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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 우리 문명을 살찌운 거의 모든 발효의 역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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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 우리 문명을 살찌운 거의 모든 발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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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마리클레르 프레데리크 (지은이), 이세진 (옮긴이) 
  • 출판사생각정거장 
  • 출판일20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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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류의 오래된 미래, 발효의 세계에 빠지다

발효는 어쩌면 인류 문명과 그 기원을 함께한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고고학적?신화적?역사적 자료들을 살펴보면 발효는 불을 이용한 가열 조리보다 그 출발이 빠르다. 인류는 소와 말 같은 가축을 길들이기 훨씬 이전부터 발효를 일으키는 미생물들을 키웠다고 할 수 있다(과학적 규명은 최근의 일이다). 좀 더 급진적으로 말하면, 인류는 농사와 가축 길들이기를 통해 발효 음식을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역으로 발효 음식을 먹기 위해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이 책은 발효의 거의 모든 역사를 다룬다. 발효 음식은 어떤 곳에서는 ‘별미’로 통하지만, 또 어떤 곳에서는 ‘혐오 식품’으로 치부될 정도로 토착성, 지역성, 호불호가 분명한 아주 오래된 문화적 현상이다. 동시에 발효 음식은 인류가 그 존재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이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온 수많은 미생물들이 개입하는 적극적인 생명 활동이기도 하다. 전 세계 곳곳에 산재하는 수많은 맥주와 포도주, 치즈와 버터, 젓갈과 간장, 빵과 죽, 그리고 우리의 김치까지 모든 발효 식품은 단순한 영양 공급원에 그치지 않는다. 발효는 음식을 또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즉, 어떤 의미를 가진 채 우리의 인간관계, 인간사의 다양한 통과의례, 개인과 집단의 기억, 사회집단의 정체성, 나아가 종교적이고 영적인 차원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저자는 발효 식품에 결부되는 상징적?문화적 특징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발효 식품은 살아가는 데 필요할 뿐 아니라 때때로 목숨까지 구한다. 맛도 좋고 건강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둘째, 발효 식품에는 식도락적 가치와 영양학적 가치를 초월하는 상징적 측면이 있다. 셋째, 발효 식품은 완전히 토착적인 것으로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본래의 특색을 잃을 위험이 있다. 넷째, 발효 식품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 자신의 역사와 이어져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이 음식은 공동체를 대표하고 문화의 일부가 된다. 사람들은 발효 식품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한다.
하지만 이러한 발효 음식의 긍정성은 최근 100년 동안 현대 식품 산업의 놀라운 발전(동시에 부정적 발전)에 의해 퇴색되거나 심지어 부정당했다. 서구 사회에서 시작된 현대의 ‘위생제일주의’가 발효를 부패와 동일시하면서 발효 음식을 공장에서 획일적으로 생산된 인스턴트식품으로 대체한 것이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처럼 최근의 극심한 식품 관련 사고를 겪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디서 왔고 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발효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발효의 부활은 생태학, 경제, 건강을 함께 생각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발효는 인체에 안전하면서 경제적인 식품 보존 방식을 제공한다. 진공 밀폐는 특수한 장비를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에너지 소비를 부추긴다. 가령, 밀폐 용기를 살균하려면 가열 과정이 필요하고 가스나 전기를 쓰지 않을 수 없다. 통조림을 만들려면 캔을 세팅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냉동 보존은 북극권에 살지 않는 한 냉동고와 전기 공급이라는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가능하다. 반면에 채소, 고기, 생선을 젖산발효시킬 때에는 음식물을 담을 용기, 약간의 소금, 누름돌 정도만 있으면 된다. 석유, 가스, 전기 같은 에너지는 전혀 필요치 않다. 발효는 먹거리에 대한 오늘날의 관심과 맞아떨어지는 대단히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인 것이다.
이 책은 또한 전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토착 발효 식품들을 상세한 레시피와 함께 소개함으로써 발효 음식에 대한 우리의 앎을 증진시킨다(2부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서나> 참조). 향료와 함께 말린 오리 가슴살(프랑스), 쇠고기 육포 ‘시네 헹’(라오스), 양배추와 함께 먹는 고기 소금 절임 ‘콘드비프’(아일랜드), 땅속에 묻은 연어 ‘그라블락스’(스칸디나비아), 고대 그리스의 타리코스를 현대화한 ‘안초비 소금 절임’(지중해 일대), 가장 만들기 쉬운 꿀물술의 일종인 ‘테지’(에티오피아), 호밀빵으로 만드는 전통 러시아 맥주 ‘크바스’, 아침 식사로 즐겨 먹는 귀리죽인 ‘포리지’(스코틀랜드), 양배추를 발효시킨 고전적인 알자스 요리인 ‘슈크루트’(프랑스와 중유럽)가 바로 그런 발효 음식들이다. 물론 한국의 김치도 최고의 발효 식품이다!
우리의 오래된 미래인 발효 음식의 세계로 흥미진진한 여행을 떠나보자!

저자소개

요리와 음식 전문기자이자 평론가. 《블링블링 요리Cusine Bling Bling》 《내 잎을 따봐요Effeuillez-moi》 《친환경 레시피Recettes ຜo》 등 10여 권의 책을 냈다. 또한 잡지 《퀴진 악튀엘》 《갈라 구르망》과 개인 블로그(www.dumieletdusel.com)에 음식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이 책 《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은 수년간 해온 그런 작업의 결과물이자 성과다.
저자는 선사시대 메소포타미아, 아프리카, 이누이트, 마야 문명과 고대 로마, 갈리아, 중국, 몽골, 일본 등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독자들을 발효의 세계로 이끈다. 이를 통해 발효의 역사와 식품 산업의 혁명을 이야기하고, 잘 먹고 잘산다는 것의 미덕을 찾기 위해 우리의 오래된 미래인 발효 문화를 지켜나갈 것을 촉구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_여기서는 별미, 저기서는 혐오 식품

1부 발효와 인간 문명

01 미개인과 문명인
태초에 효모가 있었다 | 사회의 효모 | 문화의 효모 | 전달의 효모 | 인간성의 효모

02 신, 영웅, 조상
신성한 기원 | 신에게 바치는 술 | 불멸의 양식

03 성聖에서 민속으로
출생에서 무덤까지 | 태중의 양식

04 환대, 함께 밥 먹기
더불어 먹는 음식 | 손님에게 대접하는 음식 | 음주 예절과 법도 | 공동체 생활양식

2부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서나

05 발효시킨 고기의 맛
삭힌 맛 | 말린 고기류 | 염장의 보편성 | 100년 알

06 바다의 풍미
고대부터 시작된 산업 | 과거와 현재가 통하는 식도락 | 가룸, 고대의 전통 액젓 | 외프 앙 뫼레트와 느억맘

07 발효 음료의 세계
술 취한 원숭이와 비둘기들의 나무 | 꿀물에서 선사시대 칵테일로 | 선사시대 맥주와 오늘날 맥주 | 포도주의 세계 정복 | 식초, 포도주의 최종 운명 | 무알코올발효 음료

08 팝콘에서 빵으로
죽, 모든 음식의 어머니 | 전병에서 빵으로 | 세계 최초의 빵과 그 후 이야기

09 치즈, 유제품의 최고봉
소를 키우기 전부터 우유를 먹으려면 | 유목 민족의 발효 식품 | 정착 민족의 발효 식품

10 과일과 채소를 오래 두고 먹는 법
온 세상의 ‘신맛 나는’ 풀 | 슈크루트와 이름이 다른 형제들 | 과일로 술만 담그는 게 아니다 | 아시아의 콩 발효 식품

3부 발효 식품의 쇠락과 중흥

11 미친 듯이 번식하는 박테리아를 몰아내라
발효인가, 부패인가? | 발효의 주역들 | 숙성에서 낙산발효까지 | 과학을 넘어서

12 건강을 위하여!
우리를 지켜주는 세균들 | 더 풍부한 영양 |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 | 현대 의학이 민간 약제에 관심을 돌리다

13 집요한 멸균의 세계
발효를 발효라고 부르지 못하는 까닭 | 무시할 수 없는 세균 공포 | 살균과 청교도주의 | 산업화의 미끼들 | 발효 없는 사회?

14 발효 식품의 거침없는 부활
테루아르의 중요성 | 우마미는 가짜 맛인가? | 생우유 치즈 전쟁: 결정적 전환점 | 표준화된 국제 규격의 실패

결론에 대신하여_우리 모두는 발효 식품의 자손이다!
지도
참고문헌

감사의 글
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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