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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점묘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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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점묘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상 (지은이) 
  • 출판사수아르 
  • 출판일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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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보험 없는 화재격장(隔墻)에서 불이 났다. 흐린 하늘에 눈발이 성기게 날리면서 화염은 오적어(烏賊魚) 모양으로 덩어리 먹을 퍽퍽 토한다. 많은 약품을 취급하는 큰 공장이란다. 거대한 불더미 속에서는 간헐적으로 재채기하듯이 색다른 연기 뭉텅이가 내뿜긴다. 약품이 폭발하나 보다.

역 송구스러운 말이나 불구경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뒤꼍으로 돌아가서 팔짱을 끼고 서서 턱살 밑으로 달겨드는 화광(火光)을 쳐다보고 섰자니까 얼굴이 후끈후끈해 들어오는 것이, 꽤 할 만하다. 잠시 황홀한 엑스터시 속에 놀아 본다.
--- “조춘점묘” 중에서

저자소개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 언제나 우리를 앞질러 나가는 작가. 191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해경이다. 화가를 지망하였으나 경성 고등 공업학교 건축과에 입학한다.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세부터 조선 총독부 내무국 건축과에서 건축 기사로 일했다. 1930년 잡지 『조선』에 장편 소설 「12월 12일」을 연재하며 문단에 등장했다. 1931년 건축 잡지 『조선과 건축』에 일본어로 쓴 시 「이상한 가역반응」 등 20여 편을 발표한다. 이후 직접 다방 <제비>를 운영하며 구인회 구성원이었던 이태준, 김기림, 박태원 등과 교류하며 친목을 쌓았고, 1934년 정식으로 구인회 멤버가 된다. 같은 해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 삽화가로 참여하는 동시에 「오감도」를 연재했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거센 반발을 받아 연재가 중단되었는데, 그럼에도 문단에서는 새로운 형식적 실험으로서 높이 평가했다. 1936년 변동림과 결혼 후, 요양을 목적으로 홀로 일본으로 건너간다. 이듬해 <불령선인>이라는 죄목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 및 구금되었고, 폐결핵을 앓던 그의 병세가 악화된다. 결국 1937년 도쿄 제국 대학 부속 병원에서 27세의 나이로 눈을 감는다.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