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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 - 자유의 가능성 탐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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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 - 자유의 가능성 탐구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줄리언 바지니 (지은이), 서민아 (옮긴이) 
  • 출판사스윙밴드 
  • 출판일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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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자유를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학자들의 영역에서 다뤄지는 지식을 쉽고 간명하게 정리하여 인생을 위한 사유의 기초를 제공하는 대중철학자 줄리언 바지니의 신작 『자유의지』는 철학사상 가장 많은 논쟁이 이루어졌으나 아직까지 어떠한 합의에도 제대로 이르지 못한 ‘골치 아픈’ 주제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야심만만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21세기 유전학과 뇌과학의 진보가 밝혀낸바, ‘자유의지는 환상’이라고 결말이 나버린 지 오래라, 이제 와서 무슨 얘기를 더 보탤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진부한 주제기도 하다. 수백 년간 철학이 전전긍긍하며 우왕좌왕하던 문제를 과학은 고작 수십 년 만에 말끔히 처리해버렸다. 자유의지는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자유의지를 믿는다. 왜냐하면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자유의지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유의지가 없다면 우리의 정치행위, 형사사법제도, 정의와 도덕, 책임과 선택 등 인간 삶의 수많은 항목들이 그것을 정당화할 기반을 상실하고 만다. 숙고하는 이성적 인간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 더 나은 선택을 하고자 애쓰는 데 자유의지는 필요불가결하다.
그렇다면 이는 자유의지가 과학적 물리적 법칙에서 예외를 주장하는 철학의 공허한 개념이라는 방증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유의지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우리 뇌는 이미 우리의 선택을 알고 있다’고 하는 신경과학의 놀라운 발견만으로 손쉽게 부인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층위로 이루어진 개념이라는 사실을 밝혀줄 뿐이다. 이는 ‘우리는 유전자를 통해 우리의 특질을 다음 세대로 전한다’거나 ‘우리 몸이 원자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엄청난 발견이 자유의지에 미치는 영향만큼이나 소소하다. 자유의지는 ‘있다’ 혹은 ‘없다’로 구분할 수 없는 개념이고, 자유의지 문제는 ‘뇌’의 문제나 ‘유전’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삶을 위한 ‘추구’의 문제라는 것이 바지니의 주장이다. 바지니에 따르면, 이것이야말로 자유의지의 중요한 속성일뿐더러, 과학이 밝혀냈다고 자처하는 것은 사실 인간의 자유나 자유의지와는 꽤나 거리가 먼 얘기라고 한다.

자유의지는 어떻게
자유의 문제가 되는가

줄리언 바지니는 이 책 『자유의지』에서 정통 철학자나 정통 과학자, 심지어 정통 정치학자라면 펄쩍 뛸 만한 논증을 거침없이 해나간다. 책은 전체 5부, 9장으로 이루어졌는데, 그중 1부와 2부에서는 자유의지를 부인하는 근거로 제시된 과학적 증거들의 논리적 모순을 조목조목 짚어나간다. 요약하면, 과학의 결정론은 대단히 폭넓은 영역의 자유의지 개념 중 어떠한 부분과도 충돌하지 않으며 완전히 양립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당연히 물질적 존재고, 유전자에 의해 구성되며, 뇌의 명령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이 사실이 인간의 삶은 오직 유전자와 뇌에 의해서만 영위된다는 결론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3부와 4부에서는 예술가, 반체제자, 사이코패스, 중독자들의 사례분석 및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유의지와 관련된 여러 영역들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이 책이 남다르고 가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바지니는 자유의지를 철학개념으로 국한한 논쟁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며, 정치적 자유는 물론이고 법률적 자유, 심리적 자유, 그리고 ‘영감’과 ‘직관’을 사용하는 예술적 자유까지 골고루 다룬다. 이런 전략은 각각의 개별 분야 전문가로부터 두루 공격을 받을 수 있지만, 각각의 전문가들은 저마다 다른 얘기를 하고 있을 뿐, 단일하고 확고하며 통합된 정의로서의 자유의지란 불가능함을 입증하기도 한다.
바지니에 따르면, 자유의지는 우리에게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인데, 그 이유는 철학자들만의 갑론을박으로 해묵은 논란을 종식시킬 수 없기 때문이며, 결코 과학에만 근거해 그 존재 여부를 밝힐 수 없기 때문이다. 자유의지는 정치, 법률, 복지, 의료 등 여러 사회제도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우리의 선택, 책임 그리고 정의의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자유의지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것이 자율, 자기계발, 창조성, 도덕, 의미 있는 삶, 인간관계 등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자유와 자유의지를 동시에 논의하며, 그로부터 ‘추구할 가치가 있는 자유’를 최종결론으로 삼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불현듯 지구 상공에 나타난 외계비행체로 인해 극도의 혼란에 빠진 인류의 모습을 그린 SF영화 <컨택트(Arrival)>는 철학적으로 대단히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외계생명체가 지구에 찾아온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 정치가, 군인 들이 고군분투하며 각론 분열하는 사이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런데 이 영화에 대한 평가와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정확히 같은 곳이라는 사실이 더욱 주목할 만하다.
영화 속 외계생명체는 인간보다 월등히 진화한 존재로, 시간이동이 가능하며, 과거에 일어난 일뿐만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 일들까지 모두 안다. 그리고 그들은 인류에게 ‘정해진 미래’를 알려주러 온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정해진 미래’와 ‘그에 따라 행동하는 인간’이라는 설정이 어떤 이들에겐 대단히 영리한 반전으로, 어떤 이들에겐 매우 비과학적인 어불성설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줄리언 바지니에 따르면 미래가 정해졌든 아니든, 우리의 선택은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지만, 우리가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과거에 한 것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도 않다고 한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미래가 정해졌다면, 현재는 미래의 과거이므로 지금 우리의 진지한 숙고, 선택, 결정은 모두 부질없는 것 아닌가? 우리는 자유로이 무엇을 선택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자유의지로 어떤 행위를 하겠노라 결정할 수도 없지 않나? 그것은 숙명론(운명론)이나 신에게 손쉽게 우리 자신을 맡겨버리는 꼴이 아닌가?
영화에서 언어학자인 여주인공 루이스 뱅크스 박사는 이렇게 묻는다. “만일 당신 인생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볼 수 있다면, 당신은 뭔가를 바꾸겠는가?” 이것은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는 자유의지로 삶의 매순간 어떤 선택을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모든 것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면, 그렇더라도 나의 선택은 여전히 자유로운가? 그녀의 대답은 이러하다. “그 여정을 알고 있지만, 그 끝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까지도, 그래도 나는 그걸 받아들이고, 모든 순간을 기쁘게 맞이하리라.”

원할 가치가 있는 자유란 무엇인가

과학은, 신학은, 철학은, 인류 역사는, 논리학은 말한다. 우리는 몇 번을 되돌아가더라도, 과거에 내가 한 선택이 아닌 다른 선택은 할 수 없을 거라고. 그렇지만 우리가 이처럼 ‘결정된’ 시간을 산다고 해서, 우리의 선택이 자유로운 선택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바니지에 따르면, 우리가 자유의지 문제를 논의할 때 가장 혼동하는 부분이 이런 것이라고 한다. 즉, 내 뇌가 나의 행동을 명령한다면 나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다. 내가 유전자의 산물이라면 나에게는 자유의지 없다. 나의 가치관이나 성격특성이 양육, 문화, 태어난 지역, 환경 등등의 결과라면 나는 자유롭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든 지금 내가 하는 행위가 아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지금 나는 자유의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모두 틀린 말이다. 자유의지는 우리의 몸속 어딘가에 내재된 어떤 것이 아니고 버튼을 눌러 작동시키거나 멈추게 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자유의지는 우리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의식을 갖추고,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과 책임의식을 발휘하기 위한 신념이다. “내가 권하는 자유의지의 현실적 관점은 적절한 인간적 척도에서 자유의 개념을 이해한다. 이 관점은 우리는 본능적으로 완벽하게 자유로운 행위주체라고 믿는 오만함과 자연법칙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믿는 숙명론 사이에서 방향을 조정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현재 모습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님을 인정하면서 그들을 동정하도록 장려하는 한편, 그들에게는 스스로 책임을 묻고 최대한 자기 운명에 통제력을 발휘하도록 장려한다.”

저자소개

철학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고자 하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 런던대학교에서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7년 창간된 계간지 《필로소퍼스 매거진The Philosophers’ Magazine》의 공동 발행인 겸 책임 편집자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옵저버》 등 여러 잡지의 철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줄리언 바지니는 낙태 문제에서 테러와의 전쟁, 실존주의까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기꺼이 논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실천적 철학자이다. 영국 언론은 바지니를 “건전한 판단력을 가진 사회의 수호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대중 철학자답게 홈페이지www.microphilosophy.net와 팟캐스트 ‘마이크로필로소피Microphilosophy’를 운영하며 대중과 철학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책으로는 『자유의지』, 『가짜 논리』, 『에고 트릭』, 『빅 퀘스천』, 『유쾌한 딜레마 여행』, 『철학자의 연장통』, 『철학이 있는 식탁』, 『호모 사피엔스, 퀴즈를 풀다』, 『최고가 아니면 다 실패한 삶일까』 등이 있다.

목차

서론

1부 위협받는 자유
1. 악마

2부 잃어버린 자유
2. 신경과학자
3 유전학자

3부 되찾은 자유
4. 예술가
5. 반체제자

4부 약해진 자유
6 사이코패스
7 중독자

5부 추구할 가치가 있는 자유
8 철학자
9 웨이터

감사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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