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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김영희
- 출판사오월의봄
- 출판일2020-03-26
- 등록일2020-06-29
- 파일포맷epub
- 파일크기43 M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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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직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누군가의 말은 들으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자리를 통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온다
왜 아직도, 아니, 왜 지금도 밀양인가?
얼마 전 경찰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에서 당시 경찰이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불법 인권 침해를 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송전탑이 들어선 마을은 갈가리 찢어지고 뿔뿔이 흩어져버렸고, 사소한 시비가 붙어도 녹음기를 들이대 소송을 걸기 일쑤고, 송전탑이 들어서는 대가로 받았다던 돈은 마을 사람들의 아픔을 뒤로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오래다. 2000년부터 벌어진 일이었다. 본격적으로는 2005년부터의 싸움이었다. 2012년과 2013년 두 명의 노인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목숨을 끊었다. 전국적으로 밀양의 송전탑 반대 운동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연대와 함께 송전탑 건설 예정지에 천막농성장을 만들고 끈질기게 반대했으나 2014년 6월, 밀양의 천막농성장이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하에 폭력적으로 뜯겨나갔고, 그 유린의 장면은 사진과 영상과 글로 ‘중계’되었으며,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거론되었다(2014년 오월의봄에서 출간한 『밀양을 살다』는 이 시기를 기록한 대표적 구술 기록집이다). 결국 송전탑은 들어섰다. 그리고 지금 우리 중 많은 이들은 밀양의 싸움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던 격렬한 싸움이 있었지만 결국 송전탑은 들어섰고, 그러니까 이제 그 싸움은 진 싸움이고 끝난 싸움인 것 아니냐고. 그러니 이 이야기는 그만하기로 하자고.
하지만 이 책은 지금 우리가 밀양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수없이 터져나오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보며 하나하나의 일들이 빨리 매듭지어지기를 바라고, 어떤 하나의 문제에 골몰하며 그 이야기를 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하나하나의 문제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문제를 어설피 덮어버린 탓에 새로운 문제가 만들어진다.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가는 것 같은 피로감은 사실 성급히 하나의 문제를 덮고 가려는 조바심이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이 여전히 이 하나의 문제, 밀양의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더 깊이 생각해보자고 권하는 까닭이다.
저자소개
편 : 김영희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현지조사를 통한 구술 서사 수집과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학술 연구자다. 모든 구술 서사를 당대적 이야기로 인식해 전통적 의미의 구전이야기만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구술 인터뷰를 통해 청취하고 재기술하는 일을 하고 있다. 2014년 이후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해 구술 채록하는 일을 해오고 있으며, 이 책을 기획하여 여러 목소리를 엮어내는 역할을 했다.
목차
들어가는 글: 밀양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1부 [심층 인터뷰] 밀양 탈송전탑 탈핵 운동의 어제와 오늘_김영희
1차 인터뷰
2차 인터뷰
2부 밀양 탈송전탑 탈핵 운동의 담론장
1장 학술: 연구 영역
밀양 송전탑 사건을 둘러싼 정당성 담론의 전개_심형준·김시연
밀양 탈송전탑 탈핵 운동의 ‘여성 연대’와 ‘밀양 할매’라는 표상_김영희
2장 미디어: 사회운동 영역
밀양 송전탑 13년,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다_이계삼
공론화와 밀양 할매들_고준길
내 소원은 ‘안전한 나라’ 물려주고 눈을 감는 것_이보학
농사꾼의 상식으로 신고리 5, 6호기는 백지화되어야 한다_김영자
3부 밀양 탈송전탑 탈핵 운동의 목소리
1장 주민들의 말(밀양 765kV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
1. 2012년 7월 주민 세 명에 대한 한전의 10억 손배소 당시 재판장에게 주민들이 보낸 탄원서
2. 2014년 5월 밀양시 상동면 여수마을 주민 이재묵씨와 김영자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3. 2015년 9월 주민 19인 1심 판결 전 주민들의 탄원서
4. 2017년 6월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주민들의 편지
5. 재판정에 섰던 주민들의 법정 최후진술
2장 연대자의 말
죽음의 송전선으로 삶을 밝힐 순 없습니다_수유너머R
살라, 사라지지 않기 위하여_홍은전
얼룩덜룩한 삶에 적응하기_김시연
밀양 탈송전탑 탈핵 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들을 보고_이선혜
여럿이 함께 꾸는 꿈_강영숙
오늘, 살러 들어간다_김금일
옥희 언니의 밥상에 감동받다_김은숙
농사와 글쓰기 공부 ‘흙이랑 수다 떨기’ 시작하다_이창숙
행정대집행을 기억하는 2주기 즈음에_이창숙
바느질 할 사람, 요기 요기 붙어라_엄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