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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옹주 금랑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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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옹주 금랑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김원경(WR) 지음 
  • 출판사우신출판문화 
  • 출판일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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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다리를 절면 버리고 가는 겁니까?’
금랑은 울컥하여 눈물이 앞을 가렸다. 처음부터 그랬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개를 보았을 때부터 자신의 처지와 같아 보여서, 그래서 더 데려가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버리고 가란 말에 옛일들이 환영처럼 그녀의 머릿속을 휘저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생각으로만 했던 말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그렇군요. 그런 것이지요. 세상 이치가…… 그랬던 겁니다. 몸이 성치 않으니 버리고 가는 것이었군요.”
시원이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엔 이미 늦어 버렸다. 그렁그렁하게 맺혔던 이슬이 금랑의 눈에서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기다렸습니다. 제대로 걷게 되면 봐주시겠지. 그때는 다시 불러 주시겠지, 하면서 밤새 연습했었는데…….”
모두들 가던 길을 멈추고 어쩔 줄을 모른 채 금랑을 바라보았다. 처음엔 그들은 그녀가 하는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다리병신이라 놀림받아도 울지 않고 연습했는데……. 흑.”
그러다 현성왕을 떠올린 시원은 입술을 깨물면서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금랑이 한 발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 앞에만 가면 넘어지고, 말을 더듬게 되니 받아 주실 리가 없었던 겁니다.”
금랑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고백을 하듯 말하며 옛일에 빠지다 보니 말을 더듬지 않는다는 것조차도 깨닫지 못했다.
“바보라 놀리고, 어미의 업이니 잘되었다 수군거려도 내가 잘하면 되겠지, 내가 평생 갚으면 된다고 여겼는데……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것을……. 바보같이…… 부모도 싫다 버린 자식인 것을.”
시원은 입이 열리지 않았다. 자신이 얼마나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인지를 깨닫자 손조차도 내밀 수 없었다. 하나, 다음에 이어지는 금랑의 말에 그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그때 죽었어야 했을 것을……. 그러면 아바마마도 저를 미워하지 않으셨을 텐데…… 흐흑.”
시원은 그녀를 와락 안아 버렸다.
“마마, 잘못하였습니다.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금랑으로부터 죽어야 했었다는 그런 말만은 나오지 않길 바랐다. 절대 듣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것만큼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인경궁에서 홀로 살았다니, 딸을 내버려 둔 왕이 원망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살아왔다니……. 금랑이 가엾어서 목에 메어 왔다. 그도 울고 싶었다. 열아홉 해 동안의 삶을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아, 그녀가 왜 매사 참기만 했는지 알 것 같아 가슴이 미어졌다.
“마마의 잘못이 아닙니다.”

저자소개

미국 펜실베니아주 거주


출간작
늑대 시리즈 3권
송은교, 육체를 바꾸다.
찰떡궁합
동화관야담
사랑해 심청아
바보옹주 금랑
남장여자
나잡아봐라
월하정인
가문을 위하여
백호의여인

wonroto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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