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가지이 모토지로 지음
- 출판사바른번역(왓북)
- 출판일2016-03-24
- 등록일2020-03-24
- 파일포맷pdf
- 파일크기2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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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는 내 이런 성격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저주스럽다. n떠올리기도 싫은 나의 치부에 동생의 잔꾀가 강한 타격을 입힌다. 더욱 혐오스러운 흉물로 확대한 풍자만화 같은 내 모습을 코앞으로 들이미는 것 같아 모욕적이다. n―<아이러니한 진실> 중에서nn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아무렇지 않게, 게다가 잽싸게 옆을 보며 걸었다. 서두르지 않는 척 서둘러 다시 어두운 길로 들어섰다. 세 남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은가. 가까이 갈 용기도 없다. 저들 중 둘이 그놈들과 닮았다.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던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격렬하게 요동친다. 겁쟁이, 소심한 놈, 하는 소리가 다시 가슴을 죄어온다. n―<하찮은 양심> 중에서nn요시다는 잡화점 딸 이야기를 들은 후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요시다가 이 동네로 이사 와서 아직 몇 개월도 흐르지 않았건만 그동안 저쪽 동네 주민들의 죽음에 관한 소식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어머니는 한 달에 한두 번 그 동네에 다녀올 때마다 반드시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고 왔다. 사람들은 대부분 폐병으로 죽었다. 듣다보면 그들이 병에 걸려 죽을 때까지의 기간은 상당히 짧았다. n―<태평스런 환자> 중에서nn푸르고 드높은 하늘에는 구름이 하나 둘씩 아름답게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채워지지 않은 다카시의 마음에도 이윽고 그 불길은 번졌다.n‘이렇게 아름다운 순간은 어째서 이토록 짧은 걸까.’n다카시는 그 때만큼 허무함을 느낀 적이 없었다. 타오른 구름은 다시 하나 둘씩 식은 재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걷기를 멈추었다. n―<겨울날> 중에서nn손님 탕에 있을 때는 또 어떤가. 당연히 공동탕이 신경 쓰인다. 이번엔 남녀의 말소리는 아니다. 신경 쓰이는 곳은 계곡으로 통하는 출구다. 그곳에서 괴상한 놈이 들어올 것만 같아 신경이 곤두선다. 괴상한 놈이라니 대체 어떤 인간이냐고 남들은 물으리라. 그런데 그게 정말 끔찍하고 괴상한 놈이다. 음울한 얼굴에, 피부는 개구리처럼 거칠거칠하다. 그놈이 매일 밤 같은 시간에 계곡에서 탕으로 반신욕을 하러 오는 것이다. 후훗! 정말 어이없는 공상이 아닌가. n―<온천> 중에서
저자소개
1901년 2월 17일 오사카(大坂)에서 태어난다. 기타노(北野)중학교를 거쳐 1919년에 제3고등학교(第三高等學校) 이과에 진학하지만 점차 문학과 음악에 흥미를 느낀다. 1920년 9월에는 폐첨카타르 진단을 받고 잠시 학교를 떠나지만 11월에 다시 복귀한다. 문학에 대한 관심은 날로 깊어져 1922년부터 습작을 시작하는 한편, 방탕한 생활로 5년 만에 고등학교를 졸업한다.1924년 도쿄제국대학 영문학과에 입학하고, 나카타니 다카오(仲谷孝雄) 등과 동인지《아오조라(靑空)》의 창간을 준비한다. 같은 해에 객혈(喀血)과 이복 여동생의 죽음을 겪으며 심적으로 예민하고 불안정해진다.
1925년 1월,《아오조라》창간호에「레몬」을 발표하고, 병이 깊어가는 와중에도 창작 활동을 이어간다. 1926년 말부터 요양을 위해 이즈(伊豆)의 유가시마(湯ヶ島)온천에 머물며 1년여를 보낸다. 이를 계기로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를 비롯한 당시의 문인들과 교류하게 된다. 1927년 6월 《아오조라》는 폐간된다.
1928년에 상경하지만 병세가 악화되어 오사카로 돌아간다. 병상에서도 창작을 멈추지 않았으며, 1931년 5월 작품집 『레몬』이 간행되었으나 이듬해인 1932년 3월 24일, 서른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