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예소연 (지은이)
- 출판사허블
- 출판일2023-06-06
- 등록일2023-08-31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28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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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총상에서 흘러나오는 피로 쓰는 우리 세대의 서바이벌 가이드
최진영 강력추천 “읽는 동안 계속 예측을 빗겨가는 신선함”
혐오와 살상의 세계를 질주하는 AI 고양이와 할머니 용병
우아한 해피엔딩 대신 폭발과 생존을 선택하는 용감한 SF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도망쳐야 한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잔혹한 세계의 생존 미션
역대급 카타르시스 킬링 서바이벌 여성서사 SF
40년 동안의 3차 세계대전으로 모든 것이 초토화된 된 세계. 사막의 전쟁터에 남겨진 용병들은 ‘워커’라고 불리며 커뮤니티를 이뤄 살아간다. 할머니 용병 ‘창’, ‘아샤’, ‘말리’는 워커 커뮤니티에 반란을 일으켜 부상을 입은 몸으로 도망자 신세가 되고, 이들을 AI 고양이 로봇, 생체조직으로 이뤄진 AI 두더지 로봇이 돕는다. 로봇들이 이끈 안식처 신비한 습지 동굴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자신들이 속한 위험한 세계는 안전한 세계(트라움)를 위해 존재한다는 소름끼치는 세계의 진실에 대해 각성하게 되는 할머니 용병들. 고양이 로봇이 할머니 용병 '창'을 치료하기 위해 동료의 부품을 제공하는 등 인간과 비인간, 믿음과 불신의 경계가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놀라운 생존 서사가 펼쳐진다. 이들은 남겨진 세계의 자원을 독점해 초현실적으로 안전하고 풍요로운 도시 트라움의 바리케이드를 해제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최후의 전쟁을 감행한다.
망가진 세계의 비가시권을 질주하는 할머니 용병과 AI 고양이
사랑과 의심 사이를 오가는 인간 본성을 그린 예소연 첫 장편소설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의 전쟁을 치러내는 우리의 흉터를 지워줄 의연한 SF
202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에서 경이로운 노인 여행 서사를 탄생시킨 작가로 찬사받으며 한국 문단에 등장한 예소연. 그가 2022년 겨울 《현대문학》에 발표한 「사랑과 결함」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사랑의 계보학으로 《문학동네》 계간평(2023년 봄호), 《문학과사회》 이 계절의 소설(2023 봄), 《문학사상》 이달의 문제작에 오르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사랑과 결함」이 수록된 『소설 보다 : 봄 2023』은 올봄 전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2023 제13회 문지문학상”에 노미네이트된 사실만으로도 차기작이 가장 기대되는 작가 중 한 명인 예소연. 인간관계의 다면성에서 비롯한 균열을 치열하게 탐구해온 그가 이번에 허블에서 출간하는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은 인간 바깥까지 소설의 경계를 확장한다. 비인간 주체 로봇 고양이 치즈는 인간보다 먼저 이 세계의 종말을 예견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가장 고군분투하는 존재다. 농업용 로봇 고양이었지만 살아 있는 고양이의 기억을 이식받게 된 치즈는 모든 동물이 멸종된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에는 전쟁으로 초토화가 된 척박한 사막과, 한정된 자원을 점유하여 풍요롭고 안락한 환경을 유지하는 요새 트라움이 공존하고 있다. 사막과 요새의 이러한 공존은 위험한 세계는 안전한 세계를 위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는 오늘날의 진실을 비추어 낸다.
사회인류학 박사이자 작가로서 기후 위기와 픽션의 관계성을 연구한 아미타브 고시는 소설가들이 기후 위기에 대한 발언은 에세이로 충분하다 여기며 정작 자신들의 전공인 소설에서 기후 위기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기후 위기를 픽션의 단순한 배경으로서뿐만 아니라 주연의 비중으로 다뤄줄 것을 호소하는 환경권의 절박한 주문에, 이 소설은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있다. 할머니 용병들과 로봇 고양이의 연대로 이뤄진 작은 군대의 박력 넘치는 질주는, 모래폭풍 등의 위기와 함께 어우러지며 기후 SF로서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준다. 기후 위기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각 장이 디스토피아 게임 스테이지처럼 치밀하게 설계된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은 올 여름 독자들을 사로잡을 극한의 다크투어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가 선택한 미래의 재앙을 살에 와닿게 체험하게 된다. 우리가 문명 밖으로 밀어내며 외면한 추하고 더럽고 작은 것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소설이 이야기하는 것은 낭만적인 해피엔딩이 아니라, 폐허가 된 세상속에서도 내일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의연하고 곧은 마음이다.
“잿빛 미래에서 위트와 존중을 잃지 않는 소설” _최진영(소설가)
“의심과 믿음의 경계를 부수고 재접합하면서 만들어내는 드라마” _인아영(문학평론가)
작은 존재들의 반격, 멸망으로 치닫는 세계의 모래시계를 뒤집는 여성서사
인간의 일생에서 영원히 아물지 않는 환부인 죽음과 사랑의 영역을 극단까지 탐구해온 최진영 작가. 그는 대표작 『해가 지는 곳으로』의 에필로그에서 우리가 싸움을 하기 위해서 알아야할 가장 중요한 것이 결국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최진영 작가는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을 읽는 동안 모든 예측이 빗나갔다고 말하며, “그 빗나감이 신선하고 반가웠다”는 추천사를 썼다. 최진영 작가는 또한 “인류 멸망이 상상에 불과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그것은 상상보다 예언”에 가까우며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이 우리의 예견된 멸망에 대한 “냉철하고도 따뜻한 이야기”라고 천명한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의 주요 캐릭터들이 가진 의연함과 냉정함 사이에서 빛나는 것은 여성의 ‘강인함’이 아닌 ‘연약한’ 면모다. 이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싸우며 상처입어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은 휴전 협정 후 사막에 남겨진 할머니 용병들과 로봇 고양이의 음울한 여정을 서사화하고 있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절망적인 상황과 혐오를 타개해 나가는 방식이 공격적인 증오가 아닌 타자에 대한 사랑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타자에게 언어와 비언어를 동원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폭력적인 상태가 인간의 고유한 본성에 가까운지,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는 상태가 인간의 본성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에서 입장이 뒤집히며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인류학자 리처드 랭엄은 인간의 사회화가 고도로 발달하면서 우리는 더 이상 야생 동물들처럼 일상에서 분노하는 즉시 서로를 죽일 수 없게 되었지만, 억압된 폭력성이 전쟁과 같은 대규모 살상으로 분출되며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의 주인공인 용병 창, 아샤, 말리는 전쟁터에서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겪어내며 몸에 지울 수 없는 폭력의 상흔을 새겼기에, 인간과 비인간의 공생 자체가 인간중심주의라는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음을 견지한다. 폭력으로 구성된 세계에서 사랑은 타인에 대한 무장해제를 의미하는 가장 위험한 수위의 감정이면서, 서로를 엄호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우린 지옥을 물려받았어.”
_예소연,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인아영 평론가는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해설에서 지옥과 유사한 디스토피아 세계의 생존 키워드를 유년시절 징집되어 이제는 할머니가 된 용병들의 ‘연약함’과, 로봇 고양이나 애니멀노이드(로봇의 물성과 동물의 신체 조직이 유기적으로 혼합된 존재) 두더지 등의 ‘비인간’적인 면모에서 찾았다. 케빈 랠런드에 따르면 많은 진화생물학자들이 교활한 폭력성 등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결함 때문에 인류가 머지않아 절멸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속 캐릭터들도 지금과 같은 상태의 인류에게는 생존의 희망이 없다고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다.
“너는 아직도 인간적이라는 말을 쓰는 거야?”
“그럼 인간적이지 않은 곳을 찾아가자.”
_예소연,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예소연의 저력은 인아영 평론가의 말처럼 이 소설이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경계뿐만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의심과 믿음이라는 경계를 끊임없이 부수고 재접합하면서 만들어 내는 드라마”라는 것에 있다. 오래된 부상의 흔적과 노화로 인해 온몸이 전쟁터 그 자체인 할머니 용병들과 폐기물 더미에서 스스로 부품을 찾아 데이터 마이닝을 거듭하며 살아남은 고양이 로봇 치즈는 서로를 선택했으나 무조건적으로 다정하지 않으며, 전적으로 신뢰하는 순진한 관계가 아니다. 인아영 평론가는 이들의 사이를 “아무리 가까워져도 서로에 대한 의심을 내려놓지 못하는” 관계성을 가진 것으로 읽어냈다. 또한 이들이 “스스로가 세계라는 체스판에서 가장 약한 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자만이 세계의 연약함도 이해할 수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믿음을 가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약한 말이라는 걸 부정하지 않게 되었어.”
전쟁이라는 기울어진 게임의 판을 거슬러 끝까지 가는 여성 서바이벌
전쟁으로 연결된 다양한 여성들의 인터뷰를 엮은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에서 우크라이나 여성 군인 타냐 코브자르가 전쟁터에서 알게된 사실은 뜻밖이다. “무기 사용법은 보르시(비트로 만드는 붉은 수프로 우크라이나의 전통 음식)를 만드는 것보다” 쉽다는 것이다. 세월에 풍화되어서가 아니라 대문자 역사가 의도적으로 지워왔기에 잊혀진 여성 군인들의 존재는 기원전 4세기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군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양차 세계대전에서 200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병종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으며, 이러한 양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지상전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인아영 평론가는 SF 대담에서 제1세계의 이성애자 비장애인 남성은 세계와 자신의 일체감을 겪어내지만, 페미니즘 독법은 그 세계의 틈을 읽어내는 작업이며, 틈을 어떻게 변형하거나 인식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문학에서는 익숙한 남성 인물이 아니라 젠더 하나만 바꿔도 독자가 그 틈을 인지하게 하는데 큰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다. 참혹한 전쟁사를 신화화하는 전쟁 SF에서 배제된 여성 군인들을 이 소설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상상해야 하는 이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의 원죄에 생태적 죄를 추가했다. 인간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 이 푸른 행성과 생명을 포식하는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는 인간이 가진 절대 권력이나 강함이 아니라 다른 생명과의 공생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취약함을 상기시킨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에서 인간은 마침내 모든 짐승과 식물을 먹어치우고 만다. 이 이야기의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설정 중 하나인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의 멸종은 최진영 작가의 추천사에 언급되었듯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닌 호소력 높은 예언이며, 그것은 곧 인간의 절멸이 머지 않았음을 알리는 가장 무서운 증상이기도 하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의 망가진 세계에 더 가라앉을 바닥이 있다는 것을 기민하게 인지하는 것은 기술 자원을 선점한 트라움의 기득권층이 아닌, 할머니 용병과 고양이 로봇이다. 인간이 자신의 생존 조건인 생태계를 초토화하는 데서 벌어지는 에코사이드(생태 학살)와 인간을 말살하는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는 순환적인 관계다. 인권이 악화되면 환경 악화는 심화되며, 환경이 파괴된 국가일수록 인권이 심각한 수준으로 저해되게 된다는 것이 유엔환경총회 보고서 등의 많은 연구 사례를 통해 검증되었다. 조효제 교수는 『침묵의 범죄 에코사이드』에서 “환경이 악화되면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기상 이변과 장기적 기후변화로 젠더에 기반한 폭력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쟁으로 인한 환경과 인프라 파괴는 여성에게 더 큰 피해가 돌아가게 하는 생존 차원의 위기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한다. 이는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의 어둡고 강렬한 포문 “제1장 워커들”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사막에서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제는 할머니가 된 주인공 일행뿐만 아니라 여성 용병들은 같은 용병들에게조차 성범죄의 표적이 된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워커 커뮤니티를 떠나 고달픈 도망자를 자처하게 된다.
“제4장 사막과 흑점 어드벤처”에서 밝혀지듯 이들이 여간해선 사람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수십 년간 아무도 쉽게 믿지 않는 훈련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서로의 뺨을 때리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속 쌍둥이의 훈련을 떠올리게도 한다. 미래라곤 없는 비참한 현실속에서 우리의 존재를 달콤하게 현혹시키는 사랑과 멀어지기 위한 훈련. 사랑하고 사랑받기에 할머니 집에 유기된 쌍둥이들은 너무나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의 자매들은 처음부터 자매가 아니었다. 각기 다른 국가에서 각자의 이유로 팔려왔고, 서로에게 고단한 삶에 대한 위로를 건넬 마음 한 자락의 여유도 없이 신의 체스판을 가로질렀다. 지친 이들에게 사랑을 다시 가르치는 이는 인간이 아닌 고양이 로봇 치즈다. 그들은 척박한 사막 아래 동굴을 신비한 수경재배 공간으로 꾸며 생강 농사를 짓고, 산딸기를 재배하여 용병 자매들에게 베푼다. 영화 〈듄〉을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모래폭풍과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 보이지만 방사능 수치가 치솟는 대지에서 약한 주인공 일행은 서로의 기억을 영양분처럼 교환하며 결말부까지 생존한다. 모래폭풍이 지나가고 난 후, 할머니 용병들과 고양이 로봇 치즈는 서로와 함께 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랑에 대한 면역을 최대화한 상태에서, 다시 사랑하기. 이들의 만남과 여정은 이 세상 무수한 만남과 여행이 그렇듯 또 하나의 기적이자 기도였다.
저자소개
2021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타자를 느끼고 배우는 사람으로 오래도록 남고 싶다.
목차
제1장. 워커들 … 007
제2장. 습지 공원 … 041
제3장. 치즈태비 … 077
제4장. 사막과 흑점 어드벤처 … 109
제5장. 트라움 … 149
제6장. 흰쥐의 세계 … 187
해설 | 인아영(문학평론가) 연약함에 대하여 … 208
작가노트 …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