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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이기형
- 출판사한솜미디어
- 출판일2015-04-24
- 등록일2020-07-01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0 K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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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가 앞으로 최소한 1년은 묵게 될 보금자리로, 북경 임업대학을 마주하고 있고 임업대에서 관리한다는 울창한 나무숲이 정문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으로 따지면 6층짜리 빌라 건물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어두컴컴한 계단을 걸어서 6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부터가 우리 가족이 겪어야 했던 고생문의 시작이었다. 아파트에서만 생활하다가 이곳에 오니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집주인 부부는 우리 가족을 반갑게 맞으며 짐도 들어주는 열의를 보였고, 무척이나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집주인에게 내가 앞으로 다니게 될 수도사범대학교까지 가는 버스노선을 가르쳐 달라고 하자 알아보고 전화해 주겠다고 했다. 계약서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반년 치 집세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지불하고 쌀을 사러 나가려고 하는데 박철송 대리가 어느새 생수부터 배달시켜 주었다. 필자는『중국 현지 회화 무작정 따라하기』라는 회화책을 뒤적거려 물건 사기 본문 내용을 다시 한 번 외우고 나서 장을 보러나갔다. 다행스럽게도 버스 정류장과 과일가게 및 상점과 슈퍼마켓이 집에서 가까웠다. 여기서는 과일이나 야채를 무게로 계산하기 때문에 담는 만큼 살 수 있다. 담기 귀찮으면 1근이나 2근 달라고 얘기하면 알아서 무게를 재어 판다. 과일은 종류마다 1근의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잘 물어보아야 하고 저울도 잘 다는지 주의해서 보아야 한다. 집에 와서 짐을 정리하면서 유학을 준비할 때 읽었던 중국 유학과 관련된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한 것들이 문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첫 번째는 중국 도착 후 집주인과 함께 24시간 내에 거주지 관할 파출소에 가서 거주등기를 해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중국에서는 영수증을 잘 보관해야 나중에 뒤탈이 없다는 것, 세 번째로 어디를 가든 흥정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아울러 집주인에게 집세를 주기 전에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계약서상에 명시하라는 중국 유학 선배들의 말이 기억났다. 그래서 계약서를 얼른 다시 보았다. 다른 것은 제대로 다 적혀 있는데 슈꾸에이??(서궤)가 슈지아?架(서가)로 고쳐서 적혀 있었다. 우리가 당초 집주인에게 사달라고 한 책꽂이가 영 볼품없었고, 소형 책꽂이에다 조립식이어서 튼튼해 보이질 않았다. 아이들이 보는 전집류를 수납하기 위해 또 다른 책꽂이를 사러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심란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가 필요로 했던 책꽂이(??)는 300위안 이상을 지불해야 살 수 있고, 집주인이 우리에게 사다 준 조립식 책꽂이는 50위안 정도면 동네 철물점에서 구매가 가능했다. 우리가 이곳에 오기 전에 부동산 중개인과 집주인 사이에 뒷이야기가 오고 간 모양이었다. 화가 났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깐깐해 보이는 집주인이 이미 쌍방이 사인한 계약서와 6개월분 집세를 가지고 가버린 뒤에 확인된 사실이었다. 필자는 얼른 정신을 가다듬고 내일 있을 부동산 거주등기에 필요한 서류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9시, 씨아오드어치(邵德起) 씨 부부는 자전거를 타고 와서 우리와 함께 거주등기를 하기 위해 파출소로 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민센터(동사무소)에서 하는 업무를 중국에서는 파출소에서 하고 있었다. 파출소로 가는 도중 집주인은 필자에게 월세를 2,000위안에 했다고 입을 맞춰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납부한다고 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썩 유쾌하지도 않았다. 돈에 대해 이렇게 철두철미(徹頭徹尾)한 태도를 보이는 집주인의 행동이 고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앞으로 이곳에서 살아가면서 집주인과 부딪혀야 할 일도 많을 것 같고, 부탁할 일도 있을 듯싶어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여러 번 이사를 하였지만 임대료를 제대로 신고하는 주인은 거의 없었는데 중국의 탈세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이하 생략] - 본문 [우리 가족 첫 둥지 오도구 동왕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