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고두현 (지은이)
- 출판사쌤앤파커스
- 출판일2018-11-12
- 등록일2020-03-24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30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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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첫사랑의 설렘을 기억하는 그대여,
두 번째 스무 살에도 시처럼 살기를
“마흔 고개를 막 넘어설 무렵이었는데, 그때 시가 제게로 왔죠.”
“요즘 남편이 시를 읽어요.”
“백석의 시를 읽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내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하이네의 시를 읽고 마음속에 화사하게 물결이 이는 것 같았어요.”
먹고사는 데 바빠서 잊고 살았다. 내게도 시를 읽으며 낭만을 꿈꾸고 사랑으로 설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어느샌가 내 삶을 지탱해주던 소중한 감정들은 사라져버렸고 ‘살아가는’ 게 아닌 ‘살아지는’ 인생에 갇혀 매일을 견뎌내고 있었다. 다정한 연인들을 보아도 무덤덤하고 사랑은 졸업한 지 오래, 연애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달려오다 잠시 멈춰 보니 삶이 너무 헛헛하다. 뭘 위해 이렇듯 열심히 살고 있는 걸까. 그래서 내게 남은 건 무엇인가. 거울을 보니 풋풋했던 젊음은 어디로 가고, 얼굴엔 세월의 무게를 반영하듯 나이테 같은 주름살만 늘었다. 남들도 다 이렇게 산다며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가슴이 뻥 뚫린 듯 허무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 시집을 읽는 남성이 늘고 있다. 대형 서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집을 주로 사는 독자층이 젊은 문학소녀뿐 아니라 중년남성들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시를 읽으며 가슴 뛰던 그 시절로 돌아가 인생의 의미를 되찾고 다시금 열정으로 가득 찬 삶을 사는 것이다. 메마른 감성을 채우고, 지친 삶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힘이 시 속에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먼 옛날의 불꽃이 아니다!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말했다.
“사랑할 시간을 따로 떼어두어라.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여기, 사랑의 힘으로 평생을 살아간 시인들이 있다.
‣ 첫눈에 반한 여인을 평생 기다린 예이츠
‣ 병마와 외롭게 싸우다 서른아홉에 진실된 고백을 받은 E. 브라우닝
‣ 열네 살 연상의 여인과 격정적 교감을 나눈 릴케
‣ 가정교사로 들어간 집의 안주인을 사모한 횔덜린
‣ 금지된 사랑에 탐닉한 랭보
‣ 연인을 만난 후 사춘기 소년이 되어버린 예순여섯 살의 괴테
‣ 죽음을 앞두고도 사랑으로 심장이 뛰었던 하이네……
이밖에도 이웃집 처녀를 끔찍이 사랑한 존 키츠, 앙리 루소의 그림에 연인과 등장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랑을 했던 기욤 아폴리네르까지 시인들의 삶을 평생 지탱해준 건 사랑이었고, 이들의 명시 또한 사랑 속에서 탄생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들의 시를 읽으며 설레고, 꿈꾸고, 환해지는 것이다.
조숙한 천재들이어서 그랬을까. 이들의 사랑 시는 아름답고 달콤하지만, 그 속에 담긴 사연들은 슬프고 또 안타깝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비련의 드라마’도 많다. 그만큼 파격적이다. 그 덕분에 사랑과 인생의 본질을 더 깊이 성찰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 <머리말> 중에서
당신의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사랑과 인생의 명시
《시 읽는 CEO》《마음필사》 등 시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안겨주었던 고두현 시인이 이번 책에서는 ‘사랑’과 ‘인생’을 주제로 울림 있는 시 이야기를 선사한다. 명시뿐 아니라 시에 얽힌 사연과 시인들의 삶을 이야기 형식으로 친근하게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의 헛헛한 마음을 채워주고 다시금 심장을 뛰게 만든다.
1부 <유일한 사랑 & 영원한 사랑>에는 전설적인 무용가 최승희와 결혼하려다 집안 반대에 부딪혀 목매 죽으려 했던 김영랑부터 온갖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한 여인에게 평생을 약속했던 존 던까지 변치 않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2부 <격정적 사랑 & 비운의 사랑>에는 사랑하는 연인이 목숨을 끊자 그를 잊지 못해 저세상까지 따라간 세라 티즈데일, ‘맨발의 춤꾼’이자 열일곱 살 연상인 이사도라 덩컨과 불같은 사랑을 하고 헤어진 뒤 신경쇠약과 알코올중독에 시달리다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세르게이 예세닌 등 생의 한순간 뜨거운 사랑을 했지만 비극으로 막을 내린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3부 <금지된 사랑 & 위험한 사랑>에서는 랭보와의 파멸적인 동성애로 가정 안팎의 지탄을 받았던 폴 베를렌부터 유부남 목사를 향해 연정을 키웠던 에밀리 디킨슨까지 세상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으로 고통 받았던 시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4부 <첫사랑 & 마지막 사랑>에는 첫눈에 반해버린 여인을 만나려고 세 번이나 찾아갔지만 끝내 친구에게 빼앗겨버린 백석, 오십이 돼서야 만난 아내와 알콩달콩 살아가는 함민복 등 아름답고 때론 눈물겨운 순애보가 소개돼 있다.
이러한 사랑 시와 더불어 이 책에는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시와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하이쿠도 실려 있다. 인생 시와 하이쿠에도 다양한 삶의 무늬가 그려져 있어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생의 순간들을 간접체험하게 되고, 이를 통해 다시 심장이 뛰고 열정이 꿈틀거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가 시를 만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품은 경남 남해 금산에서 자랐다.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했다. 그의 시는 “잘 익은 운율과 동양적 어조, 달관된 화법으로 전통 시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S, MBC, SBS 라디오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오랫동안 시와 시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1988년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해 문화부 기자와 문화부장을 거쳐 2018년 현재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시에 관한 에세이집 《시 읽는 CEO》 《옛시 읽는 CEO》 《마흔에 읽는 시》 《마음필사》 《동주필사》 《사랑, 시를 쓰다》, 책에 관한 에세이집 《생각의 품격》 《교양의 품격》 《경영의 품격》 《미래 10년 독서》 《독서가 행복한 회사》 등을 펴냈다.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머리말_ 앞만 보고 달려온 그대, 이젠 잠시 멈춰 시를 만나야 할 시간
1부_ 유일한 사랑 & 영원한 사랑
/사랑/
최승희를 사랑한 영랑이 목매 죽으려 했던 나무가
모란이 피기까지는_ 김영랑
예이츠, 그대 발밑에 내 꿈을 깔았으니
하늘의 융단 윌리엄_ 버틀러 예이츠
누가 알았을까, 거기서 내가 사랑에 빠질 줄
내가 라이오네스로 떠났을 때_ 토머스 하디
우리 사랑은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금박처럼
이별의 말- 슬퍼하지 말기를_ 존 던
그대를 위하여서는 나를 대적하여 싸우리라
소네트 89_ 윌리엄 셰익스피어
신의 부름 받더라도 더욱 사랑하리다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_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이웃집 처녀에게 바친 존 키츠의 비밀편지
빛나는 별이여_ 존 키츠
/인생/
다음 날을 위해 남겨 두었던 한 갈래 길
가지 않은 길_ 로버트 프로스트
빠삐용! 자네가 찾는 자유가 또 다른 속박은 아닐지
드레퓌스의 벤치에서_ 구상
대천해수욕장 포장마차에서 소주 마시다 쓴 시
소주병_ 공광규
/여백/
꽃잎 핀 아침, 그이의 소식은
홍시여 잊지 말라_ 나쓰메 소세키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순간인 걸 모르다니
잔나비 울음 듣는 이여_ 마쓰오 바쇼
2부_ 격정적 사랑 & 비운의 사랑
/사랑/
어떻게 줄 수 있을까, 나의 전 생애가 담긴 침묵을
아말피의 밤 노래_ 세라 티즈데일
루 살로메에게 바친 청년 릴케의 연정
내 눈의 빛을 꺼주소서_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맨발의 이사도라 덩컨이 한눈에 반한
잘 있거라, 벗이여_ 세르게이 예세닌
괴테는 왜 그녀에게 은행잎을 보냈을까
은행나무 잎_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그들이 미라보 다리에서 만난 까닭
미라보 다리_ 기욤 아폴리네르
어느 꽃의 눈물이 이토록 뜨거우랴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_ 하인리히 하이네
<닥터 지바고>를 그대로 압축한 듯
겨울밤_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인생/
프랑시스 잠은 왜 당나귀를 좋아했을까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이니_ 프랑시스 잠
높은 곳에서는 누구나 잘못을 빌고 싶어진다
발왕산에 가보셨나요_ 고두현
모든 덕목을 가졌으되 악덕은 갖지 않았던 그를 위해!
어느 뉴펀들랜드 개의 묘비명_ 조지 고든 바이런
/여백/
그대와 나 사이에 두 개의 가을
몇 번씩이나_ 마사오카 시키
그대 그리워져서 등불 켤 무렵
그대 그리워져서_ 가야 시라오
3부_ 금지된 사랑 & 위험한 사랑
/사랑/
어찌하여 그대는 나를 깨우느뇨?
오시안의 시_ 제임스 맥퍼슨
26세 가정교사와 안주인의 만남
반평생_ 프리드리히 횔덜린
사랑은 숱한 한숨과 후회 속에서 얻어지느니
내 나이 스물하고 하나였을 때_ 앨프레드 에드워드 하우스먼
이리저리 불려 다니는 낙엽 같아라
가을의 노래_ 폴 베를렌
조숙한 천재의 특별한 ‘감각’과 ‘첫날밤’
감각_ 아르튀르 랭보
‘나의 침실’ 속 마돈나는?
나의 침실로_ 이상화
사랑이란 자기 그릇 만큼밖에는 담지 못하지
슬픔처럼 살며시 여름이 사라졌네_ 에밀리 디킨슨
/인생/
비오는 날 듣는 통기타 소리엔 발해금의 울림이
월광(月光) 소섬_ 고두현
홍시 속살 같은 서해 노을
만리포 사랑_ 고두현
길고 아름다운 고래의 허밍에 귀를 기울이며
고래의 꿈_ 송찬호
/여백/
꽃그늘 아래 생판 남인 사람 아무도 없네
꽃잎이 떨어지네_ 아라키다 모리타케
그 사람의 밤 역시 나 같았으리
찬비 내리네_ 요사 부손
4부_ 첫사랑 & 마지막 사랑
/사랑/
산돌을 줏어다가 날마다 물 주어 기르는 마음
첫사랑의 시_ 서정주
첫사랑 동네처녀와 이별한 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_ 김소월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세월이 가면_ 박인환
백석이 짝사랑했던 통영 처녀
통영_ 백석
윤동주가 사랑한 ‘순이’는 누구일까?
사랑의 전당_ 윤동주
무사히 건넜을까, 이 한밤에
국경의 밤_ 김동환
긴 상을 함께 들 땐 보폭까지 맞춰야
부부_ 함민복
/인생/
새해 아침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첫 마음_ 정채봉
분꽃보다 고운 그 발, 다시 한 번 만져보고 싶네
참 예쁜 발_ 고두현
윔블던에 새겨진 키플링의 시
만약에……_ J. 러디어드 키플링
/여백/
무심한 눈발만 흩날려 쌓이고
눈 흩날리네_ 고바야시 잇사
영화 속의 ‘대포 위 나비’ 장면을 낳은 시
나비 한 마리_ 요사 부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