일하고 관계 맺고 다투는 일상을 살아가느라 바쁠 뿐이다.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가 죽음에 앞서 깨닫는 삶의 의미를 먼저 깨닫기를 희망한다.
두 번째 작품 「주인과 일꾼」에서는 무엇보다 두 가지 삶의 태도, 두 가지 가치 체계가 뚜렷하게 대비된다. 상인 바실리 안드레이치 브레후노프의 삶의 원칙은 “열심히 일하라. 그러면 하느님이 주실 것이다”라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부를 얻고 그것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반면에 니키타는 성 니콜라우스처럼 부지런하며 타인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다.
질병으로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이반 일리치와는 달리 안드레이치와 니키타는 살인적이고 폭력적인 눈보라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들은 후회나 무의미함을 느끼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원초적인 충동으로 서로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탈출 시도가 실패한 후 안드레이치에게는 큰 전환이 찾아온다. 그는 버려진 썰매에서 얼어붙은 니키타를 우연히 발견하고 열 오른 자신의 몸과 외투로 니키타를 덮어 그에게 온기를 전달한다. 주인공은 평소 세속적으로 살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죽음 앞에서 자기를 포기하면서 전에 없던 기쁨의 실체를 만난다. 신과의 온전한 연합은 이러한 이웃 사랑을 통해 완성된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한 기독교 세계관(이웃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세 번째 작품 「세 죽음」은 귀부인과 마부, 그리고 나무의 죽음에 대해 보여주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죽음과 그렇지 못한 죽음을 대비해 보여준다. 이 세 죽음은 문학적 상징성뿐만 아니라 죽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톨스토이는 죽음을 다양한 관점에서 탐구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태도를 되돌아보도록 한다.
죽음 주제 대표작 『이반 일리치의 죽음』 포함,
감동적인 3편 안에 담긴 작가의 인생관과 세계관
현대지성 클래식이 49번째로 출간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죽음에 관한 톨스토이의 명단편 3편을, 경희대학교 러시아어과 명예교수 윤우섭 교수가 옮긴 러시아어 번역본이다. 역자는 58개의 각주와 31쪽에 걸친 풍부한 해제를 통해 각각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집필 배경과 해설을 상세히 덧붙여 본문에 대한 풍성하고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전쟁과 평화』(1863-1869), 『안나 카레니나』(1873-1878), 『부활』(1889-1899)도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그의 문학적 성취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실존적으로 올곧게 살아가려는 치열한 몸부림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죽음에 대한 톨스토이의 관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했고, 자기 경험과 영적 탐구가 깊어지면서 이웃 사랑의 관점을 분명히 하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톨스토이 단편 3편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죽음이 깨달음과 구원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은 두려워하거나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진정한 자아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삶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여기는 것이다. 죽음의 필연성을 인정함으로써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품격 있는 인간의 삶을 강조해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 애썼던 톨스토이지만 3편의 작품을 통해서는 ‘나다운 삶’이 그 품격의 중심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1828년 9월 9일 러시아 툴라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났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친척들 손에 자란 톨스토이는 16세에 카잔대학교에 입학했지만, 형식적인 교육에 실망해 그만두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오가며 방황하던 톨스토이는 1851년 형 니콜라이를 따라 군에 입대한다. 군대에 복무하면서 〈어린 시절〉 등 자전적 삼부작을 발표해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1850년대 후반에는 농민들의 열악한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교육에 있다고 판단, 야스나야 폴랴나 농민의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열고, 교육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병행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평론을 썼으며,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 등의 문학작품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자기완성과 악에 대한 무저항, 사적 소유 부정이라는 철학적 관점에 기초하여 《고백》 《인생에 대하여》 《예술론》 등을 저술하고 당대 러시아 사회와 종교를 강렬하게 비판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정교에서 파문을 당하고 정부의 압박을 받았지만, 모든 걸 가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러시아 황제와 달리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지만 모든 걸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러시아 황제로 불릴 만큼 민중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만년에 이르러 술·담배를 끊고 채식주의자가 되었으며 농부처럼 입고 노동하며 생활했다. 생전에 수많은 톨스토이주의자가 야스나야 폴랴나에 몰려와 농민공동체를 형성하기도 했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조용한 피난처를 찾아 집을 나선 며칠 후, 1910년 11월 7일 아스타포보 역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의 가출은 현실에 대한 극복이자 다른 삶을 향한 마지막 도전으로 상징된다. 작가이자 폭력을 거부한 평화사상가, 농민교육가이자 삶의 철학자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주었다고 평가받고 있다.목차
이반 일리치의 죽음
주인과 일꾼
세 죽음
해제│윤우섭
레프 톨스토이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