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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강산 시인의 시집 출간을 기다려온 사람이 의외로 많다.

1988년 대전의 <삶의 문학> 동인지에 <역류> 등 5편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시작한 이강산 씨가 데뷔 8년 만에 시집을 낸 것이다.

이강산 씨의 문학적 토대가 된 대전, 충남 지역의 문인들과 그가 애써온 민족문학작가회의의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그가 몸담고 있는 학교의 선생님들과 학생들, 무엇보다 시인이 애착을 부리는 한동네 사는 아주머니들까지 시인은 이미 팬(?)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의 이러한 삶이 말해주듯 그의 시는 온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넘친다. 어린 시절 저잣거리의 톱장수 할아버지, 생선좌판 아주머니로부터, 교직 생활 중 만난 선생님들의 해직과 죽음 그리고 산 속 마을까지, 탄광촌까지 찾아든다.

이 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에서 시인의 여정을 따라가보자.

산비탈의 폐광촌 사택이며
냇물 위 외나무다리며
산 깊을수록
쓸쓸함도 깊어가면서

문득,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이란
살얼음 냇물 위로
누군가의 삶을 향해 가지런히 놓여진
외나무다리 같은 것,
끄덕이며 갑니다.

그러나 시인의 여정은 한없이 느리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80년대 후반에 시를 쓰기 시작한 시인이 90년대를 겪으면서 시를 계속 써오는 지난한 삶의 형식인가. 시인의 절친한 친구 김형수(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는 그에 대해 “나는 그의 이런 점을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날을 뒤돌아보기가 두려울 만큼 엄청나게 빠른 이 속도의 시대에 그의 시가 보여주는 한없이 느린 삶의 풍경들은 우리가 오늘날 잃어버린 것이요. 또한 되찾아야 할 것들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그리고 시인에게도 “세상은 나에게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넌지시 깨우쳐주었지만 아무래도 나는 세상의 한켠에 비껴선 풍경만을 아름답다고 여긴 듯싶다.”고, 이제는 세상의 풍경에 대해 대범하고 철저하게 대응할 것을 다짐하게 한다.

이제 시는 또 다른 여정을 찾아나설 시인을 따를 것이고, 나온 시집에 대한 평가는 평론가들의 글을 따를 것이지만, 늘 변두리에서만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이들에게는 이 시집의 한편 한편이 시인의 마음을 따라 따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시인의 시편에서 “눈물 찡한 풍경을 발견”한다는 소설가 김영현처럼 “이강산은 참으로 시인다운 시인”이라고 외치기도 할 것이다.

저자소개

1959년 충남 금산에서 태어났으며, 1988년 『삶의 문학』과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이 있으며 <평상>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다<br /><br />안개<br /><br />장마<br /><br />목련꽃<br /><br />사람의 마을<br /><br />산 이야기<br /><br />꽃불<br /><br />송사리 떼<br /><br />가을나무처럼 우리가<br /><br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다<br /><br />풍경<br /><br />황지1박<br /><br />이화령<br /><br />겨울에 봄 생각<br /><br />섬1<br /><br />섬2<br /><br />섬3<br /><br />가장 가벼운 짐<br /><br />멀미<br /><br />청산 가다<br /><br />다시,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다<br /><br /><br /><br />제2부 천개동 가는 길<br /><br />4월의 밤마다<br /><br />그렇다<br /><br />어디를 가든<br /><br />이를테면<br /><br />조금만 빈틈을 보여도<br /><br />단풍<br /><br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br /><br />매포<br /><br />아픈 몸으로<br /><br />추억<br /><br />사랑이라는 것<br /><br />일기<br /><br />立冬<br /><br />꽃상여<br /><br />봄은 오고<br /><br />花煎<br /><br />천개동 가는 길<br /><br /><br /><br /><br /><br />제3부 지상의 방 한 칸<br /><br />집<br /><br />철거<br /><br />저녁밥 이야기<br /><br />냄새<br /><br />물은 넉넉한가<br /><br />가시<br /><br />콩밭<br /><br />달걀 껍질<br /><br />미나리<br /><br />이사<br /><br />틀니<br /><br />한국자원재생공사사업소<br /><br />일산 김성수<br /><br />뱀골<br /><br />김씨의 통장<br /><br />성묘<br /><br />지상의 방 한 칸<br /><br />寒食<br /><br />아픈 허리를 만질 때마다<br /><br />어머니의 소원은 이게 아니다<br /><br />남북강<br /><br />남북국시대의 편지2<br /><br /><br /><br />제4부 징소리<br /><br />눈 오는 날<br /><br />징소리<br /><br />무덤<br /><br />부끄러운 가슴끼리<br /><br />앉은뱅이 장씨<br /><br />파장<br /><br />사람이 사람을<br /><br />강경 장터<br /><br />대교동 천변<br /><br />금산 장날<br /><br />말복<br /><br />아들이 되어서<br /><br />단대목<br /><br />꽃시장<br /><br />저자에서<br /><br /><br /><br />발문/김형수<br /><br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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