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추호경 (엮은이), 추적
- 출판사선
- 출판일2016-05-25
- 등록일2020-03-24
- 파일포맷pdf
- 파일크기9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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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가 『명심보감』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생 시절이었습니다. 우리 추 씨의 선조 되시는 분이 편찬하신 책이라기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독파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맨 처음 나오는 것부터가 ‘착한 일을 하라, 그렇지 않으면 벌 받는다’는 식으로 너무 뻔 한 내용이어서 몇 장 보다가 집어던졌습니다. 그 뒤에도 ‘필독서’라는 부담 때문에 여러 번 다시 시도하였으나 역시 같은 이유로 통독은 못하고 말았습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여 『중용』과 『맹자』 강독 강의를 들었고 그 뒤 나름대로 중국 고전을 제법 많이 읽은 편이긴 한데 유독 『명심보감』과는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 제 나이 오십 가까이 되었을 때입니다. 그때 저는 사법연수원 교수로 부임하여 예비법조인들에게 ‘검찰실무’ 과목을 가르칠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검찰(檢察)의 ‘察’이란 것이 과연 무슨 뜻일까 하고 몇몇 문헌을 뒤져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명심보감』 「성심편」에서 그 유명한 “水至淸則無魚 人至察則無徒”를 접하고서는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답을 찾은 저는 검찰실무 첫 시간에 칠판에 위 글을 쓰고 검사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고기가 없든, 따르는 무리가 없든 숙명적으로 淸하고 察할 수밖에 없다고 열강을 했죠. 그러고 나서 저는 바로 『명심보감』을 통독하였으며, 또 몇 차례 거듭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더 새로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 깊은 맛이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 전에는 너무 뻔하고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문구 속에 숨어 있던 참뜻을 그제서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고, 또 어떤 깨달음 비슷한 것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무하마드 알리가 “쉰 살이 되어서도 세상을 보는 눈이 스무 살 때와 같다면 삼십 년을 허송세월한 셈이다.”라고 말했다는데, 『명심보감』을 보는 눈이 달라졌으니 저는 그 동안 그렇게 헛살았던 것은 아니라는 위안도 생겼습니다. 그 뒤 『명심보감』은 거의 항상 제 곁에 있고 멀리 떠나지 않았습니다.
『명심보감』과 관련하여 이미 수많은 역서와 주해서 등이 발간되었습니다(naver에서 ‘명심보감’을 검색해보면 998건의 책이 나옴). 그러니 거기에 또 하나를 추가하려면 그것이 꼭 나와야 하는 당위성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종전의 책들과는 구별되는 몇 가지 특성을 갖추도록 했습니다.
첫째,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명심보감』의 삶의 지혜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현대화’하였습니다. 즉, 번역문의 기조를 가능한 한 ‘해라’ 식의 일방적 명령이 아니라 함께 이렇게 해 보자는 권유로 느껴지도록 해 보았고, 현재 우리가 쓰는 언어 습관에 맞는 일상어(日常語)를 택해 친근감이 들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둘째, 종래의 역서들은 대부분 한 장이 끝날 때마다 해설을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방식을 취했는데, 그 해설이라는 것이 너무 일방적인 해석만을 주입시키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별도의 해설을 달지 않고 관련된 다른 ‘명언’들을 소개하여 독자로 하여금 함께 대조해 보면서 『명심보감』의 참뜻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도록 해 보았습니다.
셋째, 음과 토는 불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어 생략하였습니다. 현토(懸吐)는 한문에 우리말식으로 토를 달아 친근감을 갖게 하는 좋은 장점이 있어 끝까지 고민을 했으나,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낯설기도 하고 원문을 너무 고루하게 해석하도록 이끄는 등 문제점도 있다고 생각하여 뺀 것입니다. 대신 한문 원문의 해석에 필요한 만큼의 한자 풀이를 하였으며, 주석을 비교적 상세히 달아 각 장의 내용에 대한 배경적 설명을 충실히 함으로써 깊이 있는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배려를 하였습니다.
넷째, 기왕에 나온 여러 판본들에서 발견된 많은 오각(誤刻)과 오식(誤植) 등 잘못과 번역상의 오류를 최대한 많이 찾아내어 이를 바로잡음으로써 독자들이 불필요한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자소개
서울문리대 철학과 재학 중 『형성』 지를 창간하고 자작 희곡 「유희는 끝났다」도 공연했다. 보병 소대장과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상당 기간 문학적 방황을 거쳐 늦은 나이에 무모하게 사법시험 전선에 뛰어들었다. 검사로 일하면서 보건학 공부를 새로 시작,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연세대생 이한열 최루탄 사망 사건, 오대양 집단변사 사건 등 사인(死因)을 밝혀야 하는 사건들과, 소격동 모자 살인 사건, 경주 국일당구장 살인 사건 등 미궁에 빠질 뻔한 살인 사건들을 많이 맡았다. 대한의료법학회 창립 멤버로도 활동했고, 『의료판례해설』·『의료과오론』 등 전문서·실무서도 펴냈다. 서울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쳐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을 끝으로 약 25년간의 검사생활을 마치고, 약 8년간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했다. 2012년 새로 설립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초대 원장으로 취임, 의료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 후 2015년 임기를 마쳤고, 현재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변호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일까, 그것이 그가 풀고자 하는 영원한 숙제다.목차
머리말 _ 4
제1편 끊임없이 착한 일을 하자 [繼善] _ 13
제2편 하늘의 명령을 알자 [天命] _ 27
제3편 천명을 따르자 [順命] _ 37
제4편 효도를 하자 [孝行] _ 45
제5편 자기 몸을 바르게 하자 [正己] _ 53
제6편 주어진 분수를 편안히 받아들이자 [安分] _ 89
제7편 마음을 잘 보존하자 [存心] _ 99
제8편 성품을 경계하자 [戒性] _ 123
제9편 부지런히 배우자 [勤學] _ 135
제10편 자식을 잘 가르치자 [訓子] _ 147
제11편 마음을 잘 살피자 (상) [省心 (上)] _ 159
제12편 마음을 잘 살피자 (하) [省心 (下)] _ 219
제13편 가르침을 세우자 [立敎] _ 261
제14편 정치를 바르게 하자 [治政] _ 285
제15편 집안을 잘 다스리자 [治家] _ 297
제16편 의리를 지키며 살자 [安義] _ 307
제17편 예의를 잘 지키자 [遵禮] _ 313
제18편 말을 조심해서 하자 [言語] _ 323
제19편 친구를 잘 사귀자 [交友] _ 333
제20편 행실 바른 여자가 되자 [婦行] _ 343
제21편 덧붙임 [增補篇] _ 353
제22편 상반된 마음 여덟 수의 노래 [八反歌 八首] _ 357
제23편 효도를 하자 속편 [孝行 續篇] _ 367
제24편 염치를 차리고 의리를 지키자 [廉義] _ 375
제25편 배움을 권함 [勸學] _ 383
찾아보기(서명·인명·명심보감 원문) _ 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