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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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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알레산드로 다베니아 (지은이), 이승수 (옮긴이) 
  • 출판사소소의책 
  • 출판일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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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기다리는 사람과 떠나고 싶은 사람이 머무는 곳,
갈망만 꿈틀대는 그곳은 희망조차 품을 수 없는 지옥이다!
2015 몬델로 국제문학상 특별상 수상작!
이탈리아의 젊은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첫 한국어판 소설


· 그는 복음에 대한 용기 있는 증거다! _교황 요한 바오로 2세
· 그가 죽어가며 미소 지었을 때 그를 죽인 사람은 살인자가 아닌 아이가 되었다. _<코리에레 델라 세라>
· 브란카치오를 변화시키는 것은 마피아와의 전쟁이 아니라 무지와 가난에 대항하는 끈질긴 저항이다. _<리게 디 아르테>

하늘과 바다, 그리고 희망 없는 삶의 미로를 헤매는 아이들…
자신의 생일날 죽음을 기다린 피노 풀리시 신부의 이야기


“만일 지옥에서 태어났다면 지옥이 아닌 것의 한 조각을 봐야 해.
그래야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지.” _피노 풀리시 신부

이탈리아의 젊은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알레산드로 다베니아의 첫 한국어판 소설이 출간되었다. 2010년에 처음 발표한 <우유처럼 하얀, 피처럼 빨간(Bianca come il latte, rossa come il sanque)>은 21개국 언어로 번역되었고 2012년에는 동명의 영화(지아코모 캄피오티 감독, 2013년 개봉)로도 제작되었다. 이후 출간한 <아무도 모르는 것들(Cose che nessuno sa)>은 데뷔작과 함께 함께 이탈리아 소설 베스트셀러 10위권에 3년간 머물며 이탈리아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렸다.
알레산드로 다베니아의 세 번째 노작인 이 소설은 작가 자신이 직접 겪은 1993년의 비극적인 여름이 모티브가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의 항구도시 팔레르모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 브란카치오는 마피아의 보이지 않는 폭력이 사람들을 가난과 무지의 늪으로 내몰고 아이들은 길거리를 떠돌며 작은 희망조차 품을 수 없는 곳이었다. 그전 해인 1992년에는 시칠리아에서 조반니 팔코네 검사와 그의 동료인 보르셀리노 판사가 마피아 조직에 의해 살해되면서 전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두 사건 이후 이탈리아 정부는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1993년 초에 시칠리아 마피아의 수장인 살바토레 리나를 체포했지만 여전히 마피아의 힘은 권력자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과 거리와 골목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러한 지역을, 1만 명이 살고 있지만 중학교 하나 없는 곳을, 아이들의 꿈이 사라진 곳을, 하수 시설과 공원도 없는 곳을 누비는 남자가 있었다. 검은색 바지, 커다란 신발, 와이셔츠와 짙은 파란색 긴 겉옷을 1년 내내 입고 다니는 피노 풀리시 신부. 작가 알레산드로 다베니아의 스승이기도 한 그는 쉰여섯 살로 33년간의 사제 생활, 그리고 고향 동네인 브란카치오로 돌아와 산 지 3년째를 맞고 있다.
피노 신부의 눈에 브란카치오는 한마디로 ‘지옥’이다. 정상적인 활동에는 절대 허가를 내주지 않는 관청과의 끝 모를 싸움과 삶을 더럽히고, 상처 입히고, 닫고, 중단시키고, 파괴하는 모든 것, 그리고 차단된 테마 위에서 변이만 가능한 모든 것……. 아름다운 것을 한 조각 만져야만 아름다움을 바랄 수 있다. 지옥은 소망이 들어갈 자리가 이미 다 차버린 곳이다. 그래서 머리를 조아리고 주어진 대로 살게 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부자들이 살고 있는 동네는 햇빛이 찬란하지만 그곳에서 몇 킬로미터 벗어난 곳에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지옥이 커가고 있다. 국가는 과거의 것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마피아에겐 그들의 가난이 필요하다.

사랑과 용기, 그리고 햇빛 속의 햇빛이 되다!
아이들에게 ‘아버지’로 불린 그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이 소설은 감동적인 증언과 유려한 문장, 그리고 화자를 달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지중해를 품은 팔레르모의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시멘트 건물과 아스팔트길에 버려진 것들 속에서 모험 거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아이들, 소금기가 달라붙은 바닥에 유리 조각, 콘돔, 주사기가 널려 있는 바닷가는 강렬하고 슬픈 대비로 오랜 여운을 남긴다. 브란카치오 사람들에게 드넓게 펼쳐진 바다는 고통스런 현실에서 떠나고픈 갈망과도 같지만 번번이 포기하고 마는 부질없는 희망이다. 모든 것이 정체되고 억눌려 있어 보여도 그 뒤편에서는 모든 것이 변화하고 지옥과도 같은 삶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어쩌면 숙명과도 같은 공간이다.
피노 신부는 아이들에게 지옥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걸 알고 있다. 누군가가 아이들의 영혼을 없애기 전에 성스러움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걸 보호해야 하고 모든 아이의 마음속에 있는 씨앗처럼 커질 선한 조각, 상처 입지 않으면 잘 자랄 수 있는 영혼의 조각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브란카치오의 아이들에겐 꿈꿀 공간, 아름다운 것을 얘기하며 상상의 날개를 펼칠 공간이 없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살아 있지만 죽은 거나 마찬가지이고, 행복을 향해 뻗어나가기 전에 꺾이고 만다.
가난에 찌들고 폭력에 주눅이 든 동네에서 피노 신부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열정을 바쳤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 두려움을 느낀 마피아 조직은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를 살해했다. 1993년 9월 15일, 피노 신부는 쉰여섯 생일날 자신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는 마지막 말과 함께 마치 약속 장소에 나온 사람, 오랜 기다림 끝에 방문을 받은 사람처럼 미소를 지으며 죽었다. 죽음 앞에서도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한없이 소박하지만 그는 빛과 어둠, 말과 침묵 사이의 경계에서 매일 한 걸음씩 서사시를 만들어나간다.
여러 목소리가 들어간 고풍스런 호흡의 내레이션과 강렬한 소망,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돌아보는 순수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이 소설은 아무리 힘들고 자욱한 먼지가 끼어 있어도 용기 있게 다가간다면 지옥이 아닌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진정한 사랑에 눈뜬 소년과 꿈을 되찾은 아이들,
편견과 두려움에 휩싸인 지옥에서 ‘지옥이 아닌 것’을 품다!


열일곱 살 소년 페데리코는 삶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하다. 여름방학을 맞은 소년은 바다로 달려가 친구들과 해수욕을 즐기고, 영국 옥스퍼드로 어학연수를 떠날 준비를 하던 중에 피노 풀리시 신부를 만난다. 브란카치오 아이들을 잠시만 돌봐달라는 피노 신부의 부탁을 받은 소년은 선뜻 응하고 만다. 자신보다 어린 아이의 주먹에 입술이 터지고 기둥에 묶어놓은 자전거까지 도둑맞은 채 집으로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채. 소년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현실을 너무나 가까이서 맞닥뜨린 것이다. 그것은 곧 두려움과 맞서 싸우는 용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고,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었다. 지금껏 자신이 살아온 세계에서 벗어나 드넓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길목이었다.
이후 페데리코는 브란카치오를 드나들면서 지옥 같은 현실에 얽매여 살고 있는 사람들과, 꿈을 잃어버린 아이들 속으로 들어간다. 재미 삼아 개들에게 돌을 던지거나 마약 거래, 절도, 싸움, 매춘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브란카치오에는 몸을 파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프란체스코, 거리에서 몸을 팔면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다리오, 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미혼모 세레나, 쉬운 돈벌이를 갈망하며 마피아의 끄나풀이 된 리카르도,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고 싶은 토토, 그리고 마피아에 희생당한 아빠를 그리워하며 늘 인형을 들고 다니는 어린 소녀가 있다. 많은 아이들이 더 큰 아이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하고, 그래서 복종에 익숙해진다. 지배당하는 자는 어떻게 사랑을 하는지 더 이상 모르게 된다. 왜냐하면 어떻게 사랑받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팔코네가 살해당했을 때 ‘마피아 만세, 마피아가 이긴다!’라고 소리친 아이들도 있었다. 이곳에서 페데리코는 자신의 현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삶에서 결코 도망치지 않겠다는 루치아를 만난다. 이후 페데리코와 루치아는 서로 사랑하게 되고 피노 신부를 적극적으로 돕는 한편 많은 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지옥을, 지옥이 아닌 것을 품을 용기를 내게 된다.
실존 인물이었던 피노 풀리시 신부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이 소설은 선과 악, 폭력과 사랑, 두려움과 용기, 부와 가난 등 서로 다른 가치관이 상존하는 하나의 도시 또는 두 개의 동네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완성도 높은 기법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주변에도 보이지 않는 폭력에 상처 입고, 두려움에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희망조차 갖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들이 있지 않을까 돌아볼 일이다. 참고로, 2013년 5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레르모의 주세페 피노 풀리시 신부를 복자로 선포했다.

저자소개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젊은 소설가. 고전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밀라노의 고등학교에서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2010년에 처음 발표한 <우유처럼 하얀, 피처럼 빨간(Bianca come il latte, rossa come il sanque)>은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2012년에는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이어 2011년에 출간한 두 번째 소설 <아무도 모르는 것들(Cose che nessuno sa)>은 데뷔작과 함께 이탈리아 소설 베스트셀러 10위권에 3년 동안 머물며 이탈리아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그 뒤 출간한 에세이집 <깨지기 쉬운 예술(L’arte di essere fragili)>, <모든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Ogni storia ?una storia d’amore)> 등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소외받는 청소년과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호소력 짙은 문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목차

제1부 전체가 항구다
제2부 갈망
*뒷이야기&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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