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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의 덫 - 스칼렛 핌퍼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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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의 덫 - 스칼렛 핌퍼넬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에마 오르치 (지은이) 
  • 출판사위즈덤커넥트 
  • 출판일202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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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리 보기>
"맬지유를 건드리면 안 돼요! 무슨 짓을 하든 감히 그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이목구비가 굵고 입이 늘어진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꽉 쥔 주먹을 테이블에 부딪히며 내려놓았다.
"그럼 왜 안 되겠소, 데소르 시민님?" 다른 남자가 날카롭게 반박했다.
"대중에게 아무리 인기가 있다 해도 반역자가 왜 신성불가침이어야 합니까?"
두 번째로 말한 사람은 거의 시체처럼 하얀 얼굴에 창백하고 깊은 눈매를 가진 작은 체구의 남자였는데, 이따금씩 강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화 상대를 응시했다. 하지만 데소르는 넓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가 굵고 지저분한 손으로 넓게 쓸어내리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했다.
"왜냐하면, 이 동네 전체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죠, 쇼블랭 시민님. 생 브리외는 파리가 아니란 걸 기억하세요. 천재적인 감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대도시에서처럼 이 마을에서 길을 잃지 않아요. 그리고 맬지유가 천재라는 건 인정해야 해요. 몰리에르의 연극 무대에서 그를 본 적이 있나요? 못 봤어요? 아니면 피가로의 모습으로 분장한 모습은요? 그가 외치는 개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절로 나오죠. 그리고 잘생겼어요. 여자들은 외모 때문에 그를 좋아하고, 생 브리외는 그의 출생지가 바로 그곳이기 때문에 그를 자랑스러워 합니다. 이 근처에 있는 샤토 드 말조뱅은 그의 할아버지 소유였고 지금은 그의 사촌 형인 데지레 노인이 소유하고 있어요. 그를 건드리면 생 브리외에서 폭동이 일어날 것이고, 파리까지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공화국의 군인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쇼블랭은 그 후에도 눈을 감고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침묵을 지켰다. 마치 상대방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애쓰는 듯했다. 그러다가 다시 조용히 강조하며 말했다.
"어떤 사람이, 그런 지위에 머물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폭도의 우상이 되는 사람은 국가에 위험합니다."
"당신이 그를 체포하면." 데소르가 반박했다.
"그 때문에 국가가 위험해질 것입니다."
"그건 체포 근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죠." 쇼블랭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추천평>
"대단한 소설이다. 매우 영리한 주인공이 돋보인다."
- Delynn Dodine, Goodreads 독자
"다음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스파이 영화 팬, 셜록 홈즈의 팬, 그리고 고전을 사랑하는 사람들."
- Tom, Goodreads 독자
"스칼렛 핌퍼넬은 진홍색의 꽃잎이 5개 달린 꽃 이름이기도 하고, 퍼시 블레이크니라는 영국 귀족의 암호명이기도 하다. 프랑스 혁명 시기, 단두대에 보내질 위기에 처한 프랑스 귀족들을 도와서 영국으로 탈출하도록 돕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상당히 흥미로운 단편 소설로, 짧고 빠르게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클래식한 문체 역시 사랑스럽다."
- Melina, Goodreads 독자
"스칼렛 핌퍼넬이 일상적으로 벌이는 모험에 대한 단편 소설. 장편 소설들이 머릿끝을 쭈뼛하게 만들 정도의 모험을 담고 있다면, 이 소설은 가볍게 읽으면서 스칼렛 핌퍼넬이 쇼블랭이라는 숙적을 어떻게 놀리는지를 즐길 수 있다."
- Tricia Mingerink, Goodreads 독자
"나의 10대와 20대를 차지했던 스칼렛 핌퍼넬. 다시 읽어도 흥미롭게 읽힌다. 작가는 놀라울 정도로 잘 엮인 줄거리를 통해서 거대한 연결 고리들을 섬세하게 배치해 놓았고, 그것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 H. Friedmann, Goodreads 독자

저자소개

헝가리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소설과 희곡을 집필한 여성 작가이다. 세 살 되던 해에 부모와 함께 헝가리를 떠나 부다페스트와 브뤼셀, 파리로 옮겨 다니며 지냈고, 작곡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을 공부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1880년, 오르치 일가는 런던에 정착했으며, 엠마는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1894년, 오르치는 미술학교에서 만난 삽화가 몬태규 매클린 바스토와 결혼했다. 영국의 성직자 아들이었던 바스토와의 결혼은 비록 부유한 생활을 보장해주지는 못했지만, 오르치에게 작가로서의 경력을 열어주었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 탓에 오르치는 아들을 낳은 직후 소설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1903년, 오르치는 남편과 함께 『스칼렛 핌퍼넬』의 전신 격인 희곡을 완성했다.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단두대에서 억울하게 처형될 귀족들을 구해내는 영국 귀족을 주인공으로 삼는 이 희곡은 배우이자 극장 프로듀서였던 프레드 테리의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이 지닌 가능성을 확신했던 테리는 한 차례 실패에도 불구하고 수정을 거쳐 [스칼렛 핌퍼넬]을 당시 런던 웨스트엔드의 최고 흥행작 반열에 올렸다. 연극의 성공과 함께 오르치의 소설판(1905)도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녀가 탄생시킨 ‘원조 슈퍼히어로’ 스칼렛 핌퍼넬은 이후 10편의 속편과 영화와 뮤지컬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엠마 오르치의 부모는 모두 헝가리의 귀족 출신이었고, 오르치가 어렸을 때 일가족이 헝가리를 떠난 것은 당시 농민혁명으로부터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프랑스 혁명 이후 공포정치 하에서 죽음을 당한 무고한 귀족들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그들을 구출해내는 영웅을 제시하는 『스칼렛 핌퍼넬』은 오르치의 개인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스칼렛 핌퍼넬』에서 오르치는 전통을 존중하고, 무뚝뚝하지만 예의바르며, 유쾌하고 낙천적인 영국인들의 미덕을 힘주어 역설하고 찬양한다. 이는 자칫 보수적이고 영국 중심적인 시각으로 보기 쉽지만, 작가 오르치의 독특한 이력과 관점을 감안한다면 프랑스 혁명과 영국의 입장에 대한 한 가지 분명한 시각을 기록한 소설로서 의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스칼렛 핌퍼넬』은 인기 있는 역사소설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가장 매력적인 문화 아이콘의 전신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신분을 감춘 채, 막대한 재산과 인맥을 활용해 곤경에 빠진 무고한 사람들을 구출하면서, 그것이 오로지 ‘재미’를 위해서라고 주장하는 스칼렛 핌퍼넬과 그의 비밀결사들은 배트맨이나 아이언맨과 같은 오늘날의 슈퍼히어로의 전신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기발한 인물 설정이나 박진감 넘치는 전개는 물론 영웅의 정체성이나 선과 정의의 의미를 탐색하고 해체, 재구성하는 21세기의 영웅 서사들이 지니는 흥미로운 면면을 『스칼렛 핌퍼넬』이 이미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