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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챕터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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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챕터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위니 리 (지은이), 송섬별 (옮긴이) 
  • 출판사한길사 
  • 출판일2018-03-05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성폭력 피해자의 진솔하고 울림 있는 자전소설
“그의 고통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

4월의 그날
벨파스트 힐즈에서
그녀에게 가해진 그의 폭력은
그녀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꿨다

* 2017 가디언 ‘2017년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
* 2017 랑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40인의 여성’
* 애드거 앨런 포상 최종 후보


하버드 대학 출신의 영화제작자 위니 리는 성공한 여성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었다. 이런 꿈은 2008년 4월 벨파스트 힐즈를 하이킹하던 중 15세의 범인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무참히 무너진다. 『다크 챕터』는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세상에 드러내기에는 수치스럽고 불명예스럽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써내려간 장편소설이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시점을 교차한 흡입력 강한 스토리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문체는 독자들을 긴장감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성폭행의 순간뿐만 아니라 성폭행을 당한 후엔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치열한 법정 투쟁도 긴장감을 더한다. 이 소설을 통해 자기 고백을 시도한 작가는 현재 고립되어 있을 피해자들과의 연결도 희망한다. 성폭행 트라우마를 극복해낸 『다크 챕터』의 작가는 성폭행 피해자에게 “애초에 당신 잘못이 아닌 일로 왜 당신이 부끄러워해야 하나요” “혼자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한다.

성폭행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고통스럽게 재현한 소설

『다크 챕터』는 위니 리가 자신이 겪은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자전소설이다. 소설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이 서로 교차하며 진행되는 서술방식으로 쉴 틈 없이 우리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다. 피해자의 솔직한 심리 묘사는 물론이고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진 가해자의 시선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어떠한 속내도 감추지 않고 표현되는 날것 그 자체의 언어들은 우리를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만든다.
위니 리는 『다크 챕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재현해낸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그녀의 문체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우리를 집중하게 한다.
위니 리는 성폭행을 당한 이후 사회가 폭력의 희생자를 어떻게 대하는지 낱낱이 밝히며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사회 이면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다크 챕터』는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과 함께하겠다”라고 침묵을 깨뜨린다.

“혼자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우린 당신과 함께합니다.”

주인공 비비안은 하버드 대학 출신의 미국 상류층 여성으로 런던에서 성공한 영화제작자로 화려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늘 행복할 것만 같았던 그녀의 삶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비비안은 2008년 4월 그녀의 나이 29세에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 힐즈에서 혼자 하이킹을 하던 중 15세 소년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그녀는 그 사건의 충격으로 매일 밤 불면증에 시달리며 항우울제를 복용한다.
그녀는 자신이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수치스럽고 두려워서 자살까지 생각한다. 그런 어려운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의 진심어린 도움이었다. 비비안은 처음부터 자신이 겪은 일을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비비안의 피해 사실이 알려진 뒤 친구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준다. 작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얼마나 많은 여성이 성범죄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폭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빈번하게 일어나며 우리 주변의 수많은 여성의 삶을 바꿔놓았다. 소설에서는 늦은 시각 혼자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여성들을 향한 남성들의 폭력적인 태도와 생각이 드러난다. 마치 여성은 밤늦게 길거리를 돌아다녀서는 안 되고 술에 취해서도 안 되는 존재처럼 보인다. 이런 부분은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은 성폭력의 타깃이 된다’는 남성의 논리를 떠올리게 하며 우리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나는 이제 강간을 당한 피해자라고.
그녀는 아직도 그 말을 익숙하게 사용할 수가 없다.
나는 강간당했다. 나는 강간을 당했었다.
불을 끄고 어색하게 이불 안으로 스며들자 온몸이 쑤셔온다.
머릿속에서 그 단어가 자꾸 메아리친다. 강간당했다. 강간을 당했었다.
강간을 당한다.
수많은 시제를 악몽처럼 관통해 활용하는 ‘강간하다’라는 이 동사가 나를 어디로 데려가게 될까? 미래 시제라면 어떻게 될까?
나는 강간당할 것이다. 나는 강간을 당할지도 모른다.

소설 속의 여성들은 가해자를 고발하고 그에 맞서 싸우기보다 피해 사실을 숨기고 자신을 자책한다. 그들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위니 리는 성폭행은 피해자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처를 혼자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라고, 우리는 당신과 함께한다고 이야기한다.

피해자의 이야기를 넘어서는 가해자의 이야기

『다크 챕터』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가해자의 시선이다. 위니 리는 자신의 아픔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가해자의 심리를 속속들이 파헤친다. 그녀는 명확하고 간결한 문체로 가해자의 시선으로 피해자를 바라본다. 그녀는 독자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건을 파악할 수 있도록 균형을 유지하며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가해자 15세 소년 조니는 북아일랜드 유랑민으로 사회 하층민이다. 유랑민은 아일랜드 주류 계층에게 밀려나 소외된 생활을 한다. 그들은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캐러밴을 이용해 옮겨 다니며 주로 길에서 물건을 팔거나 구걸해 수입을 얻는다. 유랑민은 주류 계층에게 도둑 또는 걸인 취급을 받고 어딜 가나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이런 유랑민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과 차가운 태도는 그들을 점점 더 사회 바깥으로 고립시킨다.
위니 리는 바로 이 지점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사회적 요인들을 인식하지 못하면 미래에도 이런 범죄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가해자 조니가 처해 있는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대변한다. 가해자를 가해자 그 자체로 단정짓지 않고 폭력의 또 다른 피해자로 본 것이다. 주류에서 밀려난 사회 약자들에 대한 편견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 낙인처럼 그들을 따라다닌다.

가해자 조니의 아버지는 매일 술을 마시고 아내와 자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폭군이다. 조니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동생들과 함께 떠나고 그와 형만 아버지 곁에 남게 된다. 그는 편부가정에서 아버지의 잦은 폭력에 시달리며 자란다. 결국 조니는 마약에 취해 아버지처럼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기에 이른다.

캐러밴 안에서 고함을 지르는 아빠와 되받아 고함을 치는 엄마. 그때 그는 식탁 밑에 숨어 있었다. 엄마를 때리고 또 때리던 아빠. 잠들어버린 아빠. 몸을 동그마니 웅크린 채 자꾸만 울던엄마. 엄마가 눈물에 젖은 어두운 얼굴을 든다. 그가 엄마에게 살그머니 다가간다.

여자의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갈겨야겠다. 제대로 한 방 맞으면 고분고분해지겠지. 우리 아빠, 믹 스위니가 물려준 악명 높은 주먹으로 말이다. 아빠가 엄마를 때리던 것처럼, 아빠가 날 때리던 것처럼, 똑같이 여자를 때리면 된다. 여자에게 한 수 가르쳐줄 것이다. 내 말을 똑바로 들으란 말이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범죄자는 가정폭력 피해자라고 한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 위니 리는 감정을 배제하고 가해자의 처지에서 사건을 바라봄으로써 가해자에게 감정이입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서 가해자의 상처까지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처를 치유하고 대안을 제시하다

비비안은 성폭행을 당한 후 경찰서에서 만신창이가 된 상태로 사건에 대해 진술한다. 몸에 남은 상처를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 남성 촬영기사에게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기도 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 후 72시간 내에 PEP(사후 예방적 약제 투여 조치)를 복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비비안은 병원에서 진료를 5분간 받는 것이 전부였다. 아무도 그녀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기다리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옷을 한 점씩 벗는다. 찰칵찰칵찰칵. 이제 바지를 벗고 찢어진 브라와 팬티 차림으로 선다. 옆으로 돌아서고, 또 반대편으로 돌아선다. 멍과 상처가 사진에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찰칵찰칵찰칵.
“오른쪽 발을 클로즈업할게요.”
발을 내려다본다. 오른발이 말라붙은 진흙투성이고 상처와 긁힌 자국으로 엉망이다. 팬티를 벗으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남자 사진사 앞에서는 말이다. 사진사가 떠나자 경찰들이 속옷을 벗으라고 한다. 그녀는 바닥으로 팬티를 끌어내린다. 추운 검사실에서 그녀는 발가벗은 채 종이를 밟고 선다.
“선생님께 그런 사건이 일어났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극복하기가 정말 힘드실 텐데요, 저희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좋을까요?”
그녀는 할 말이 없다. 직원이 지나치게 에두르는 영국식 표현을 쓰는 건지도 모르지만, 성폭행 피해자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 게 이 사람들 아닌가? 이 사람들이 전문가 아닌가?

사회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차갑고 무심한 태도로 대한다. 이런 사회에서 성폭력을 고발하고 도움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비비안은 점점 더 우울과 무력감에 빠져 집 밖으로 외출하는 것을 꺼려 한다.
형의 도움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도주하려던 조니는 아빠에게 붙들려 경찰에게 자수한다. 구속된 조니와 피해자 비비안은 서로 상대방이 가해자라고 법적 공방을 벌인다. 그녀는 법정에서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진술하며 조니에게 맞선다. 자신에게 폭력을 휘둘렀던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더구나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일은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럽다. 그녀는 그 순간을 친한 친구들에게 의지하며 견뎌낸다.
조니는 10년 형을 선고받지만 5년 만에 출소해서 보호관찰기간 중에 행방불명된다. 비비안은 라디오 방송에 출현해 조니의 행방불명은 사법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안타까워한다. 소설에서 성폭행 가해자의 행방불명은 재범의 우려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위니 리는 성폭행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 가해자의 잘못이며 더 나아가 이 사회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한다.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혼자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가해자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 용기내어 신고하라고 이야기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치유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줘야 미래가 존재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요. 혼자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그런 커다란 짐을 스스로에게 지우는 건 감정적으로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세요. 그 상대가 성폭행 신고전화를 받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좋습니다. 당신이 겪은 일을 신고해야 그 사람이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경찰이 막을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범죄자는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절반만 형을 산다고 한다. 실제로 위니 리의 가해자도 8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4년 만에 출소한다. 4년은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갱생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켜주고 가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죗값을 치르도록 사회제도가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성폭행 피해자들을 대변하고 치유하는 단체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

『다크 챕터』는 가디언이 선정한 ‘2017년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이다. 『다크 챕터』의 저자 위니 리는 실제 성폭행 피해자로 자신의 아픈 경험을 소설에 담아냈다. 그녀의 용기 있는 행동은 미국 독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가해자의 심리를 분석하며 주목받았다.
현재 위니 리는 미국 문단에서 호프만을 잇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위니 리만의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문체는 미국 주요 언론을 사로잡았다. 단연 역작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그녀의 소설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휴머니즘이 녹아 있는 『다크 챕터』는 미투 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그녀는 계속해서 과감한 글쓰기를 통해 성폭력에 대한 문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위니 리는 록산 게이, 카라 호프만을 잇는 대단한 작가다. 쉽게 읽어버릴 수 없다. 무심코 넘겨버리기에는 작품의 모든 페이지에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 사라 나이트, 『삶을 변화시키는 신경 쓰지 않기의 마법』저자

위니 리는 성폭행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단체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The Clear Lines Festival)의 공동설립자다.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페미니즘과 성폭력에 대해 토론하는 단체다. 이 단체는 예술적인 활동과 토론을 통해 성폭력 근절과 여성의 목소리에 힘을 더한다. 위니 리는 이 단체에서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강연을 열어 피해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부끄러움과 침묵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이야기하며 피해자들과도 연대한다.
그녀는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성폭력 피해자 간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NS로 세계 곳곳의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미투 운동의 선두에 서서 성폭행 피해자들을 응원한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Me Too #With You

『다크 챕터』는 가해자를 고발하는 데 멈추지 않고 성폭행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전하며 미투 운동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이제까지의 한국 소설은 여성이 어떻게 혐오의 대상이 되었는지 여성 혐오의 실태를 고발했다면 『다크 챕터』는 피해자들을 치유하며 함께 연대한다는 의미의 페미니즘 소설이다.
위니 리는 자신의 사적인 경험을 소설로 풀어내며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독자들은 소설 속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성폭력 피해자의 아픔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개개인의 어두운 챕터들을 발견하고 상처를 치유해나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다크 챕터』는 ‘나는 부끄럽지 않다’와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대담한 선언문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나는 당신 곁에 있다’라는 생존자가 생존자에게 하는 선언문이기도 하다. 위니 리는 자신이 사건을 겪은 이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누구도 자신이 겪은 일을 모른다는 어마어마한 외로움이었다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위로한다. 그녀는 성폭행 피해자가 느끼는 수치심은 피해자를 침묵하게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상처를 입었지만 자신이 해냈고 수많은 다른 피해자들도 해낸 것처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모든 사람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기를 쓰고 과거에 있었던 어두운 챕터들을 애써 숨기려 한다. 그러나 그 챕터들이 모두 모이면 책이 되고, 도서관 하나를 가득 메운다. 제 나름의 이야기를 가진 모든 사람은 여전히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어떤 곳을 잊으려 애쓴다.

저자소개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영국, 싱가포르, 두바이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민속학/신화학을 전공하고 런던골드스미스 대학에서 문예창작학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미디어 박사과정을 밟으며 성폭력에 대한 공개적 담론과 소셜미디어(SNS)의 역할 및 영향을 연구 중이다. 성폭행 피해자들이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겪은 여성들을 대변하는 단체 클리어 라인스 페스티벌(Clear Lines Festival)의 공동설립자이자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는 예술과 토론을 통해서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활동을 펼치는 단체로 2015년과 2017년에 영국에서 행사를 개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자신의 성폭행 경험에 바탕을 둔 첫 소설 『다크 챕터』(Dark Chapter)는 가디언의 ‘2017년 독자가 뽑은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었고 랑콤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40인의 여성’으로 선정되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경험과 이후의 삶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런던에 살면서 여전히 여행을 즐긴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에필로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한줄 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