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상세보기

나비 (커버이미지)
알라딘
나비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아델리 
  • 출판사젤리빈 
  • 출판일2023-06-13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미리 보기>
조용하다. 다른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 오직 나만의 세계에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한 조각 구름조차 없는 결벽(潔癖)한 푸른빛이 끊임없이, 끊임없이.
등 뒤로 전해지는 차갑고 단단한 콘크리트의 감촉만이 겨우 현실 속에 나를 묶어둘 뿐이다. 멍하니 누운 채로 손을 뻗어본다. 하늘을 어루만지기라도 할 듯. 하지만, 손길에 스치는 것은 미지근한 바람뿐.
-삐걱.
귀에 거슬리는 쇠의 마찰음. 이미 몇 번이나 들어 익숙한 그 소음은 옥상의 녹슨 철문의 손잡이가 돌아갈 때 만들어진다. 누군가 옥상 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 그것은 학교라는 커다란 상자 밖으로 나오는 행위와 같다.
옥상의 자물쇠가 고장 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텐데. 나만의 공간을 침해받은 것 같아 살짝 불쾌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뒤이어 솟아나는 호기심은 그런 기분 따위 가볍게 밀쳐내 버린다. 누구지?
생각을 이어가는 동안 끼이익, 문 열리는 소리가 울렸다. 이어지는 발소리. 저벅, 저벅, 저벅.
서는 것은 귀찮았기 때문에 그대로 누운 채 고개만을 돌려 대상을 살핀다.
깔끔한 검은 단화와 흰 양말. 무릎 아래까지 살짝 내려온 치맛자락. 요즘에 보기 드물 정도로 교칙을 완벽하게 따른 차림. 조금 더 고개를 들자 과연, 예상하던 대로다. 어깨너머로 단정하게 땋아 내려진 양 갈래머리 굵은 플라스틱 안경테.
언제나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고 하루에 한두 마디 입을 열까 말까 한 아이. 그래, 그녀.
입술만을 움직여 그 이름을 말해 본다.
조예은.
이상하다. 지금은 수업이 한창일 텐데. 눈썹 한 올까지 '교칙'의 모범이라 할 수 있는 그녀가 이런 시간에 이런 장소에 오다니.
그녀는 천천히 난간 앞까지 걸어가 멈춘 뒤 신발을 벗어 가지런히 한 뒤 그 위에 올라섰다.
나른한 햇빛, 끝을 알 수 없는 하늘의 깊이에 취한 멍한 머리로 뭘 하는 걸까? 생각하는 사이 그것은 일어나 버렸다.
그녀의 모습이 난간에서 사라지고 몇 초 후 질량감 있는 소리가 저 아래에서부터 울려 퍼진다.
-쿵.
푸른 하늘, 미지근한 바람. 그리고 차가운 콘크리트 위에 남겨진 검은 색 단화 한 켤레.
나의 세계에 새겨져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흔적.
<한뼘 로맨스 컬렉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로맨스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로맨스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로맨스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로맨스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오래된 연인_원래이런사람
오늘 선봅니다_땅콩곰
괜찮아요, 연인이야_님도르신
레이디 샤를로테_호랑
나에게만 귀여운 당신_모나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