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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부인의 직업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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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부인의 직업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조지 버나드 쇼 (지은이), 이원경 (옮긴이) 
  • 출판사좋은땅 
  • 출판일2023-05-01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조지 버나드 쇼는 왜 이 희곡을 썼는가?

쇼가 자신의 세 번째 희곡인 이 작품을 썼던 1893년은 빅토리아 시대의 막바지로서, 기혼여성의 재산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된 지 10여년이 지난 때였다. 또한 여성은 남성과 대등한 선거권을 갖기 위해서 아직 35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이러한 환경은 작가가 여성을 사회적 약자라고 보도록 하는 데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가 당시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말해 주는 한 대목을 들어보자.

여성에게 정조를 지키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의 대가가 굶주림이라면, 그것을 포기하면 즉시 안락함이 주어진다면 그런 강요는 별 설득력이 없다.
인 중독으로 인한 피부 괴사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 시간에 2.5펜스를 받고 성냥 공장에서 일하거나 부유한 남성으로부터 귀여움을 받으며 안락하게 지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어느 예쁜 처녀에게 제안한다면 후자로 선택이 기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빅토리아 시대 고용주들은 그런 짓들을 했고 전 세계의 고용주들도, 사회주의적인 법에 의해 제동이 걸리지 않는 한, 여전히 그런 짓들을 하고 있다.

당시는 여자 대학생은 시험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고도 일등상이 남성에게 돌아가는 장면을 무심한 듯 지켜볼 수밖에 없었으며,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서는 여성들에게 교육은 제공했으나 학위(BA)는 수여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결국 여자가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차별의 아픔을 겪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쇼는 여성의 처지를 취약하게 만드는 데는 빈곤뿐만 아니라 교육의 부재가 한몫했다고 본 듯하다.
작가는 이 연극에서 새로운 두 여성상 즉, 교육을 별로 받지 못했지만 나름의 주관으로 삶을 개척해 나간 워렌 부인과, 22세의 딸 비비를 주요인물로 등장시킨다.
워렌 부인은 외모가 출중하면서 빈곤층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여성이 드물지 않게 택하는 길 즉 매춘에 뛰어든다. 그런 삶 가운데에서도 딸 비비를 잘 교육시켜 결국 케임브리지 대학까지 졸업시킨다. 그녀는 딸에게 직업도, 사는 곳도,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평범하지 않은 삶과는 달리 딸을 좋은 혼처에 결혼시켜 번듯하게 살게 하고 싶은 어머니는 딸에 대한 지배력을 놓으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던 참에 비비는 어머니가 조직 매춘업의 총지배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대편의 삶을 자신의 논리에 따르도록 이끌려는 두 여성의 갈등이 극의 끝까지 치닫는다.
한편 이 극에는 관계가 불편한 부자인 가드너 목사와 프랭크도 나온다. 이 장면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서 리어왕과 셋째 딸 코딜리아의 갈등과 더불어 글로스터 백작과 그의 맏아들 에드거의 갈등이 중첩되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탐욕스러운 자본가를 대변하는 크로프츠 준남작, 무능하고 위선적인 가드너 목사, 남에게 빌붙어 살려는 젊은이 프랭크, 나약해 보이는 이상주의자이자 건축가인 프레드, ‘비비의 아버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관련한 근친상간에 대한 염려 등 당시 영국의 기득권층이 불편해할 만한 소재를 두루 담았다. 따라서 이 작품이 당시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쇼가 이 연극을 쓴 것은 조직매춘의 실체를 드러내어 결국은 이것을 근절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러한 취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보자.

나는 나를 곤란하게 만든 첫 번째 작품에서, 매춘이 알고 보면 경제현상의 일부라는 것을 밝혔다. 사람들은 매춘의 원인을 성적으로 방탕한 여자와 그런 여자를 찾는 남자 고객 탓으로 돌리곤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성실한 여성은 합당한 보수를 받지 못해 모멸감을 느끼고, 매춘부는 과분한 보수를 받으며 사치스럽게 사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가난하지만 약간의 매력이라도 있는 여성이 스웨터 공장에서 시간당 2펜스를 받으며 하루에 16시간씩 일하거나 인 중독의 위험을 무릅쓰고 주당 5실링을 받으며 성냥 공장에서 일하는 대신, 거리로 나가 몸을 파는 것은 순전히 자존심 때문이다. 바로 이와 같은 경제적 이유에서 매춘이 발생한다. 당시 그러한 사실을 폭로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했는지는 몇 년 뒤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을 통해 입증됐다. 추잡한 자본가들이 만든 국제 매춘조직, 일명 화이트 슬레이버리가 어찌나 기승을 부리는지 정부가 손쓰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책이라고는 남자 포주를 태형에 처한 것이 전부였다. 매춘사업의 독점권을 여자 뚜쟁이에게 넘겨준 결과만 됐다. 이를테면, 워렌 부인 같은 사람한테 말이다. 《워렌 부인의 직업》이 금지되지만 않았어도, 사람들은 매춘에 대해 더 잘 이해했을 것이다. 또한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대책을 내놓지도 않았을 것이다.

옮긴이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한 미혼모가 분윳값을 벌기 위해 그 ‘직업’에 나선 동안, 빈방에 홀로 남겨진 아기를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아동학대 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집행유예선고를 받았다고 한다. 미혼모 사건의 재판부는 ‘범행의 결과를 놓고서 피고인만을 사회적으로 강도 높게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라는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의 목소리에는 130년 전 쇼가 내지른 외침의 잔향이 실렸다는 느낌은 옮긴이만의 것일까? 앞으로 130년 후에는 세상 돌아가는 형편이 얼마나 달라질지 궁금하다.’

저자소개

아일랜드의 극작가 겸 소설가, 비평가, 웅변가. 더블린 중산층 가정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으나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가세가 기울어 초등학교 교육밖에 마치지 못했다. 모친의 영향으로 음악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어릴 때부터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로시니, 벨리니, 도니체티, 베르디 등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나 휘파람으로 부를 수 있었다고 한다. 정규 교육을 받은 기간은 매우 짧았지만 개인적으로 음악 외에도 문학, 미술에 관심을 보이며 배움을 이어나갔다. 1876년 런던으로 이주하여 작가이자 소설가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1880년대 중반에 이르러 연극과 음악 비평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1894년 희곡 《무기와 인간Arms and the Man》으로 첫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약 13년간 신문과 잡지의 비평란을 담당하며 주로 음악, 미술, 연극, 문학 분야의 평론 활동을 이어갔고, 1880년대 후반에서 1890년대 초반에 걸쳐 약 6년간 〈스타The Star〉와 〈월드The World〉지를 통해 선보인 음악 평론은 그의 수많은 글 가운데서도 정수로 꼽힌다. 음악 평론은 엘리트 계층보다는 모든 사람이 즐겁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평소 소신대로, 전문 용어를 피해가며 비전문가를 위한 글을 썼다. 대표 극작품으로 《인간과 초인Man and Superman》(1903) 《피그말리온Pygmalion》(1913) 《성녀 조앤Saint Joan》(1923) 등이 있으며 192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옮긴이 머리말



등장인물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옮긴이 덧붙이는 말



참고문헌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