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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김한석
- 출판사한국문학방송.COM
- 출판일2014-08-04
- 등록일2023-09-05
- 파일포맷pdf
- 파일크기0 K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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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응애애!”
필녀는 은은한 메아리를 듣는 순간 이 세상에서 제일 크고 밝은 아기 소리를 듣고 있었다. 필녀가 퍼뜩 아기를 안아 들이며 가슴 밑에 눕히고 가위와 긴 아기탯줄을 바깥쪽으로 가름하여 만졌다. 힘이 들었다. 산이 바위를 안아 올리는 힘을 필녀는 잃지 않으려 했다. 탯줄을 끊고 매듭을 지어 놓았다. 아까부터 한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필녀가 아는 농사아비 남자였다. 만수는 여자의 순산 광경을 보고 당황하지는 않았다. 집에서도 이런 일은 노모가 잘 해주었지만 그 중 한 자식은 손수 탯줄을 끊은 경험도 있었다. 만수는 혼자 가만 있지는 않았다. 열 엿새 달이 환한 초저녁이다. 만수는 우선 주인집을 깨웠다. 필녀의 산실은 곧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금방 목욕물도 데워서 들여왔다. 아무도 만수를 의심하지 않았다.
“고치는 아니가.”
필녀는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옆에 안겨주는 아이를 필녀는 다시 안으며 깊은 미소를 띄며 밝은 얼굴을 짓는다. 봉례가 태어나는 날이었다. 필녀는 봉례를 혼자 힘으로 낳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천지신명이 다 고마웠다. 부모님 생각이 나고 조상님네가 앞을 인도했다. 남편이라도 곧 뛰어올 것 같이 마음을 추슬렀다. 언제 이렇게 모였는지 이웃 사람들의 산후 수발이 감격스러웠다. 필녀는 누운 채 포근하게 아기를 붙안으며 세찬 이슬을 또 한 번 눈에 지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저자소개
△경남 거제 출생(1936)△≪시조문학≫ 시조(’77), ≪농민문학(한맥문학)≫ 소설(’93), ≪월간문학≫ 수필(’03) 등단
△거제문인협회장 역임(’95-97’)
△효당문학상, 경남예술공로상 수상
△시조집 『민들레 꽃』